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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나를 대신하는 ′대리로봇′ 등장할까



 

영화 ‘써로게이트‘의 사용자는 로봇이 보는 장면을 눈으로 인식한다. 전문가들은 "시각 정보를 직접 뇌로 보내 처리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좌)대리로봇을 조종하는 장치. 기본적으로 뇌파를 이용하지만 때에 따라 자판을 두드리기도 한다.(우) 출처:소니픽쳐스 릴리징 브에나비스타


과학자들 “영화 ‘써로게이트’ 꽤 현실적” 호평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써로게이트(대리로봇)’를 갖게 된 2017년. 회사나 학교에 가기 위해 굳이 사람들이 붐비는 지하철이나 꽉 막힌 도로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출근을 하고 싶으면 집에 있는 대리로봇 조종용 콘솔에 앉아 직장이나 학교의 로봇 저장고에 보관된 대리로봇을 뇌파로 움직이면 된다.

10월 1일 개봉한 영화 ‘써로게이트’는 무선조종(R/C) 자동차처럼 로봇을 원격조종한다는 설정으로 사람과 흡사한 로봇인 ‘휴머노이드’에 대한 해묵은 논쟁을 빗겨갔다. 휴머노이드에 대한 논쟁이란 ‘과연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지능을 로봇의 인공지능이 가질 수 있는가’이다.

로봇 전문가들은 “아직 사람의 뇌에 대한 연구도 완벽히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영화에서는 인공지능을 완전히 배제하고 인간이 뇌파로 직접 조종하는 로봇을 등장시켜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실제로 뇌파로 기계나 컴퓨터를 조작하는 ‘BMI(브레인 머신 인터페이스)’ 전문가들은 영화 ‘써로게이트’의 설정에 대해 “꽤 현실적”이라고 호평했다.

신형철 뇌기능활용 및 뇌질환치료기술개발사업단장은 “세부적인 부분도 과학적 검증을 거친 것 같다”며 “뇌파로 로봇을 조종하는 방식은 물론 로봇이 모은 정보를 사람이 얻는 과정도 현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사용자는 안경처럼 생긴 장치를 눈에 대고 있는데 아직 시각 정보가 뇌에서 처리되는 방법이 상세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로봇의 카메라가 촬영한 장면은 사람도 눈을 통해 보는 편이 낫다는 의미다.





영화 속 써로게이트의 발단이 된 BMI 기술은 영화 전반부에 나온다. 바로 장애인이 뇌파를 이용해 의수를 조작하는 장면이다. 이 기술은 이미 개발돼 유럽 등지에서 사용되고 있다.

사람이 특정한 생각을 할 때 뇌의 특정 부위에 극미량의 전류가 흐른다. 이를 감지하면 전류가 흐르는 뇌의 부위와 기계나 컴퓨터의 명령어를 매치시켜 생각만으로 조작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팔을 움직인다는 생각을 할 때 전류가 흐르는, 즉 뇌파가 측정되는 부분을 알 수 있다면 이곳에 전류가 흐를 때마다 팔을 움직이도록 하는 명령을 기계에 내리는 것이다.

이런 기술의 문제는 뇌파를 세밀하게 측정하지 못해 오작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뇌파를 세밀하게 측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세한 전극을 뇌에 직접 삽입하는 것이지만 기계 조작을 위해 뇌에 전극을 넣는 것을 달가워할 사람은 없다. 신 단장은 “설령 뇌에 전극을 꽂더라도 1년 정도 지나면 생체의 면역작용에 의해 전극이 생체물질로 뒤덮여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뇌 밖에서 뇌파를 측정할 수밖에 없는데 뇌에는 신경세포가 너무 많아 외부에서 뇌파를 감지하다보면 주변의 잡음과 혼선을 일으키게 된다. 정교한 동작에 제약을 받는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근적외선’을 이용한다. 고려대 생체의공학과 김법민 교수는 “초소형 발광다이오드(LED)로 근적외선을 뇌에 쪼이면 특정 부위가 소모하는 산소에 따라 근적외선의 에너지가 변한다”며 “이를 이용하면 BMI 장비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뇌가 활동하려면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활성화된 뇌 부위에는 산소가 포함된 ‘헤모글로빈’이 있는 혈액이 많이 몰리게 된다. 헤모글로빈은 다른 물질보다 빛을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이곳에 닿은 근적외선은 에너지를 많이 잃는다. 이 변화량을 측정하면 어떤 부위가 얼마나 활동했는지 알 수 있어 기계나 컴퓨터를 조종하는 명령어로 활용할 수 있다.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도 활성화된 뇌 부위를 측정할 수 있지만 강한 전자기장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장비를 작게 제작하기 어렵다. 하지만 근적외선은 LED로 쉽게 만들 수 있어 안경 크기로 축소할 수도 있다.

최근 일본 ‘혼다’에서는 근적외선을 활용한 BMI 게임 조종기를 개발했고, 국내에서는 뇌기능활용 및 뇌질환치료기술개발사업단 신형철 단장과 김법민 교수가 공동으로 근적외선 BMI 장비를 제작해 동물이 생각만으로 기계를 조작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

현재 근적외선 BMI 장비의 한계는 장기간 사용이 어렵다는 점이다. 뇌의 신경세포는 천분의 1초 단위로 활동하기 때문에 기계나 컴퓨터를 제대로 조작하려면 거의 실시간으로 뇌의 활동을 측정해야 한다. 하지만 뇌가 소모한 산소량은 1분 이상 지속되기 때문에 조작 시간이 길어질수록 잡음이 섞일 확률도 높아진다.

김 교수는 “뇌파를 측정하는 기술과 근적외선을 이용한 기술을 혼용하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기술 수준으로도 70~80%의 정확도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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