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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에이즈포비아인가요?

 


지난 2005년 ‘에이즈의 날’제18회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서울시청 광장 앞에 설치된 `STOP AIDS` 조형물 근처를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출처:동아일보 자료사진



12월 1일은 ‘에이즈의 날’이다. 유엔에이즈계획(UNAIDS)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매일 7500명이 에이즈에 새로 감염된다. 198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에이즈 감염인이 발견된 이후 지난해 말까지 누적 감염인 수는 612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만 797명이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에이즈는 결핵, 말라리아와 더불어 5대 질병으로 꼽힌다. 하지만 사회문제로 공론화되기 어렵다. 에이즈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 탓에 감염사실을 드러내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10명 중 3명, 에이즈 감염인 격리해야


실제 에이즈에 관한 인식은 부정적이다. 질병관리본부와 서울대병원이 2007년 19세 이상 59세 이하 성인 인구 10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에이즈에 대한 지식, 태도, 신념 및 행태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33.7%는 에이즈를 두고 죽음, 불치병 등 공포를 떠올렸다. 성(26.3%), 불결·부도덕(7.9%)이 뒤를 이었다. 반면 콘돔이나 가여움 등을 생각한 사람은 3.1%에 그쳤다. 연구진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에이즈에 감염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에이즈에 대한 태도로 이어진다. 보고서에서 응답자의 44.4%는 자녀가 에이즈 감염인과 같은 학교에 다니도록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에이즈 감염인을 격리시켜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36.5%가 그렇다고 했다. 에이즈에 감염되면 직장에서 사표를 내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사람도 26.7%나 됐다. 에이즈가 일종의 ‘주홍글씨’로 작용하고 있는 것. 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관리과 이미영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에이즈에 관한 편견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에이즈포비아 환자…가족 태우고 일부로 교통사고 내기도


상황이 이렇다보니 에이즈 의심 증상만 나타나도 자신을 에이즈 환자라고 여겨 걱정하는 ‘에이즈포비아(공포증)’ 환자도 생긴다. 이 연구원은 “에이즈의 주된 감염 경로가 성관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에이즈 감염인과 같은 곳에만 있어도 에이즈에 걸리는 줄 안다”며 “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지식이 공포를 키운다”고 말했다. 실제 2007년 보고서에서 에이즈 감염인과 키스하면 에이즈에 걸린다고 답한 사람은 응답자의 30%였다. 변기를 같이 사용해도 에이즈에 걸린다고 말한 사람은 5명 중 1명꼴이었다.

에이즈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에이즈포비아를 키운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 관계자는 “발열, 인후통 등 에이즈 초기 증상을 앓던 40대 남성이 자신이 에이즈 환자라는 게 밝혀지면 가족에게 버림받고 회사에서 잘릴 것 같아 두려우니까 부인과 자식을 태우고 일부러 교통사고를 낸 사례도 있다”며 “‘무자비한 성관계 때문에 벌 받는 거다’라는 인식 탓에 에이즈는 가족에게도 쉽게 밝히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가족이 감싸 주기도 어려운 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편견이 편견을 굳게 한다는 점이다. 우선 ‘문란한 사람들이 앓는 병’이란 인식 때문에 대다수 사람들은 에이즈를 자신과 상관없는 병이라 여긴다. 그렇다보니 에이즈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고, 이는 편견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편견의 순환굴레’가 쳇바퀴처럼 돌며 몸짓을 불리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1985년 에이즈 환자가 처음 발견됐을 때 그 공포는 지금 유행하는 신종인플루엔자A에 비할 게 아니었다”며 “재선충에 의해 소나무가 말라죽는 병을 ‘소나무 에이즈’라고 부를 정도로 에이즈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그릇돼있다”고 지적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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