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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발견 남극 운석 29개 첫 분석



 



태양계 기원 실마리 제공 기대


우주 공간을 정처 없이 떠돌던 돌멩이가 있었다. 우연히 지구 가까이 다가온 이 돌멩이는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지구 표면에 떨어졌다. 대기를 뚫고 들어오면서 몸뚱이는 시커멓게 탔다. 삐죽빼죽 모난 생김새도 타원형의 미끈한 몸매로 바뀌었다.

‘하늘에서 떨어진 돌’ 운석이 지상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곳은 남극 대륙. 지구 표면의 3%에 불과한 남극에서 지난 30년 동안 발견된 운석은 4만 개에 이른다. 이 중 29개는 한국의 남극운석탐사대가 세 차례 탐사에서 찾아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 운석 보유국이란 타이틀도 얻었다. 남극운석탐사대의 1, 2차 탐사에 참여한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최변각 교수는 29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추계지질과학연합 학술발표회에서 29개 운석을 분석한 결과를 최초로 공개했다.



● 보유 운석 종(種)다양성 세계 최고 수준


남극운석탐사대는 2006년 1차 탐사에서 운석 5개를 찾아낸 뒤 이듬해 2차 탐사에서 16개, 지난해 3차 탐사에서 8개를 찾았다. 지금까지 1만6000여 개의 운석을 발견한 일본이나 1만5000여 개의 운석을 보유한 미국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개수다.

하지만 운석의 종 다양성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남극운석탐사대는 지상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는 석질운석을 포함한 미분화 운석 3종과 소행성의 핵 부분에서 떨어져 나온 철질운석 2종(분화 운석), 미분화 운석과 분화 운석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희귀종 1개 등 총 8종을 찾아냈다. 새끼손가락 한 마디 정도 되는 1g부터 어른 주먹보다 큰 5kg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최 교수는 “29개로 8종의 다른 운석을 얻은 것은 기적에 가깝다”며 “수는 작지만 수백 개 운석을 찾아낸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미국 일본 중국 이탈리아는 30년 동안 운석 4만 개를 모아 45종을 찾아냈을 뿐이다. 외국 운석학자들도 단기간의 좋은 성과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 태양계 기원 실마리 제공할 유일한 수단


사방이 온통 하얀 얼음 대륙에서 운석을 찾는 일은 연구 이전에 생존의 문제다. 남극운석탐사대는 60cm의 눈이 탐사 지역을 온통 뒤덮는 폭설을 맞기도 했고 ‘블리자드’라는 눈보라가 몰아쳐 며칠간 텐트에 꼼짝없이 갇혀 있기도 했다.

그런데도 운석을 찾는 이유는 운석이 태양계의 생성과 초기 진화단계를 연구할 유일한 연구 시료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운석은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대에서 궤도를 이탈한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다. 간혹 달과 같은 천체에 부딪혀 튕겨져 나온 암석도 있다. 현재 달의 운석은 120개 정도다. 지구 외부의 행성에서 날아온 이 운석들은 태양계 생성 초기에 만들어진 뒤 거의 변하지 않았다. 따라서 우라늄이나 납 같은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운석을 분석하면 운석의 생성 시기를 가늠할 수 있다. 덩달아 태양계의 나이도 알 수 있다. 현재 운석학자들이 계산한 태양계의 가장 정확한 나이는 45억6800년. 최 교수는 “지구 암석에는 40억 년 이전의 초창기 태양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며 “운석이 태양계의 기원을 연구할 유일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운석은 과학자들에게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 탐사대는 남극에서 운석을 발견하자마자 오염을 막기 위해 2만 원이 넘는 특수 비닐봉지에 운석을 밀봉한 뒤 아이스박스에 넣어 꽁꽁 얼린 상태로 한국까지 운반했다. 그리고 질소를 가득 채운 탱크에 운석을 넣고 3일간 운석 안에 있던 얼음이 녹길 기다렸다. 종 분석을 위해 떼어낸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운석은 극지연구소에 구비된 최고 수준의 운석 연구실에 보존한다.

 

 





● 내년 4차 탐사 준비


탐사대가 찾아낸 운석은 모두 국제운석학회에 공식 등록을 마쳤다. 이 운석들에는 발견 장소인 티엘 산맥을 나타내는 ‘TIL’로 시작하는 이름이 붙었다. ‘TIL07008’은 2007년에 발견된 8번째 운석이란 뜻이다. 한국의 운석 시료들은 내년부터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일본 극지연구소 등 다른 나라 과학자들에게 연구용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4번째 운석 탐사도 준비하고 있다. 장소는 1~3차 탐사지와는 다른 지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극지연구소 이종익 남극운석탐사대장은 “남극점에서 서쪽으로 400km 지점을 후보지로 고려하고 있다”며 “2012년 건설될 남극의 제2기지인 ‘대륙기지’ 인근도 탐사 후보지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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