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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하수구에서 보물水가 콸콸



 



바이오디젤 만들고 농사도 짓고… 온배수를 아시나요?

 

 


일본 홋카이도 지역에선 도로 위에 눈이 쌓이지 않는 ‘로드히팅시스템’을 자주 볼 수 있다. 눈길에 미끄러져 교통사고가 나거나 행인들이 미끄러져 다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로를 따뜻하게 덥히는 시설을 뜻한다. 온수가 흐르는 배관을 설치하거나, 전기 열선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쓴다. 이런 도로 중 4.1km 정도는 인근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물을 재활용하고 있다. 발전 후 버리는 냉각수를 다시 한 번 활용하는 셈이다.

정부가 17일 2020년까지 예상 탄소 배출량의 30%를 감축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발전소 ‘온배수’를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온배수란 화력, 원자력 등 발전소에서 냉각수로 사용됐던 물로 17도 이상의 열을 가지고 있어 활용성이 높다.

일본 프랑스 등에선 수산업,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온배수를 활용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대부분 바다로 버리고 있다. 이 때문에 해양 온도상승을 일으켜 어민들의 피해를 유발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온배수를 산업에 활용하면 환경오염 방지와 에너지절약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영환 충북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온배수를 바다에 배출하면 환경에 해로울 수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온배수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바이오디젤 만들고 농사도 짓고… 잘 활용하면 만능 에너지
국내에서 온배수를 산업적으로 활용한 사례는 아직 찾기 어렵다. 그러나 제한적이지만 온배수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는 진행되고 있다.

생물자원을 에너지로 바꾸는 바이오매스도 이 중 하나다. 파래, 미역 등 미세조류를 양식해 가공처리과정을 거치면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 등을 생산할 수 있어 석유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연구원의 강도형 박사는 이달 13일 울진 해양연 동해연구소에서 열린 ‘녹색에너지 청색혁명 심포지엄’에 참석해 ‘발전 온배수를 이용한 해양바이오에너지생산’에 대해 발표하고 미세조류연구와 온배수 활용사업의 융합을 강조했다.





미세조류 양식장은 온도와 일조량만 확보된다면 최적의 효율을 자랑한다. 100톤의 물을 이용해 3일마다 10톤 가량의 수확물을 얻을 수 있다. 강 박사는 “다만 미세조류는 수온이 15도 이하일 경우 번식을 중단한다”면서 “온배수를 이용해 양식장을 난방 할 경우 추운 겨울에도 미세조류를 생산할 수 있어 아열대 기후에 준하는 생산량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열대 기후에서 미세조류 양식 효율은 육상작물의 150~200배에 달한다.

농업에 온배수를 이용하자는 연구결과도 있다. 온수를 비닐하우스 등으로 끌어들여 난방열로 활용하자는 구상이다. 박현태 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약 9917㎡(3000평)의 비닐하우스를 경유보일러로 난방 할 경우 연간 2억1000만 원가량이 든다”며 “ 온배수 시설을 이용할 경우 5300만 원 이하로 같은 효율을 얻을 수 있어 매년 1억6000만 원가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15억 원 이상 드는 초기 설치비가 농민들의 부담이 되고 있어 정부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온배수를 활용하기 위한 최적 산업은 양식업
온배수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는 수산업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다. 사업적인 실증연구가 이뤄진 곳도 이 분야뿐이다. 따뜻한 온배수를 사철 공급해 날씨와 관계없이 안정된 수산물을 얻는다는 계획이다. 영광, 월성 등 일부 원전에선 발전소 안에 온배수를 이용한 양식장을 만들어 넙치, 대하 등을 양식하고 있다. 이런 수산물은 대부분 원전 홍보 및 수자원 강화 목적으로 바다에 재 방류되고 있다.

국내에서 주로 양식하고 있는 어류는 대부분 온수성 어족이기 때문에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해수 수온이 낮아져 자연해수로는 양식이 불가능 하다. 발전소의 온배수를 이용할 경우 겨울철에도 어류를 성장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봄, 가을철에도 여름철에 버금가는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박철원 해양연 박사는 13일 심포지엄에서 “국내에서 배출되는 온배수는 연간 1134억 톤에 달한다”면서 “이런 자원을 양식장으로 돌리면 따뜻한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양식업자의 유류비 등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신고리원전



해양연은 2005년에도 농촌경제연, 삼일회계법인과 공동으로 원전 온배수의 상업적 이용을 위한 타당성조사연구를 한 바 있다. 연구결과 국내 발전소 대부분이 바닷가에 있는 만큼 수산업분야가 온배수를 이용하기에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진, 고리, 월성, 영광 등 4개 원전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영광을 제외한 3개 원전의 온배수는 수산업 분야에 투자할 만큼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배수가 배출되는 원전 주변을 바다목장으로 꾸미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박철원 박사는 “온배수 지역에선 여름철 이외에는 플랑크톤 량이 증가하고, 온수성 생물군집의 서식지가 늘어난다”면서 “인공수초, 먹이공급기 등을 추가로 설치해 해양생물이 살기 좋은 환경을 꾸며 환경친화적 어장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축발전소 등 온배수 활용시스템 강화


온배수를 이용해 2차 발전을 하는 첨단 발전소 등 온배수 활용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신축 발전소들은 설계당시 부터 온배수를 활용하도록 만들고 있다. 2004년 완공된 영흥화력발전소는 지난 2007년 11월 3㎿급 소수력발전소도 완공했다. 흘러나오는 온배수로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특히 영흥도가 위치한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커 발전효율 역시 높다. 영월에 건설 중인 천연가스발전소도 온배수를 활용한 뱀장어 양식장을 만들 계획이다.

지자체에서도 적극 나서고 있다. 경상북도는 내년부터 15억 원을 들여 2000평 면적의 양식장을 신설하고, 울진원전에서 나오는 온배수를 활용해 연간 넙치 36톤, 전복 30톤가량을 생산할 예정이다.

최영선 울진원자력본부 차장은 “온배수 활용에 관해선 아직 수산업 분야가 경쟁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온배수를 다른 산업분야에 활용하기 위해 발전사업자, 해양연구원과 논의하며 다양한 연구를 펴고 있다”고 밝혔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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