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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중성자 국내 첫 생산

살아 있는 세포 구조 생생하게 관찰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가 처음으로 냉(冷)중성자를 방출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냉중성자는 핵분열 과정에서 나온 높은 에너지의 중성자를 냉각해 만든 입자로,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세계를 탐구하는데 활용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달 3일 오후 11시 30분 경 하나로 원자로에서 초당 1억 개의 냉중성자를 방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냉중성자가 생산됨에 따라 소재 재료 분야는 물론 생명과학 연구에서 지금보다 훨씬 정밀한 분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로산란장치 구조도


●살아있는 세포 볼 수 있어


핵이 쪼개지는 핵분열이 일어나면 중성자가 쏟아져 나온다. 원자로에서 갓 나온 중성자들은 높은 에너지를 가져 ‘열(熱)중성자’라 불린다. 이들은 물처럼 수소가 많이 들어 있는 물질과 여러 번 부딪히면 에너지를 대부분 잃게 된다. 이렇게 에너지를 잃고 속도도 느려진 중성자가 바로 냉중성자다. 온도는 영하 259도로 3~30Å(옹스트롬, 1Å은 100억분의 1m) 파장의 빛을 낸다.



냉중성자는 어디에 쓰일까? 주변 물체의 길이를 재려면 비슷한 크기의 자가 필요하다. 나노 크기의 물체를 잴 때도 ‘자’가 필요하다. 냉중성자는 약 1~100nm(나노미터, 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특히 냉중성자는 살아있는 나노 세계를 볼 수 있다. 보통 광학현미경으로는 나노 세계를 보기 어렵다. 초고압전자현미경과 방사광가속기는 나노 세계를 볼 수 있지만 살아있는 생명체를 볼 수 없다. 세포에 쏘는 에너지가 너무 커서 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일반 중성자도 에너지가 너무 크다.



그러나 냉중성자는 다르다. 냉중성자 에너지는 X선의 100만분의 1 수준인 0.1~10 밀리전자볼트(meV)에 불과해 생체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 관찰할 수 있다. 단백질이나 세포막 등을 살아있는 상태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와 시카고대 연구팀은 냉중성자를 이용해 환자 뇌에서 알츠하이머 단백질(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구조를 최초로 밝히는데 성공했다. 냉중성자 덕분에 살아있는 생체 안에서 수 나노미터에 불과한 베타 아밀로이드가 성장하며 결합하는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측정한 것이다.




●세계 3번째 생산량

 

냉중성자를 생산하는 나라는 프랑스와 독일, 미국, 호주 등 네 나라에 머물고 있다. 우리나라는 5번째 냉중성자 생산국이 된 셈이다. 원자력연구원은 “첫 방출에서 파장이 평균 4~5Å, 초당 1억 개 이상의 냉중성자를 얻었다”며 “이는 품질이나 생산량 측면에서 세계 3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력연구원은 하나로 원자로 옆 건물에 냉중성자를 다양한 파장으로 바꾸는 각종 산란장치를 계속해서 설치할 계획이다. 올해 말 약물 전달 물질의 구조와 단백질 분석을 할 수 있는 40m 중성자소각산란장치를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모두 6종의 산란장치가 설치될 예정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김영기 연구로공학부장은 “앞으로 수도꼭지 틀 듯 필요하면 냉중성자를 뽑아 쓸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향후 국내 차세대 나노-바이오 기술의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자력연구원은 내달 8일 냉중성자 첫 방출 기념식을 열고 국내외에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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