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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미래 지금 필요한 건 충전 속도




전기차 무료 충전소



비 내리는 급속 충전소에 전기자동차가 들어선다. 운전자는 안전수칙에 따라 충전 단자 주변의 빗물을 완벽히 닦아내고 단자의 덮개를 연다. 덮개는 빗물이 절대 스며들지 못하는 구조로 이뤄졌다. 운전자는 급속 충전기의 전원을 단자에 연결한 뒤 운전석에 앉아 TV를 시청한다. 충전지(배터리) 용량의 80%를 충전하는데 3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전기자동차는 충전 중에도 다른 전자 장비를 조작할 수 있다. 충전 전원을 단자에 연결하는 순간 절대 자동차가 움직이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작동하기 때문에 급출발의 우려가 없다. 배터리가 균형 있게 충전되도록 돕는 배터리제어장치(BMS)는 급속 충전기와 연동해 요금을 계산한다. 충전이 끝난 뒤에는 운전자의 휴대전화로 요금과 함께 충전이 완료됐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충전하는 동안 운전자가 다른 곳에 있어도 상황을 알 수 있다.

도로에 전기자동차가 늘어나면 이와 같은 일은 필연적으로 벌어진다. 잘 만들어진 급속 충전소는 전기자동차 보급의 결과가 아니라 원인이기 때문이다. 3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는 전기자동차가 널리 보급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논의하는 ‘전기자동차 기술개발과 산업화’ 심포지엄이 산업기술연구회의 주최로 열렸다. 전기자동차 전문가들은 “전기를 충전하고 저장하는 기술과 인프라가 확충돼야 전기자동차의 상용화가 가능해진다”며 가까운 시일 안에 등장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정보를 나눴다.





현재 전기자동차를 움직이는데 필요한 구동기(모터) 기술은 충분히 완성된 상태다. 비록 장거리를 오랜 시간 고속으로 달리는 데 한계가 있지만 도심을 달리는 자동차의 동력으로는 전혀 손색이 없다. 이현순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전기자동차는 시속 200km 이내로 도심을 달리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고속 운행은 향후 등장할 수소연료전지차에게 맡기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문제는 배터리다. 배터리의 용량은 전기자동차가 얼마나 오랫동안 운행할 수 있는가와 직결된다. 하지만 무작정 배터리의 용량을 늘릴 수는 없다. 전기자동차의 무게는 대부분 배터리가 차지하기 때문에 대형 배터리를 쓸수록 같은 전력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줄어든다.

충전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2009~2010년 발매될 주요 자동차회사의 전기자동차 사양을 보면 200~220v의 전력으로 배터리를 가득 충전하는데 대부분 2시간 이상 걸린다. 일본 닛산의 ‘leaf EV’는 24kWh 용량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8시간, 일본 미쯔비시의 ‘i-MiEV’는 20kWh에 7시간, 현대자동차의 ‘I10 EV’는 16kWh에 5시간, BMW의 ‘MINI E’는 35kWh에 2.5시간이 걸린다. MINI E는 전용 단자를 사용했을 때의 수치다.

이를 보완하려면 높은 전력으로 전기자동차를 빠르게 충전하는 급속충전 기술이 필요한데 이때도 배터리가 난관이다. 현재 주요 전기자동차는 배터리 용량의 80%를 충전하는데 30분 정도 걸린다. 단순히 계산하자면 나머지 20%도 10분이면 충전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쉽지 않다.





임근희 한국전기연구원 전기추진연구센터장은 “나머지 20%를 충전할 때 전기 에너지가 열로 바뀌어 배터리의 온도가 높아진다”며 “에너지 손실이 일어나 충전시간이 길어지고 높은 온도로 인해 배터리가 폭발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는 여러 개가 직렬 또는 병렬로 연결된 상태다. 전기를 공급할 때 모든 배터리가 같은 속도로 충전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실제로는 각 배터리마다 차이가 발생한다. 이때 과도하게 충전된 배터리에 같은 크기의 전류가 계속 흐르면 온도가 높아져 폭발할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리튬 소재 배터리에는 배터리제어장치(BMS)가 필수로 장착된다. BMS는 과도하게 충전된 배터리에 전류가 적게 들어가거나 그냥 통과하도록 조절하는 장비다. 문제는 급속 충전기의 경우 대용량의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BMS가 각 배터리의 균형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전기추진연구센터 류홍제 책임연구원은 “기술적으로는 전류를 높여 충전시간을 10분으로 줄일 수도 있지만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일부러 30분 정도로 시간을 맞추는 것”이라며 “평소에는 집이나 회사에 장시간 주차하며 가득 충전하고, 주행 중 남은 전력으로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 때 급속충전으로 일부를 채운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급속충전 하는 30분조차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배터리 교환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운전자는 배터리를 제외한 전기자동차만 구매하고 배터리는 일정 금액을 지불해 임대하는 방식이다. 평상시에는 가정이나 회사에 주차해 다른 전기자동차처럼 충전하고 급속충전이 필요할 때는 배터리 교환소에 들어가 가득 충전된 배터리로 교체하면 된다. 이때 걸리는 시간은 고작 3분이다.

차세대 친환경자동차 민간연구기관 넥스텔리전스 최상열 신사업연구소장은 “전기자동차 상용화의 열쇠는 배터리가 쥐고 있다”며 “자동차 회사 못지않게 배터리나 전력을 다루는 업체가 이익을 남기는 시장구조가 생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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