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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간 바다거북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수산과학원 작년 방류한 1마리 국내 서식 첫 확인


“제주도에 바다거북이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문대연 고래연구소장의 목소리는 다소 들떠 있었다. 수화기 너머로 문 소장의 웃는 얼굴이 그려졌다. 지난해 10월 21일 제주 서귀포 중문해수욕장에서 방류한 푸른바다거북 ‘신창이’는 그해 겨울을 제주도 인근 바다에서 보냈다. 등딱지에 붙인 인공위성 추적 장치로 7월까지 이동경로를 추적한 결과 신창이는 겨우내 제주도 주변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바다거북의 서식 가능성을 처음 확인한 것이다. 문 소장은 12일 부산에서 열릴 추계 수산공동학회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한다.




● ‘신창이’에 이어 ‘은북이’까지 제주도를 터전 삼아


바다거북은 열대나 아열대기후의 따뜻한 지역에서 살아간다. 알을 낳을 때만 해안으로 올라올 뿐 대부분의 시간을 바다에서 보낸다. 지리학적으로 온대지역에 속하는 한반도에서 바다거북이 살거나 알을 낳았다는 흔적이 지금껏 확인된 일은 없다. 문 소장은 “수온이 10도 아래로 떨어지면 바다거북은 생존할 수 없다”며 “제주도 주변 바다는 추운 겨울에도 평균 14도를 유지해 바다거북이 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5일 문 소장은 신창이에 이어 푸른바다거북인 ‘은북이’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방류했다. 은북이는 지난해 6월 경남 거제도 인근 바다에서 그물에 걸린 채 발견된 뒤 치료를 받아왔다. 문 소장은 은북이의 등딱지에도 신창이와 똑같은 인공위성 추적 장치를 달았다. 은북이가 숨을 쉬기 위해 해수면으로 올라올 때마다 이 추적 장치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운용하는 인공위성에 위치를 알린다. 문 소장은 매일 이 신호를 받아 인터넷으로 은북이의 위치를 확인한다. 추적 장치가 약 10분에 1번씩 신호를 전송하는 만큼 하루 최대 125회까지 은북이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부산을 떠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은북이도 제주도에 머물고 있다. 문 소장은 “방류하고 이틀 뒤 거제도 인근 해역에서 포착됐다가 다시 2주 뒤 제주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간 것이다. 이달 2, 3일 갑작스러운 한파가 몰아치자 은북이는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문 소장은 “추운 겨울에는 해수면과 맞닿은 공기층의 온도가 낮아 바다거북이 해수면으로 올라오면 쇼크로 평형감각을 잃고 죽을 수 있다”며 “은북이가 따뜻한 바닷속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지구온난화로 해수 온도 올라간 것이 원인


문 소장은 앞으로 1년간 은북이의 경로를 추적할 계획이다. 은북이 역시 올겨울을 제주도에서 보낸다면 제주도가 바다거북의 새로운 서식지라는 사실이 더 명확해진다. 은북이는 산란기가 가까워 제주도 해안에 알을 낳을 것 같아 관심을 더 모은다.

제주도가 바다거북의 새로운 서식지로 떠오른 데는 지구온난화도 한몫했다. 문 소장은 “지구온난화로 한반도 인근 해역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바다거북이 제주도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지구온난화가 궁극적으로는 바다거북의 씨를 말릴지 모른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바다거북의 독특한 암수 결정 과정 때문이다. 바다거북은 모래사장에 60cm 깊이로 구덩이를 파고 알을 낳는다. 이때 모래 온도에 따라 바다거북의 암수가 결정된다. 모래 온도가 28도 이상이면 암컷으로, 그보다 낮으면 수컷으로 태어난다. 문 소장은 “지구온난화로 모래 온도가 높아지면 수컷에 비해 암컷의 개체수가 상대적으로 늘면서 번식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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