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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탐구생활] 빙판길 생존법





과학적으로 … 안 넘어지고 눈길 걷는 법


일 41년만의 大폭설이었다. 기상청은 100년에 한번 일어나는 폭설이란다. 처음 가본 스키장에서 지옥을 경험했던 기자에게 미끄러운 눈길은 공포 그 자체였다. 출근길이야 갓 쌓인 눈을 ‘뽀드득’ 소리 나게 밟으며 왔지만 일부 눈이 빙판으로 변했을 퇴근길이 문제였다.

눈길에 대해 잘 알지 않으면 분명 지하철역 밖 비탈길을 오를 때나 사람들의 발걸음에 빙판으로 변했을 다리 윗길에서 두어 번 넘어질 터였다. 부끄럽지 않기 위해 취재를 시작했다.

눈길을 걸을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맨홀이다. 금속재질로 된 맨홀뚜껑은 표면이 매끄러워 눈을 잘 붙잡지 못한다. 아무리 뽀드득거리는 눈을 밟아도 눈이 바닥과 미끄러지면 허사다. 아스팔트나 돌로 된 보도블록은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있다. 이 구멍으로 스며든 물분자는 위에 쌓인 눈과 결합해 눈이 미끄러지지 않게 한다.

퇴근길 회사 앞 맨홀. 위치를 알기에 애초에 그리로 지나가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런데 맨홀 아래쪽에 온수가 지나가는지 눈이 녹은 채 단단하게 얼어붙은 눈길 한가운데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맞은편에서 오던 정장 차림의 오던 한 남자. 편하게 발 디딜 곳이라도 찾은 듯 맨홀을 힘차게 밟았다. 그리고는 엄청나게 휘청거렸다. 구두에 붙어있던 눈이 맨홀뚜껑과 닿아 순간적으로 녹으며 물분자로 이뤄진 얇은 막(수막)이 생겼기 때문이다. 마찰력을 거의 0으로 만드는 수막이 눈길 빙판길 빗길 미끄러짐의 주범이다.

지하철역을 밖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단단히 언 눈길 중간에 눈 녹은 물이나 빗물이 빠져나가는 하수통로가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창살을 제외하면 커다란 네모 구멍이 대부분이니 눈이 쌓일 리 없었다.





목이 긴 어그 부츠를 신은 한 여학생은 안심하고 철제 덮개를 밟았다. 멋지게 미끄러졌다. 빈공간이 많다고 안 미끄러질 것이란 생각은 금물이다. 오히려 신발과 접촉하는 면적이 적어 약간의 수막만 생겨도 쉽게 미끄러진다.

큰 도로로 나가는 비탈길. 기자는 검은 눈을 밟기로 했다. 더러워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온이 내려가는 밤에는 흰눈보다 검은 눈이 안전하다. 오염물질이 섞인 눈은 깨끗한 눈보다 어는점이 내려가 흰눈보다 낮은 온도에서 얼기 때문이다. 그래서 밤에도 단단하게 얼지 않고 푸석푸석한 경우가 많다.

신발 바닥에 홈이 패여 있다면 흰눈보다 검은 눈을 밟는 것이 더욱 안전하다. 질퍽거려 신발은 더러워질지 몰라도 마찰력을 ‘0’으로 만드는 수막이 형성될 가능성은 적다.






결국 눈길을 안전하게 걷는 것은 수막과의 싸움이다. 눈 쌓인 내리막길을 발바닥 전체로 밟는 것과 발뒤꿈치로 찍듯이 밟는 것 중 어떤 것이 안전한지는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확률적으로는 전자의 경우가 더 낫다.

발바닥 전체로 밟으면 일부에 수막이 생기더라도 그렇지 않은 다른 부분이 지지할 수 있다. 반면 발뒤꿈치로 찍으면 ‘징’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접촉면이 좁기 때문에 압착된 눈끼리 미끄러질 가능성이 있다.

눈길을 헤치고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며 무사히 퇴근길을 끝냈다고 방심할 때 크게 휘청했다. 눈을 털고 들어왔지만 신발 바닥에 끼어있던 눈이 녹으며 매끈한 바닥 사이에 수막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계단이 아닌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길 걷기 TIP : 가장 안전하게 눈길을 걷는 법은 신발에 듬성하게 새끼줄을 감는 것. 새끼줄 사이의 공간이 눈을 붙잡아 미끄러짐을 1차로 방지하고 물을 흡수하는 특성이 수막을 생성되는 것을 막는다. 친환경 재료라 사용 뒤 폐기도 쉽다. 대중교통 이용시 주변의 시선을 견딜 수 있다면 시도해볼만 하다.

도움말=연세대 물리학과 이삼현 교수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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