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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 우승 뒤엔 슈퍼고무가 있다

‘외유내강’ 합성고무의 무한 진화


1909년 9월 12일 독일 화학자 프리츠 호프만은 온도에 따라 부드러움이 달라지는 탄성물질에 대한 특허를 받았다. 그가 개발한 것은 합성고무. 고무나무의 수액으로 만드는 천연고무를 대체할 수 있는 신물질이었다. 최초의 합성고무는 자동차 타이어에 사용됐지만 온도와 기름에 약하고 마모와 노화가 빨리 된다는 고무 특유의 단점을 극복하지 못해 상용화에 실패했다. 하지만 100년이 지나며 합성고무는 점점 슈퍼고무로 거듭나고 있다.








○ 가장 약한 바위 찾는 똑똑한 슈퍼고무


합성고무 중 가장 다양한 극한 환경에 견디는 것은 경화니트릴고무(HNBR)다. 매우 단단한 이 고무는 기름에 닿아도 거의 변성되지 않고 영하 40도에서 영상 165도까지 잘 견딘다. 또 단단한 물질과 부딪혀도 쉽게 마모되지 않는다. 이 고무는 석유 시추에 쓰이고 있다.

석유를 캐내기 위해서는 지하 깊숙이 구멍을 뚫어야 한다. 석유는 대개 거대한 그릇모양으로 생긴 암석이나 단단한 진흙이 둘러싸고 있다. 간혹 강철이나 다이아몬드로도 뚫기 힘든 바위도 있다. 이런 바위를 뚫다 보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드릴이 마모된다. 시추 기술자들은 단단한 바위를 비켜 지나가는 방법을 고안했는데 이때 HNBR가 쓰인다. 단단한 바위와 만나면 드릴이 알아서 가장 약한 곳으로 파고들도록 고무 회전축이 유연하게 방향을 바꾸게 된다.




○ 양용은 선수 우승 도운 첨단고무


고무의 고유한 특징인 탄성을 극대화한 네오디뮴부타디엔고무(NDBR)는 스포츠 용품에 활용되고 있다. 이 고무는 무게가 가볍고 탄성이 커 충격을 주면 잘 튀어오른다. 그래서 골프공의 중심부 소재로 사용돼 골프공의 탄성을 높이고 비거리를 늘린다. 8월 골프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용은 선수가 사용한 골프공에도 금호석유화학이 생산한 NDBR가 중심부 소재로 쓰였다.

두꺼운 고무는 불투명하다는 편견도 깨졌다. 빛을 통과시키는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고무(EVM)는 건물과 교통수단의 외피나 조명에 쓰인다. 비닐은 빛을 통과시키지만 쉽게 찢어지고 노화된다. 하지만 비닐 40∼90%에 다른 물질을 섞은 EVM은 두꺼우면서도 빛을 잘 통과시킨다. 이 고무가 각광받는 곳은 야간 스키장이다. 스키장의 조명이 강하면 눈에 반사된 빛이 너무 강해 스키를 타는 데 방해가 된다. 하지만 EVM 안에 조명등을 설치하면 빛이 은은하게 퍼져 눈이 부시지 않는다.



○ 자동차 연료탱크를 고무로 만든다


기름에 잘 변성되지 않으면서도 유연성을 극대화한 니트릴부타디엔고무(NBR)는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NBR가 주로 사용되는 분야는 원유나 가솔린 등을 담는 석유탱크다. 유조선에는 석유를 담을 수 있는 강철 용기가 여러 개 있다. 이 용기의 재질을 부드러운 NBR로 바꾸면 갑작스러운 충돌 사고가 나도 용기가 깨지지 않아 바다로 기름이 유출되는 재난을 줄일 수 있다. 독일 화학회사 랑세스가 개발한 유조선의 NBR 용기는 최대 30만 L의 석유를 담을 수 있다. 같은 용량의 강철 용기보다 가벼워 운반할 때 드는 에너지도 줄일 수 있다.

고무 탱크는 자동차업계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고무용기는 물풍선처럼 기름을 넣어 부풀리면 다시 줄어들려는 성질이 있어 펌프 없이도 연료를 뿜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무거운 밸브를 대체할 수 있어 자동차의 연료소비효율도 높일 수 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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