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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이 비를 맞아도 젖지 않는 이유는





아이디어 톡톡! 자연은 최고의 발명가


연꽃은 연꽃은
세수를 안 해도 곱지요.

윤석중 시인의 동시 ‘연꽃’의 일부분이다. 물 위에서 맑고 깨끗한 색을 뽐내는 연꽃을 어린 아이의 천진한 시선으로 노래한 재미있는 작품이다.

특히 연꽃이 그냥 고운 것이 아니라 ‘세수를 안 해도 곱다’고 한 대목에서 시인의 섬세한 관찰력이 드러난다. 실제로 연꽃의 잎은 따로 먼지를 닦아내지 않아도 늘 깨끗한 표면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비를 맞아도 물에 젖지 않고 물방울을 또르르 굴려 털어내는 재미있는 성질도 있다. 마치 세수할 필요가 없다는 듯이.

연꽃의 이런 특징은 시인의 눈뿐 아니라 공학자의 눈도 사로잡았다. 인간이 만든 어떤 재료보다도 물을 밀어내는 성질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생물은 수억 년 동안 진화를 거듭해 오면서 자연에 적응하기 위한 독특한 특징을 발달시켰다. 이런 특징 중에는 인공 기술보다 훨씬 뛰어난 기능을 발휘하는 것도 많다. 따라서 공학자들은 생물의 기능이나 구조를 연구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때 응용하는데, 이런 연구 분야를 ‘자연모사공학’ 또는 ‘자연모사기술’이라고 한다.





자연모사공학에서 최근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는 분야 중 하나는 재료 분야다. 물을 털어내는 연꽃 잎의 성질을 이용해 젖지 않는 페인트와 필름을 개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한국기계연구원 임현의 박사는 나방의 눈 구조를 닮은 투명 유리를 개발하고 있다. 나방 눈에 난 지름 수십~수백㎚인 돌기가 나방 눈의 반사율을 낮춰 준다는 사실을 응용한 유리다. 이 유리는 현재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 장비에 널리 쓰이는 화학 코팅 반사방지막보다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앞으로 활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동물의 기능과 능력을 흉내낸 로봇도 자연모사공학의 중요한 연구 주제다. 벽은 물론 유리창과 천장을 자유롭게 기어 다니는 도마뱀붙이의 발 구조를 흉내내, 접착제 없이도 유리창을 기어오를 수 있게 만든 로봇 ‘스티키봇’이 대표적인 예다.

150㎏의 짐을 지고 울퉁불퉁한 경사지를 달릴 수 있는 짐꾼 로봇 ‘빅도그’는 말이나 개와 같은 네 발 동물의 골격과 걸음 패턴을 흉내내서 만들었다. 장애물을 만나면 몸을 움츠렸다 펄쩍 뛰어서 피하는 ‘졸봇’은 메뚜기나 개구리의 점프 기능을 로봇에 구현했다.






동물의 감각기관을 모방하는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인간이 개발한 센서나 전자 구동장치 중에는 아직 동물의 감각기관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교에서 개발한 ‘스크래치봇’은 생쥐가 수염으로 앞을 더듬어 기어가듯 머리 부분에 달린 촉각으로 지형을 감지해 전진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KAIST 양승만 교수팀이 개발한 인공 곤충 겹눈은 사람보다 빛을 모으는 능력이 뛰어나 화학물질을 분석하는 등 미세한 측정 작업에 응용될 수 있다.

젖지 않는 페인트를 가능하게 해 준 연꽃 잎에서부터 인공 겹눈에 영감을 준 곤충의 눈까지, 자연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려는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는 최고의 발명가다. 자연이 만든 더 많은 첨단 기술을 ‘어린이과학동아’ 11월 15일자 특집기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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