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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수학 격차는 선천적일까




여학생과 남학생의 수학 격차는 선천적인 것일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유전적인 영향보다는 환경적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타고난 유전적 요인 vs 성적 고정관념에 따른 환경 차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산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 남녀의 차이는 두 행성 간의 거리만큼 크다는 게 기존 통념이었다. ‘남성은 지배적, 직선적이고 여성은 관계지향적, 곡선적이다’는 평도 여기서 나왔다.

이는 학문까지 이어져 남성은 과학과 수학에서, 여성은 언어에서 더 뛰어나다는 게 상식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를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맞다고 하는 전문가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고정관념이 잘못된 성적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PISA, OECD 남녀 평균 수학 격차 12점


지난 19일 ‘동아일보’는 2008학년도 수능을 제외한 2005∼2009학년도 연도별 수능 점수를 분석한 결과 여학생이 수학을 못한다는 속설은 틀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리영역 평균점수는 남학생이 94.64점을 받아 여학생(86.56점)보다 7점 정도 높았다.

2006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도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평균은 남학생과 489점으로 여학생보다 12점 높았다.

수학 점수 격차가 가장 큰 국가는 칠레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무려 28점이나 높았다. 23점 차이가 나는 오스트리아, 20점 차이가 나는 독일과 일본이 그 뒤를 이었다. PISA에 참여한 56개국 가운데 여학생의 수학점수가 높은 국가는 아이슬란드, 태국 등 5개 국가에 그쳤다.




선천적이기 보단 환경 영향 커


그러나 이러한 수학 점수 차이가 유전적 요인이기 보다는 성적 고정관념 때문이란 지적도 많다.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팀은 6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대부분 나라에서 수학 성적이 좋은 여성이 적은 이유는 성적불평등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최근 수학과 과학을 다루는 여성 인력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을 일례로 들었다. 실제 1970년 미국에서 여성 물리학 박사의 비율은 5.5%에 그쳤지만 지금은 30%에 이른다는 것. 같은 기간 미국에서 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여성의 비율은 8%에서 32%로 크게 늘었다. ‘과학과 수학은 남성 학문’이란 고정관념이 점차 깨지면서 여성의 유입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사이언스’에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소개됐다. 미국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연구팀은 2003년 PISA 결과를 세계경제포럼(WEF)이 개발한 ‘성 격차 지수(GGI)’ 등을 이용해 재분석했다. 그 결과,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수학 점수가 평균 10점 정도 높았지만 남녀평등정도에 따라 수학 점수 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평등정도가 높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에선 여학생의 수학성적이 남학생과 비슷한 반면 평등정도가 낮은 터키는 23점이나 차이가 났기 때문. 연구진은 이런 결과가 “남녀 차이보단 문화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주장했다.




고정관념 악순환의 굴레


‘남녀의 수학격차는 생물학적 특성’이란 생각은 한국에서도 여전하다. 이는 자칫 편견으로 이어지기 쉽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04년 중·고교 수학교사 403명(남자 202명, 여자 2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중등학생의 수학에서의 성별 격차 및 해소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10명 가운데 4명은 ‘수학에 뛰어난 학생 중 남학생이 많은 것은 선천적’이라고 답했다.

남학생이 우수하다고 답한 교사들 가운데 50%는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그 이유로 꼽았다.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42.9%)’이 뒤를 이었다. 반면, 여학생이 우수하다고 답한 교사들 중 47.6%는 수업태도가 좋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남학생은 선천적 능력이, 여학생은 후천적 태도가 수학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이다.

정해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어려서부터 여아에게는 소꿉놀이 장난감을 주고 남아에게는 블록이나 로봇을 준다”며 “이런 교육적 자극의 차이가 사회문화적으로 수학, 과학은 남성의 영역으로 받아들이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수학은 남학생에게 어울리는 과목이란 교사들의 성 고정관념이 학습과정을 통해 다시 학생들에게 주입돼 학생들의 성 고정관념도 강화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며 “양성 평등적인 교육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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