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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정밀 천체지도를 만든 비결은?




조선초기 사용된 ‘간의’의 개념도. 4개의 환을 하늘의 북극, 중력과 수직이 되는 천정, 지평면 등과 정확히 일치시켜 방위를 읽도록 만들어져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천문硏, 소형 관측기구 ‘소간의’ 복원
천체관측 장비는 크게 두 가지다. 밤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관측 장비와 각종 정보를 기록하고 분석하는 계측장비다. 현대에는 고배율 천체망원경을 비롯해 인공위성, 전파망원경 등으로 밤하늘을 관측하고 있으며 슈퍼컴퓨터 등 다양한 분석 장비가 천문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망원경조차 없던 우리 조상들은 어떤 방법으로 밤하늘의 별을 관측했을까. 천문학자들은 “조선 초기 세종시대에 천문 관측 장비가 많이 개발됐지만 현대의 관측장비와 비슷한 개념을 가진 것들이 많다”고 소개하고 있다. ‘보고, 기록한다’는 천문학의 기본개념은 지금과 같은 셈이다.





15세기 우리 조상들은 당시 세계적인 역법인 ‘칠정산’을 만들어냈다. 정밀한 별의 움직임을 기본으로 한 것이어서 현대 천문학자들도 놀라고 있다. 망원경이 없던 시절에 그토록 정확한 관측 값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조선 초기 대표적인 천체관측장비로는 1만 원 지폐 디자인에 사용된 혼천의가 꼽힌다. 그러나 별을 직접 관찰하는 대표적인 천문 관측 장비는 ‘간의’ 였다는 것이 고천문학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혼천의는 별의 움직임을 관측할 수 있지만, 시간을 재는 장비의 의미도 컸기 때문이다. 조선 중기를 지나면서 ‘혼천시계’가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더사이언스 8월18일자 보도 참조

간의는 현대의 ‘적도의’식 천체관측장치와 비슷하다. 적도의는 현대에도 사용되는 천체 관측 원리로 극축(하늘의 중앙, 북극성 주변)을 기준으로 밤하늘을 살핀다. 밤하늘의 별은 극축을 중심으로 회전하기 때문이다. 극축을 바라보도록 천문 관측 장치를 고정시킨 후 정밀한 눈금이 그려진 기준 자와 하늘의 별을 비교해 보며 별의 움직임을 관측해 기록하는 식이다.

간단한 원리지만 간의를 사용하면 천체가 1시간 전보다 좌우로 몇 도 움직였으며, 어제보다 몇 도 위로 올라갔는지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그리고 태양의 고도변화와 별의 남중시각을 이용해 정확한 시각을 잴 수도 있다.



조선 초기 대표적 천체 관측 장비는 ‘간의’

충북대학교 이용삼 교수는 “세종 때 역법 정립을 위한 여러가지 천체관측 장비가 만들어 졌다”며 “조선 중, 후기에 천체관측 장비가 더 발달하지 않았던 이유는 세종 당시 역법 연구에 필요한 천체관측 장비개발을 완료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간의의 정확한 크기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성인의 키보다 조금 더 큰, 비교적 큰 규모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간의는 1276년 중국 원나라의 천문학자 곽수경이 처음 만든 천문기구로 조선식 간의는 세종 때 이를 개량한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고유의 발명품이라 부르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간의의 원리만을 채용해 만든 ‘소간의’는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3개의 둥근 고리(환)가 얽힌 형태라는 기록만 남아 있을 뿐, 현대까지 전해지는 유물은 없다.

그러나 국내 연구진이 잇따라 이 소간의를 복원하고 있어 실물을 유추해볼 수는 있다. 한국천문연구원도 올해 6월 소간의를 복원했다. 복원된 소간의는 환 크기가 40cm, 높이는 70~100cm 정도다. 받침은 40 x 66cm 정도로 간의에 비해 소형이다. 건장한 성인 남자라면 혼자 들어서 옮길 수 있을 정도다.

천문연은 소남천문학사연구소와 공동으로 6일 서울 홍릉 세종대왕기념관에서 ‘한국의 전통 천문의기(儀器)’ 워크숍을 열고 소간의 복원에 대해 발표했다. 연구를 총괄한 천문연 민병희 박사는 “소간의는 큰 간의를 설치하기 어려운 지방 등에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거에도 소간의가 복원된 적은 있지만 규모나 수치 등을 옛 문헌에 근거해 철저히 재 규명했다는 점이 다르다”고 소개했다.

양홍진 천문연 박사는 “간의, 혼천의 등 다양한 천문관측도구를 만들어 활용한 덕분에 조선은 천상열차분야지도 등 정밀한 천체지도를 완성할 수 있었다”면서 “적도의식 관측기술을 통한 별자리 관측은 현대 천문학에서 사용되는 과학적인 천문관측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한국천문연구원 연구팀이 복원한 소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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