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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물고기가 4대강을 지킬 수 있을까




영국 에섹스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 물고기. 이를 바탕으로 에섹스 대학과 기술회사인 BMT는 수질오염원 탐색용 로봇 물고기를 만들고 있다.


아직 실험실 수준, 상용화까지 갈 길 멀어


‘로봇 물고기’가 화제다. 지난달 27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이를 언급하면서부터다. 4대강 사업으로 수질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 기술이 발달해 수질오염 정도는 방지할 수 있다”며 로봇 물고기를 들고 나왔다. 이후 로봇 물고기는 국회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갑자기 정치적 뭇매를 맞게 된 로봇 물고기는 대통령의 말처럼 우리 4대강의 수질을 지켜줄 수 있을까. 정치적인 논란을 떠나 로봇 물고기가 어느 수준까지 발전했는지 알아보자.




○ 올 3월, 영국서 세계 최초 프로젝트 시작


수질오염 방지를 위한 로봇 물고기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게 아니다. 올해 3월, 영국에서 수질오염을 감시하는 로봇 물고기를 개발한다는 소식이 처음 나왔다. 영국의 한 연구팀이 로봇 물고기를 스페인 북부 히혼(Gijon)항 앞바다에 풀어 수질 오염원을 탐색하겠다는 것이다. 잉어처럼 생긴 이 로봇 물고기는 진짜 물고기처럼 움직이며 물속을 돌아다닌다. 화학 센서를 달아 선박이나 해저 파이프라인 등에서 새어나오는 오염 물질을 파악한다. 정보교환을 위해 무선통신 장비도 붙어 있다.

로봇 물고기 개발 프로젝트는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영국 에섹스 대학의 훠셩 후(Huosheng Hu) 교수팀과 BMT라는 기술회사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지난 상반기에 EU의 지원을 받아 시작된 3년짜리 프로젝트다.

현재 연구팀은 로봇 물고기를 제작 중이며 2010년 말쯤 히온항에 시험 방류할 계획이다. 따라서 실제 강이나 바다에서 돌아다니는 로봇 물고기는 아직 없다. 수질 오염원을 탐색하는 로봇 물고기의 상용화는 앞으로도 대략 3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개발팀은 발표 과정에서 자신들의 프로젝트가 ‘월드 퍼스트’임을 강조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얘기되는 수질오염 탐색 로봇 물고기에 대한 신상명세도 바로 이 로봇 물고기를 근거로 한다.

영국이 개발하는 로봇 물고기는 몸길이가 무려 1.5m로 물개크기만 하다. 개발팀이 제시한 몸값은 2만 파운드, 우리나라 돈으로 4000만 원 정도다. 가격이 만만치 않아 혹시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아직은 실험실 수돗물에서 노는 수준


로봇 물고기 연구를 처음 시작했던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은 올해 8월 크기와 가격 문제를 해결했다며 로봇 물고기를 10여개 내놓았다. MIT의 최신형 로봇 물고기는 몸길이가 한 손에 들 수 있을 정도인 13∼20cm 정도다. 몸값도 수백 달러밖에 안 된다. MIT 연구팀은 이런 로봇 물고기는 몇 개쯤 잃어버린다고 해도 큰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MIT 연구팀은 자신들의 로봇 물고기를 언제쯤 실전에 투입할 수 있을지는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언젠가는 해양의 오염물질을 탐지하고 해저 지형을 파악하는데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MIT의 로봇 물고기 역시 아직은 실험실 밖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로봇 물고기들은 수돗물이 담긴 실험실 수조에서 놀고 있을 뿐이다. 사실 수돗물조차도 각종 기계장치가 들어있는 로봇에겐 안 좋다. 수돗물이 부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MIT의 최신 로봇 물고기들은 폴리머로 제작, 이음새가 없어서 부식의 위험성을 많이 줄였다. 그러나 실제로 로봇 물고기가 이겨내야 할 환경은 수돗물이나 잔잔한 수조 수준이 아닌 거친 ‘실제 상황’이다. 게다가 로봇 물고기가 바닷물이나 강물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려면 배터리를 비롯해 무선통신장비 등이 들어있어야 한다. 아직 MIT의 물고기들은 전선으로 연결된 외부 전원으로 작동될 뿐이다.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한국기계연구원의 한 연구원이 “현재는 (로봇 물고기가) 50cm 정도로 설계됐고 앞으로 1m 이내로 개발될 예정”이라며 “3년 이내 상용제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적인 수준에서 비춰볼 때 너무 낙관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게다가 국내에서 로봇물고기가 처음으로 개발된 것은 불과 3년 전인 2006년이다. 경쟁국에 비해 최근에 뛰어든 것이다.




○ 11월, 미국에서도 프로젝트 시작


로봇물고기는 실망스러운 수준이기는 해도 짧은 역사에 비하면 많이 진화한 것이다. 1994년 MIT가 세계 최초로 내놓은 참치를 모방한 로봇 물고기는 몸길이가 1.2m에 무려 2843개의 부품으로 이뤄져있고 6개의 모터로 작동됐다. 이에 비해 최신형은 부품이 10개도 안되고 모터도 하나다.

고작 15년 정도의 개발기간으로 가장 오랜 진화 역사를 가진 척추동물인 진짜 물고기를 따라잡기는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진짜 물고기는 적은 에너지로도 순식간에 몸을 이동할 수 있고 속도도 빠르다. 물고기는 1초에 몸길이의 10배 정도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반면 1초에 자신의 몸길이 이상을 가는 로봇 물고기는 아직 없다. 영국이 개발 중인 1.5m 길이의 로봇 물고기는 1초에 약 1m를 헤엄쳐나갈 것이라고 한다.

진짜 물고기의 또 다른 놀라운 능력은 기동성이다. 물고기는 몸길이의 10분의 1의 거리만 있어도 반대로 회전해 뒤돌아갈 수 있다. 반면 인간이 개발한 잠수함은 속도를 늦춰서 회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10배 정도의 거리가 필요하다.

그러니 과학자들이 물고기를 닮은 로봇을 개발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올해 11월, 미국에서 새로운 수질오염 탐색용 로봇 물고기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미시건 대학의 연구팀이 이 프로젝트로 미과학재단(NSF)의 지원을 따낸 것이다. 이 대학 연구팀은 “로봇 물고기는 이전에 가능하지 않았던 수준의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자신들의 로봇 물고기가 새로운 차원의 환경 모니터 체계를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미용 동아사이언스 객원기자 pmiy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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