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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한반도 하늘과 땅 손금 보듯 살핀다

공군, 첨단장비로 우주전쟁 대비한다
| 글 | 이동규 공군본부 전력기획처 우주발전과장(공군 중령)ㆍeedq12@hanmail.net |



하늘을 지키는 공군이 우주를 향해 비상의 날개를 펼쳤다. 지난 10월 공군은 창군 60년을 맞아 미래 항공우주군의 청사진을 담은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지금도 한반도 하늘은 900개가 넘는 각국의 위성으로 초만원이다. 국민의 혈세로 만든 인공위성이 갑자기 사라져도 원인을 찾지 못한다.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2호와 통신위성인 무궁화위성은 매일 1만 8000개가 넘는 우주쓰레기에 부딪힐 위험에 직면해 있다. 공군이 세운 비전은 야심에 차다.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위성의 정체를 알아내고 혹시 발생할지 모를 급격한 우주기상 이변도 알아내겠다는 구상이다.

20년 뒤 우주에서 활동할 우주인을 공군에서 양성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만에 하나 우주에서 한반도를 공격해올 경우 이를 물리치는 능력을 갖추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우주공간의 군사화를 우려하는 견해도 많지만 전쟁을 억지하려면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과학기술계도 적잖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공군 소속 KF-16전투기 조종사가 비행 중 맨눈으로 주변을 살피고 있다. 미래전에서는 항공기와 인공위성의 합동작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사라진 한국 위성을 찾아라.”


2031년 경기도 어느 산자락에 자리한 항공우주통 제사령부. 지하 상황실 대형 전광판에 작은 점 하나 가 깜빡이기 시작했다. 모니터 속 작은 점은 몇 번 깜 박이더니 잠시 뒤 사라졌다. 당직을 서던 상황 장교 의 눈이 반짝였다. 이상을 감지한 상황실은 즉각 사 태 파악에 나섰다. 동해와 남해를 초계 중인 조기경 보기에 비상을 알렸다. 만에 하나 위성이 떨어졌을 경우를 대비해 낙하물이 있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세계 위성을 감시하고 있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 령부(NORAD)에 그 시간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위 성 정보를 요구했다. NORAD로부터 긴급히 받은 위 성 식별번호와 작동 상태를 담은 위성궤적(TLE)정보 가 전광판에 나타났다. 고장 난 위성이나 다른 위성 과 충돌할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갑작스런 태양 흑 점 폭발로 인한 자기폭풍도 일지 않았다. 자기폭풍으 로 인해 지구 주변을 감싸고 있던 전리층이 불균형해 지면서 위성이 오작동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없다. 상 황은 오리무중에 빠졌다.

국내 모처에 세워진 우주감시 레이더와 전자광학 우주감시체계가 한반도 상공을 샅샅이 뒤지기 위해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잠시 뒤 우리 위성이 정 체불명의 위성이 발사한 레이저에 맞고 기능을 상실 했다는 상황이 우주작전단에 알려졌다. 작전사령관 은 요격용 레이저를 실은 전술항공기를 발진시켰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관제사들이 미 군사위성 상태를 두고 논의하고 있다.




초속 7.4km 날아오는 적 위성 포착
이 시나리오는 공군이 창설 60년을 맞아 발표한 ‘비 전 2030’에서 그리는 미래 우주 사령부 얘기다. 우주 경쟁 시대를 맞아 20년 앞을 준비하는 청사진이다. 한국은 세계 12위 경제력을 갖고 있고 우주 분야의 잠 재 경쟁력은 11위에 이르고 있다. 공군력 역시 5위에 이른다. 하지만 현재의 공군력은 한반도 상공을 지나 는 적 위성을 감시할 능력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우주를 감시할 눈이 없는 셈이다. 한반도 상공은 하루 900개가 넘는 인공위성이 지나다닌다.

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 2호는 680km 상공을 초 속 7.4km로 날아간다. 통신위성인 무궁화위성도 3 만 6000km 상공에 머물며 방송과 통신을 중계하고 있 다. 앞으로 발사될 과학기술위성 2호와 다목적실용위 성 아리랑 3호, 통신해양기상위성도 우주궤도를 날게 된다.

문제는 최소 100억 원에서 3000~4000억 원이 넘게 들어간 이들 위성이 갑자기 사라지면 원인을 찾을 길이 없다는 것. 적국이나 테러범의 공격 때문인지 고 장 난 위성과 충돌한 것인지, 또 자기 폭발로 위성의 메 인 컴퓨터가 고장 난 것인지 알 길이 없다.

공군은 2008년부터 한반도 하늘의 우주물체를 감시 하는 능력을 갖추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전 자광학 우주 감시 체계’다. 디지털카메라에 사용되는 것 보다 몇 만 배 더 정밀한 전하결합소자(CCD)와 대형 광 학망원경을 2010년대 말까지 전국의 4곳에 설치하고 한 반도 상공을 지나는 인공위성을 감시하게 된다. 전파가 물체에 맞고 되돌아오는 신호를 포착하는 레이더 방식 과 달리 눈으로 직접 위성을 보는 방식이다.









<우주 감시 체계> 전자광학 우주감시체계와 위성레이저추적(SLR)시스템, 레이더로 이뤄진다. 고속 천체망원경을 이용하는 전자광학 체계는 수백km의 저고도 위성부터 3만 6000km 이상 떨어진 정지궤도에 떠 있는 위성까지 모두 포착한다. SLR은 적군과 아군 위성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레이더는 악천후에도 적 첩보위성의 위치와 종류를 알아낸다.




