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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광맥에 인맥을 심는다

지자연 조사단 상대국에 지식-신기술 전수
《“태풍 때문에 강물이 범람해 도로가 잠겼어요. 더는 갈 수 없습니다.” 7월 중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조사단과 함께 베트남 하노이 북쪽 복보 지역으로 향하던 중 동행했던 베트남지질자원연구원(VIGMR)의 호띠엔쭝 박사가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 강물은 도로 30∼40m를 덮고 있었다. 조사단의 서정률 해외광물자원연구실장과 김인준 책임연구원도 차 밖으로 나와 침수된 도로를 살펴봤다. 김 연구원은 “후속 탐사팀은 우기를 피해 오도록 일정을 짜야겠다”고 말했다. 》






서 실장과 김 연구원은 ‘자원외교관’이다. 자원외교관은 우리나라가 외국과 공동 지하자원 개발을 추진하기 전에 미리 그 나라에 들어가 해당 자원의 매장량과 품질을 조사한다. 또 그 나라 과학자들에게 자원 탐사와 관련된 기술과 지식을 전수해 끈끈한 인맥을 다지기도 한다. 정부는 물론이고 국내 기업이 광물 개발을 위해 그 나라에 진출할 때 인맥이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베트남에 처음 들어온 게 1992년이므로 이미 적지 않은 베트남 과학자들과의 인맥을 형성해 왔다.



 



○ 첨단 정보 전해주며 자원 외교


조사단은 텅스텐이 매장된 지역으로 향하다 산중턱에 차를 세웠다. 산의 지형을 보고 그 지역의 지층을 추측하기 위해서였다. 두꾸옥빙 VIGMR 금속광물자원팀장은 먼 곳을 가리키며 “저쪽에 마그마와 접촉한 석회석이 있다”고 말했다. 석회석에 뜨거운 마그마가 닿으면 유용한 금속광물이 생기고 이 금속이 모이면 광맥이 된다.

빙 팀장과 서 실장은 수첩에 지층의 형태를 그려가며 오랜 시간 논의를 이어갔다. 서 실장은 이 지역의 텅스텐 광상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세계에서 드물게 발견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광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독특한 지층 모양 때문이다.






“수년 전 파면 팔수록 더 많은 광물이 나오는 광상이 처음 발견돼 과학자들을 당황하게 했죠. 규모에 비해 경제성이 아주 높습니다. 복보 지역은 덮개암 아래로 광물이 대량으로 매장된 이런 형태의 광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 실장은 빙 팀장에게 새로운 형태의 광맥이 지하에 묻혀 있을 가능성에 대해 수십 장의 지층 단면도를 그려가며 자세히 설명해줬다. 실제로 발견된 다른 광상의 이름도 적어줬다. 이처럼 새로운 정보를 전수하는 것도 자원외교의 한 방법이다.

 

 





○ 오지 탐사로 쌓은 전우애


김 연구원도 쭝 박사에게 휴대용 X선 성분분석기를 보여주느라 여념이 없었다. 쭝 박사는 그 장비로 길가의 암석을 분석하며 신기해했다. 김 연구원은 “베트남에는 이 장비가 없다”고 했다. 이처럼 상대국 과학자들에게 새로운 지식과 신기술을 전수해 한국에 우호적인 ‘친한파’를 만드는 것도 자원외교관의 역할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10년 국제지질자원교육센터를 열어 매년 개발도상국의 젊은 과학자를 초청해 교육할 계획이다.

빙 팀장은 두 개의 산봉우리 사이에서 작은 개울이 흘러나오는 곳으로 안내했다. 그는 “개울 바닥의 흙에서 텅스텐이 많이 발견됐다”며 “두 산봉우리 어딘가에 텅스텐 광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실장과 김 연구원은 “국내 탐사팀이 도착해 본격적으로 이 지역을 조사하면 일주일 내로 산 안쪽의 지층과 광물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두 사람은 다음 달 4∼6명의 탐사팀을 꾸려 다시 이곳을 방문할 예정이다. 예측대로 경제성이 높은 텅스텐 광맥이 나오면 국내 광물자원 개발기업에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귀국하는 길에 서 실장과 김 연구원은 “자원외교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자원전쟁’”이라고 말했다.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고 있는 중국이나 일본에 맞서는 한국 자원외교관의 가장 큰 무기는 앞선 지식과 상대국 과학자들과 오지를 함께 탐사하는 과정에서 맺은 ‘전우애’라고 서 실장은 강조한다. 두 사람은 “앞으로 캄보디아 라오스 인도네시아로 가서 새로운 전우를 사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보=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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