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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동해를 지키는 법



 



동해 바다속 지키는 비밀조직 동북아EEZ 자원연구단


“음료수가 담긴 컵에 빨대 2개를 꽂고 두 사람이 반씩 나눠 마신다고 생각해봅시다. 음료수는 유동적이기 때문에 반씩 딱 잘라서 정확한 양만 마실 수는 없어요. 결국 같은 속도로 마신다고 하면 먼저 마신 쪽이 아무래도 더 많이 먹겠죠.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의 해저에 매장된 석유나 가스에 대한 사용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해양연구원에는 한반도 3면의 EEZ를 돌아다니며 지하 자원의 분포와 매장량을 탐사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그 주인공은 동북아EEZ자원연구단. EEZ이 워낙 정치 외교적 관계에 민감하다보니 과학계조차 지금까지 그런 연구단이 있었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1년에 수 차례씩 한반도 삼면을 둘러싼 바다의 EEZ을 돌아다닌다. 초음파나 탄성파를 해저에 쏘거나 해저 토양 샘플을 캐낸다. 유해수 단장은 “중국이나 일본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오래전부터 자신들의 EEZ 해역 조사를 이미 마쳤다”고 말한다. 물론 한국은 EEZ 연구에 후발주자이지만 최근 어느 정도 따라잡은 상태.





EEZ해역의 지하자원 조사가 중요한 이유는 바다 밑 땅속에 묻힌 석유와 가스가 유동성 지하 자원이기 때문이다. 유동성 자원은 지층의 경계를 돌아다니다가 뒤집힌 컵처럼 생긴 지층 구조(배사구조)에 모인다. 자원 부국은 이런 자원이 대규모로 자리한 지층을 가진 나라의 차지가 된다.

하지만 일단 한 곳에 모인 석유와 가스도 내부 압력이 변하면 다시 이동하기 시작한다. 천연가스를 예를 들어보자. 한반도 동해의 EEZ 경계 안팎으로 대량의 가스가 매장돼 있다고 치자. EEZ 안쪽 가스는 우리 차지지만 바깥쪽의 가스는 소유권을 주장하기는 어렵다. 만에 하나 다른 나라가 바깥쪽 가스전을 개발해 가스를 뽑아낸다면 매장 가스량은 줄게 된다. 이런 경우 EEZ 안쪽 가스는 바깥쪽을 향하게 되고 결국 EEZ 밖에서 우리의 가스를 채굴해가는 웃지못할 심각한 상황에 이른다.

유 단장은 “EEZ의 지하자원 지도는 나라와 나라 간에 EEZ 경계의 해양 영토를 협상할 때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가 EEZ 경계의 지하자원을 개발할 때 지하자원 지도에 나타난 일부 자원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해 공동개발 형태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연구단의 조사는 학술 연구에도 적잖은 보탬이 된다. 연구단은 다음 달 동해로 조사를 또 다시 나간다. 다음 달 9일에는 극지연구소 소속의 아라온호를 타고 울릉도 북동쪽 ‘한국 대지’에 있는 인산염 광물인 인회석을 채취하러 가는 것이다. 인회석은 화학 비료의 원료로 쓰이는 중요한 자원으로 울릉도 북동쪽으로 인회석이 풍부한 언덕이 있다.

인회석에는 생물 기원과 지질 기원 두 종류가 있다. 남미 갈라파고스 섬에 사는 새들의 배설물로 된 인회석은 생물 기원의 좋은 예다. 생물 기원 인회석은 과거 이 지역이 따뜻한 날씨였으며 바다가 얕았을 가능성을 증명한다. 연구단 현상민 책임연구원은 “울릉도 북동쪽의 인회석이 생물 기원이라면 과거 동해가 열리며 땅이 가라앉았다는 학설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회석 채취가 끝난 뒤엔 울릉도 남동쪽 ‘울릉분지’로 자리를 옮겨 해저토양을 채취하게 된다. 연구단의 노력으로 내년부터 한반도 EEZ 해저의 지하자원 지도는 좀더 세밀해진다. 예전에는 50km 간격으로 해저의 구조를 탐사했지만 내년 3~4월부터 시작되는 조사는 10km 간격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상세 해저지질도가 만들어지면 전략적 활용가치도 올라간다.

유 단장은 “탐사 내용이 일급 비밀에 해당하는 것이 많다보니 모든 탐사를 상세히 얘기할 수는 없다”며 “일본과 중국에 비해 자금력과 인력이 부족하지만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희생과 고생을 감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EZ 전선이 후퇴하지 않도록 최전방에서 싸우고 있는 이들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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