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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수술 왜 비쌀까?




다빈치 수술로봇이 설치된 수술실 전경. 동아일보 자료사진


소모품 1개 수백만원 호가...대형 병원 적자나도 도입 강행


최근 수술로봇 ‘다빈치’가 인기를 끌고 있다. 다빈치는 환자 몸에 구멍을 내고 치료 기구가 붙은 팔을 집어넣어 수술하는 ‘복강경 수술’용 로봇. 수술 부위를 넓게 볼 수 있고 편리해 의사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문제는 평균 1000만 원을 호가하는 수술비. 외과의가 하는 복강경 수술비의 2배에 이르는 가격이다. 이 때문에 일반 환자는 섣불리 엄두를 내지 못해왔다. 로봇 수술은 왜 비싼 것일까. 의료 관계자들은 1개에 수백만원이 넘는 고가의 소모품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국내 병원과 수입 업체의 복수의 확인 결과 국내에는 지난해 말 현재 20대의 수술로봇이 도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팔 교체 매회 수백만원 들어


국내에 가장 많은 다빈치 로봇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다빈치 가격은 다른 고가 의료장비와 비교해 보면 비싸지 않다”며 “수술비가 비싼 것은 매번 수술할 때마다 교체해야 하는 수백만원 상당의 소모품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빈치는 여러가지 기능을 하는 전용 수술팔을 의사가 원하는 용도에 따라 바꿔 가며 부착한다. 핀셋이나 가위 등 소모품이 붙어있는 팔을 갈아 끼우는 식이다.
수술 방식에 따라 종류도 다양해 제작사인 인투이티브 서지컬이 공급하는 수술팔의 종류만 110개에 이른다.

외과의들은 자신만의 수술 방법에 따라 미리 4~6가지 도구를 팔에 붙여 수술에 들어간다. 이런 로봇팔의 사용횟수는 보통 10번 정도로 제한되고 있다. 사용횟수가 10번을 넘으면 로봇에 장착된 컴퓨터가 이를 인식해 자동적으로 전원이 꺼진다. 결국 사용횟수가 많아지면 다시 고가의 새 팔로 교체해야 한다는 게 병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물론 부품에 따라 20회, 또는 100회를 사용할 수 있는 수술도구도 있다.





부품 가격은 천차만별로 대개 1개당 350만원에서 550만원까지 다양하다. 가장 비싼 것은 900만원에 이르는 것도 있다. 이렇게 부품 가격과 교체주기가 복잡하다 보니 병원 측은 대개 부품별로 1회 사용단가를 계산해 청구한다. 사용횟수가 최소 10회라고 감안하면 적게는 12만원, 많게는 70만원까지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빈치를 이용한 복강경 수술이 한번에 300만원 가량이 소요되는 것도 이런 계산법 때문이라고 병원 관계자들은 말한다.

왜 이런 계산법이 생겼을까. 병원 관계자들은 "제작사가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비싼 전용부품을 계속 교체하도록 만들었다"고 불평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병원측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다. 사용횟수를 제한한 것은 제작사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다빈치의 국내 공급을 맡고 있는 ‘바이오로보틱스’ 이범교 대표는 “다빈치 수술비가 비싸지는 이유가 소모품 때문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부품의 사용횟수는 우리 회사가 아닌,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강제적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빈치의 로봇팔은 사람의 손가락 동작을 그대로 재현하는 정밀부품이다. 부품으로 가느다란 철사를 많이 사용하는데, 사용시간이 길어지다보면 늘어나거나 끊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FDA가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환자 안전을 고려해 부품별로 수명을 측정해 절대로 고장나지 않는 범위에서 사용을 그만두도록 강제규정했다는 설명이다. 환자 안전과 관계 없이 의대에서 수술 연습을 하거나 동물실험에 활용할 경우 이런 횟수제한이 없다고 판매업체 측은 밝히고 있다.

이 대표는 부품을 독점 공급하며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일부 병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십수년간 연구개발비와 의료기기 수입관세, 세금 등을 감안하면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은 판매 회사로서 매우 억울한 일”이라고 맞받았다. 그는 “로봇을 이전하는 경우 모두 무상서비스를 할생각을 갖고 있다”며 “제작사나 수입 공급업체 모두 최선의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업체측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의료계 내부에선 여전히 "그래도 너무 비싸다"는 주장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국립암센터 한 관계자는 “FDA는 사용 횟수를 제한했을 뿐 가격은 제작사나 수입 공급업체 손에서 결정되는 것 아니냐”며 “경쟁적 소모품 가격 책정을 위해 다른 회사에서도 로봇팔 부품을 만들 수 있도록 제작사 측에서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빈치는 여러개의 로봇팔을 몸속에 넣어 수술하는 ‘관절경’수술로봇으로, 매번 팔을 교체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단가가 비싸 수술비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대당가격 35억, 병원마다 앞다퉈 도입하는 이유는?


최근 환자들 사이에 첨단 이미지의 병원이 인기를 끌자 국내 대형 병원의 다빈치 로봇 도입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다빈치의 대당 가격은 235만달러(약 29억원). 여기에 수입관세와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야 하니 대당 35억원을 훌쩍 넘어간다.

각종 소모품 가격 등을 감안하면 1년 유지비는 1억원을 넘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비싼 수술가격을 두고 병원이 폭리를 취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수술 로봇을 도입한 대다수 병원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다빈치 1대당 연간 100~150명을 수술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세브란스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병원이 이 숫자를 채우고 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도 당분간 다빈치를 도입하려는 대형 병원들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적자를 보더라도 ‘첨단의료를 시행하는 병원’이라는 이미지를 주는것이 더 중요하다는 고려가 앞선 것이다. 의료계 현장에선 이런 현상에 대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값비싼 수술만 강요하는 꼴’이라는 주장과 ‘첨단의료로 넘어가는 과정이니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함께 쏟아진다.

한국형 수술로봇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김영우 국립암센터 위암센터장은 “로봇수술은 세계적 대세이니 한국도 적극적으로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국내에서도 뛰어난 수술로봇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미래 의료시장을 선점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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