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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 대중화 나선 청년 과학도



 



디지털 작가 송호준 씨… 자작 인공위성 연구 한창


“크리스마스 선물로 인공위성을 주고받는 그날까지.”

이런 말을 구호로 삼고 있는 과학자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나로호에 실려 하늘로 올라갔다 불타 사라진 과학기술위성 2호의 가격은 136억5000만 원인데, 그는 인공위성 하나의 가격을 알고는 있는 걸까.

현실을 알고 따져 보면 전혀 불가능한 말은 아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선물로 주고 받을만한 비교적 값 싼 인공위성이 있다.

‘큐브샛(CubeSat)’이라고 부르는 소형 인공위성이다. 보통 가로·세로·높이 각 10cm 정도의 초소형이다. 외국에서는 이런 큐브샛을 DIY(Do It yourself) 키트형태로 만들어 600만원 전후에 팔기도 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큐브샛 제작에 나선 것은 단 한번 뿐. 한국항공대에서 큐브샛인 ‘하우샛(HauSat)’ 1호를 제작, 2006년 발사했으나 로켓발사 실패로 불타 없어졌다. 그후로는에 국내에서 큐브샛이 제작돼 발사된 적은 없다.

그렇다고 큐브샛 역시 녹녹한 가격은 아니다. 어지간한 부자가 아닌 다음에야 별 쓸모도 없어 보이는 수백만 원짜리 인공위성을 구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

더구나 위성을 손에 넣었다고 해도 발사비용은 별도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수천만 원~ 억 원대가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이런 일이 곧 가능해질 거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 대학 연구실도, 정부출연연구기관도 아닌 한 사람의 디지털작가가 혼자만의 노력으로 ‘인공위성 대중화’ 사업을 벌이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컴퓨터도 처음에는 고가… 인공위성은 왜 안 되나”


디지털 미술작가인 송호준 씨는 3년 째 큐브샛 제작을 연구중이다. 지난해부터 실제 위성제작에 들어가 실험용 큐브샛인 오픈샛(OpenSat) 제작을 마쳤다.

지금은 실험용 위성에서 얻은 노하우로 튼튼한 새 위성을 만들고 있다. 이미 프랑스 위성발사 대행기업과 계약도 마친 상태다. 이 회사와 공동으로 러시아의 우주발사체를 섭외해 내년 상반기 경 우주로 내 보낸다는 계획이다

송 작가가 개발한 위성의 가격은 약 50만 원. 이정도 가격이면 선뜻 선물로 주고 받을 만 하다. 어떤 마술을 부렸길래 500만원이 넘는 인공위성의 가격이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든 걸까.

그는 부품 값의 대부분이 인공위성의 몸체(프레임) 가격이라는 점에 착안해 각종 부품상이 있는 청계천 등지를 돌아다녔다. 큐브샛 인공위성 규격에 맞는 설계도를 그려 제공하자 20만 원 이하에 원하는 프레임을 제작할 수 있었다. 이 프레임을 외국에서 구입할 경우 개당 가격은 300만 원이 넘는다.

송 작가는 또 인공위성에 장치할 안테나, 배터리, 통신장비, 소형 디지털카메라 등을 싼 값에 직접 구입해 내부에 설치하기 시작했다. 가능한 인공위성 제작에 실제로 쓰였던 검증된 부품을 썼다.

그 결과 외국산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에 인공위성을 제작할 수 있었다. 송 작가는 누구나 인공위성을 값싸게 만들 수 있도록 자신의 노하우와 연구진행상황을 자신의 홈페이지(opensat.cc)에 공개하고 있다.

송 작가는 “많은 사람이 인공위성을 제작한다면 가격은 한층 더 싸질 것”이라며 “민간인도 인공위성을 우주에 띄워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밤하늘에 인공위성으로 빛 그림 그리는 게 목표


송 작가는 왜 인공위성 개발에 매달리는 걸까. 디지털작가라는 자신의 역할 때문이다. 그는 컴퓨터를 이용해 음악, 미술작품 등을 창조하는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매체로 표현하고 싶은 예술작품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미적 감각만 뛰어난 순수 미술인은 아니다. KAIST와 합병된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에서 전자공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국내 유일한 인공위성 제작기업 쎄트렉아이에서 인턴 연구원 생활도 거친 인공위성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런 역량을 자신의 작품 활동에 활용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이를 위해 송 작가는 오픈샛의 표면에 밝은 LED를 장착할 생각이다. 현재 판매 중인 가장 밝은 LED의 출력은 32W 가량. 이 정도 밝기면 빛이 너무도 강해 맨 눈으로는 바라보기 어렵다.

시험용 위성에는 16W정도의 LED를 장착해 실험을 마쳤다. 송 작가는 “태양빛으로 1시간 정도 충전하면 16초 정도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 하늘에서 모스신호 형태로 사랑, 평화의 메시지를 뿌려보는 퍼포먼스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준비 작업에도 아직 숙제는 남아있다. 수천만 원이 소요되는 발사비용을 충당하는 일이다. 하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오픈샛 프로그램이 대중에 널리 알려진다면 곧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송 작가는 기대한다.

그는 발사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국내 의류제작, 판매기업 ‘로닌’을 통해 오픈샛을 브랜드화 한 T셔츠를 판매할 계획이다. 로닌은 연매출 40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 위성발사에 필요한 수익은 충분히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T셔츠 디자인은 그의 홈페이지를 찾은 수많은 방문객 중 의상디자이너 들이 무상으로 제공했다.

송 작가는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공개하고, 그 대가로 방문객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T셔츠를 구입한 사람은 6개의 숫자를 제공받게 된다. 이 중 당첨된 사람은 T셔츠 수익금 중 일부를 제공받게 된다. 당첨방식도 특이하다. 오픈샛에서 우주의 온도를 측정하고, 그 온도에 따라 무작위로 발생된 숫자가 지구로 전송된다. 그리고 이 번호에 맞는 사람이 당첨자로 뽑히는 로또 방식이다. 당첨금은 현금이 아닌, 당첨된 사람을 위한 인공위성의 제작 및 발사비용으로 쓸 예정이다. 새로운 인공위성을 다시 한 번 만드는 이벤트인 셈이다. 모든 사람들이 모여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그 수익으로 다시 인공위성을 만드는 일. 그것이 송 작가가 꿈꾸는 인공위성 대중화의 방법이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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