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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나라에서 아프리카까지…신종플루 전 세계에 번져

한국, 지역사회 감염 늘고 있어 문제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택배회사의 광고문구가 아니다. 벌써 수개월 째 맹위를 떨치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를 보며 든 생각이다. 지난달 27일 기준 신종플루에 감염된 사람은 13만4503명.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6일 발표했던 9만4512명에 비해 약 50% 정도가 늘었다.

전 세계는 신종플루 확산을 막으려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정작 환자 수는 날로 증가하는 상황. 더욱 큰 문제는 멕시코 일부에서 최초 발견됐던 이 바이러스가 이름도 생소한 통가, 사모아, 벨리즈 같은 섬에서부터 아프리카까지 전 세계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27일 공개한 신종 인플루엔자A 사망자 수. 붉은 색은 감염자가 발견된 나라를 가리킨다. 자료제공 WHO
“신종플루 최대 피해지역은 중남미”
WHO는 27일 “미주대륙 신종플루 감염자 수는 8만7965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감염자 중 65.3%에 달하는 수치다.

이런 가운데 24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앞으로 2년간 전체 미국인의 20~40%가 신종플루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CDC는 “백신이 예정대로 개발돼 효력을 보인다면 환자는 크게 줄 것”이라면서도 “그렇지 못할 경우 사망자 수는 최소 9만 명 이상 될 것”이라 덧붙였다. 이에 앞선 지난달 9일, G8 정상회의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신종플루가 올 가을 크게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CDC는 24일 미국 내 감염자 수가 4만3771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래도 미국은 나은 편이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신종플루 백신 구입과 예방 활동 등에 18억2500만 달러(약 2조2483억원)를 긴급 배정할 만큼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같은 미주지역이라도 개발도상국이 몰려 있는 남미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클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WHO는 “중남미 지역이 신종플루의 최대 피해지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WHO가 27일까지 집계한 전 세계 사망자 816명 가운데 과반수인 460여명 이상이 이 지역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만큼 열악한 상황을 방증하는 것이다.





겨울방학을 연장하고 공공행사 등을 금지하고 있지만 환자 발생 추이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칠레 감염자 수는 1만 명이 넘었고 아르헨티나도 3000명을 훌쩍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관광산업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국가 간 무역도 줄어 국가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멕시코 중앙은행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신종플루까지 영향을 미쳐 멕시코는 6.5~7.5%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종플루가 남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침에 따라 신종플루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동력을 잃게 되고, 이는 다시 신종플루 감염자 수를 늘리는 ‘악의 선순환’이 이어지는 셈이다.




지역사회 감염 사례 늘고 있는 한국, 안심할 처지 아니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등이 있는 태평양 서부 지역도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27일 기준 이 지역 감염자 수는 2만1577명. 미주 대륙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태평양 서부 지역에서 가장 감염자 수가 많은 곳은 호주. 니컬러 록슨 호주 연방정부 보건부 장관이 “백신이 제 때 제공되지 않으면 올해 호주에서만 6000천 명이 신종플루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할 정도다.

더욱이 8월은 호주의 겨울철이기 때문에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은 적다.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계절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겨울철에 맹위를 떨친다. 또 학교가 개학을 하면서 신종플루가 급속히 퍼질 가능성도 높다. 현재 호주에서 신종플루 감염자 수는 1만 명이 넘었다.




마스크를 쓰고 명동 거리를 관광하는 일본인. 동아일보 자료사진



호주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신종플루 환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일본에선 7월 셋째 주에만 감염자 수가 1502명 늘어 현재 5000명을 돌파했다. 중국 위생부는 29일 “신종플루 환자 수가 2300을 넘었다”고 밝혔다. 한국 내 감염자 수는 31일까지 1399명이었다.

한국은 비교적 감염자 수가 적은 편이지만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이 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31일 “경기도에 있는 육군부대에서 병사 6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군부대에서만 벌써 3번째다. 이에 따라 어느 순간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우후죽순 신종플루 환자가 나올 수 있다. 거꾸로 생각하면, 그만큼 정부의 검역망에 구멍 뚫릴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전 세계 구석구석까지 퍼진 신종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임신 미루는 영국과 골머리 앓는 태국


27일까지 1만6556명의 신종플루 감염자가 발생한 유럽. 그 중에서도 영국 감염자 수는 압도적이다. 유럽 내 사망자 34명 가운데 31명이 영국에서 목숨을 잃었을 정도다.

신종플루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영국에선 임신을 미루는 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 임신하면 몸 안의 면역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신종 플루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실제 지난달 13일 임신한 39살의 여성이 아이를 낳은 뒤 숨졌다. 이에 앞선 한 달 전에도 38세 여성이 임신 29주 만에 아기를 조산한 뒤 사망했다.

매년 수십 만 명 이상이 유학, 어학연수, 관광 등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영국이지만 신종플루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난 15일 “인도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영국에 여행주의보를 내린 국가는 없다”면서도 “외국인들이 영국 방문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이유로 영국보건당국은 전화나 웹사이트 등으로 신종플루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을 검사한 다음 감염 여부를 신속하게 알려주는 방안을 시행 중이다. 감염 환자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받는다. 하지만 이 방법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나머지 지역은 상대적으로 감염자 수가 적다. WHO는 27일 “신종플루 감염자 수는 동남아 지역이 7538명, 중앙아시아 890명, 아프리카 190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은 한 순간에 악화될 수 있다. 태국 질병통제국 대변인은 지난달 23일 “태국에서 신종플루 감염자가 실제로는 약 44만 명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플루 환자 10만 명 당 10명이 목숨을 잃는다는 것을 토대로 예측한 것이다.

22일 44명이던 사망자 수는 불과 1주일 만에 65명으로 22명이나 늘었다. 감염자 수도 22일 6776명에서 29일 8877명으로 약 2000명 정도가 증가했다. 태국 질병통제국의 한 박사는 “앞으로 최대 3천만 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되고 이중 600~1200명이 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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