또 공군은 우주기상 예보 체계와 위성레이저추적 (SLR) 시스템, 레이더 우주감시 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태양이 폭발할 때 방출되는 엄청난 전자기 파와 고에너지 입자는 지구 주변의 자기장에 엄청난 혼 란을 준다. 실제 2003년 10월 28, 29일 발생한 강력한 태 양 폭발은 세계적으로 큰 손실을 줬다. 한국도 다목적실 용위성 아리랑 2호의 고도가 평상시보다 6배나 떨어졌 고 통신위성인 무궁화 1호에도 안전조치가 내려졌다.

우 주기상 예보 체계를 갖추게 되면 태양풍으로 위성이 사 라지거나 통신 장애가 생기는 문제를 미리 알 수 있다. SLR은 위성에 작은 레이저 반사경을 달아 초속 7km 이 상으로 날아가는 위성을 추적하는 시스템이다. 이들 기술은 우리나라의 우주 자산을 지키는 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본다. 장기적으로 악천후에서도 24시간 우주를 감시하는 레이더도 확보할 예정이다

① 전자광학 우주감시체계 ② 레이더 ③ 위성레이저추적(SLR) 시스템




확대되는 우주작전
선진국에서는 우주작전이 이미 본격화되고 있다. 1991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걸프전과 911테러 직후 일어난 이라크 전쟁은 이를 입증했다. 걸프전 당시 미국이 활용한 군사위성은 약 60기에 이른다. 그로부터 12년 뒤 이라크 전에서는 약 100기가 동원됐다.





미국이 이라크 정규군과의 전투에서 일방적 승리를 거둔 이유도 우주를 장악한 미국이 정찰, 통신 위성을 잘 가용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미국은 감시, 정찰, 통신 외에 요격용 레이저나 탄도탄 요격 분야에서 가장 앞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도 우주전력을 점차 증강하고 있다.

중국은 2003년부터 유인 우주선 발사를 연이어 성공시켰고, 2006년에는 자국 상공을 통과하는 미국 정찰위성에 대해 레이저 요격을 시도한 바도 있다. 일본은 북한의 탄도탄 공격징후를 감시한다는 명목으로 2009년 말 다섯 번째 정찰위성을 쏘아 올렸다. 또 독자적인 국지 조기경보위성 개발·운용을 시사한 바도 있다. 2009년 한 해에만 30차례 이상 로켓을 발사한 러시아도 이미 위성을 통신과 정찰 임무에 활용하고 있다. 우주작전 수행능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된 셈이다.


미해군이 탄도미사일과 위성을 추적하기 위해 운영 중인 해상용 레이더.





한반도에서 펼쳐질 우주작전은 적진을 감시하고 통신 중계를 하는 것 외에 위성을 보호하고 적 위성을 공격하는 임무도 포함한다. 한국은 현재 차량 종류를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인 가로세로 1m 크기의 물체를 구별하는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2호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과 2013년에 각각 발사될 아리랑 3호와 3A호는 가로세로 0.7m 크기의 물체를 구별할 수 있다. 2010년 발사를 앞두고 있는 아리랑 5호는 악천후에도 지상을 감시할 수 있는 레이더(SAR)를 싣는다. 앞으로 도입될 군사위성은 그보다 더 작은 물체를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정체불명의 인공위성을 미사일과 레이저로 물리칠 수 있는 작전 능력을 보유하는 것도 추진된다. 우주작전은 우주 감시 체계를 통해 파악한 우주정보를 지휘통제본부에 제공하고, 본부에서 전략과 표적을 선정해 전력을 운영하게 될 전망이다.



공군 우주전문인력 뽑는다
공군은 우주전력을 구축하기 위해 3단계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최근 완성된 발전계획은 1단계로 2020년까지 한반도 상공을 감시하는 전자광학 우주 감시 체계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주기상 예보체계도 완성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레이더 우주감시 능력을 확보하고 소형 정찰위성, 위성영상 수신 체계를 갖추는 것이 그 다음 단계다. 유사시 대형 수송기에서 소형 정찰위성을 발사하는 ‘우주발사체 공중발사 기술’도 이즈음 도입할 계획이다.

2030년 이후에는 국산 위성을 보호하고 한반도 상공을 위협하는 위성을 공격하는 레이저 무기를 확보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군과 민간에서 사용되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에 한국의 독자 기술도 추가될 전망이다.

공군은 한국 첫 우주인이 배출된 2008년에 우주 정책과 기획업무를 담당할 우주전문인력을 최초로 뽑았다. 조종, 항공통제, 방공포처럼 우주업무와 밀접한 공군 내 8개 병과에서 지금까지 총 37명을 선발했다. 우주분야 교육을 받은 사람이나 석박사 학위 소지자로 이뤄진 이들의 특기번호 뒤에는 ‘우주(Space)’를 상징하는 ‘S’가 붙었다. 우주 정책을 수립하고 우주작전을 짜는 28개 우주 직위가 만들어졌다.




미국 반덴버그 공군기지 발사관제소에서 발사요원들이 군용 위성을 실은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되자 환호하고 있다(왼쪽 사진). 반덴버그 기지는 미군의 GPS 위성과 통신위성을 실은 델타 로켓을 발사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2009년 장거리 미사일을 격추시킨 공중발사레이저(ABL)를 실은 미공군 YAL-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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