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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상 나른 무진동차의 비밀은?

충격흡수장치 교체…고급승용차의 안락함


뉴스를 듣다보면 간혹 ‘무진동차’란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고가의 미술품이나 연구장비 등을 실어 나를 때 자주 쓰이는 이 특수차량이 올해 들어 더욱 화제를 낳고 있다. 얼마 전 우주로 발사됐던 나로호도 조립동에서 발사대까지 옮기는 과정에서 무진동 차를 썼다. 6일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20t 무게의 세종대왕 동상도 특별 제작된 무진동 트레일러를 사용해 옮겨졌다.







무진동차 부품 전문 기업인 카써스가 만든 에어서스펜션. 검은 원통 부분이 충격을 흡수하는 에어 스프링이다. 사진 제공 KASUS
에어스프링 충격흡수장치 사용… “고급 승용차와 승차감 비슷할 것”
세종대왕 동상은 5일 자정부터 6일 오전 4시까지 4시간에 걸쳐 운반됐다. 워낙 크고 정밀하게 만들어진 동상이라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무진동차인 ‘로우베드 트레일러’를 사용했다. 16.7m 길이에 무게만 17t이 나가는 초대형 화물차다. 동상을 옮길 때의 평균 시속이 30~40㎞ 정도. 경기도 이천에서 광화문광장(110㎞)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일반 승용차의 4배인 4시간 정도가 걸렸다.

이런 무진동차는 짐을 싣는 일반 차량과 어떤 점이 다를까. 차량하부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부품인 ‘서스펜션’을 특별한 것을 사용한다. 에어서스펜션이라고도 부른다.

일반 차량은 서스펜션에 스프링이 들어 있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서다. 승용차 등에는 둥글게 말린 코일 스프링이, 화물을 싣는 대형 트럭 같은 것엔 판스프링이 들어간다. 자동차 별로 이런 서스펜션의 충격흡수 성능은 천차만별인데, 일부러 충격흡수 능력을 최소화한 차량도 있다. 일부 운전자들은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그대로 느끼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런 충격이 운전할 때 노면의 상태를 파악하는 중요한 정보가 되기도 한다.

무진동차는 반대로 충격흡수 능력을 최대로 키운 차량이다. 일반 화물용 차량을 구입해 특별 제작된 서스펜션으로 교체하면 무진동 차량이 된다. 특별서스펜션에는 금속 스프링을 사용하지 않고 압축 공기를 담아 둔 에어 스프링(Air Spring)을 쓴다. 차량의 뒤틀림 등을 막기 위해 차량의 하부를 연결해 주는 몇 가지 부품이 추가로 장착된다.






무진동차의 종류가 특별히 정해져 있지는 않다. 화물의 크기에 따라 더 큰 무진동차를 사용하는 정도로만 구분되고 있다. 특히 무진동차를 사용한다고 모든 충격이 100% 사라지지는 않는다. 무진동 차량용 에어서스펜션을 제작 판매하고 있는 카써스(KASUS)의 조동철 무진동팀장은 “안락함을 목적으로 설계된 최고급형 승용차와 비슷한 승차감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무진동차 제작비는 차량가격의 10분의 1수준. 그러나 무진동차량을 빌리는 가격은 일반 트럭의 2~3배에 달한다. 운송업체 입장에선 적잖이 남는 장사다. 조 팀장은 “무진동차는 충격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모든 충격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화물의 특성을 고려해 꼭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과학기술계 연구·실험장비 운송의 필수품


무진동 차량이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뭐니 뭐니 해도 과학기술계. 고가의 정밀 실험장비나 대형 장비 등에 진동은 최대의 적이다.

안타깝게 대기권에서 소멸됐지만 나로호를 타고 우주에 올랐던 과학기술위성 2호도 무진동차량을 이용한 장장 8시간에 걸쳐 나로우주센터까지 옮겨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당시 현대택배의 무진동차를 사용했으며, 8시간의 운송과정 도중 거의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정속 운행했다. 차가 많은 일반 도로와 국도에서는 시속 50km, 고속도로에서는 80km,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시속 60km, 회전·곡선도로에서는 30km, 기타 악성 노면의 경우 20km의 속도가 적용된다.

아직까지 설치작업이 한창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슈퍼컴퓨터 4호기 역시 이런 방법으로 옮겨졌다. 정밀 전자부품으로 완성된 슈퍼컴퓨터 운송 규정은 더 까다롭다. 한국 IBM의 화물운송을 맡고 있는 엘티라인의 허돈 상무는 “모든 슈퍼컴퓨터는 무진동차로 운송되며, 물건을 싣고 내릴 때의 작업순서까지 규정하고 있다”며 “운행속도도 일반도로에선 시속 50km, 고속도로에선 60km로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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