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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감도는 생물자원 외교대전





[신년기획] 2010 생물 다양성의 해


생물 유전자원 활용에 따른 이익을 합리적으로 분배하기 위한 협약이 올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이하 10차 총회)에서 체결된다.

이는 생물다양성협약(CBD)의 후속 성격을 띄는 것으로 생물 유전자 자원을 이용할 때 국가간에 지켜야할 것들에 대한 규약이 담긴다. 또 환경 영역의 교토의정서, 코펜하겐의정서 등과 같은 것으며 협약에는 ‘종 다양성 유지 기준’, ‘생물 주권 및 이익 활용’ 등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포함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협약 참여 국가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갖고 협상단을 꾸렸다. 10월에는 생물주권을 놓고 이른바 ‘생물외교대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더 이상의 공짜는 없다’, 개도국 생물 주관 강화


“크리스마스 트리와 미스김 라일락의 원산지는 어디입니까?”
크리스마스 트리로 사용되는 나무의 원산지가 우리나라라는 사실은 이미 수 차례 보도를 통해서 알려졌다. 크리스마트 트리는 구상나무, 미스김 라일락은 털개회나무의 종자가 개량된 것이다.

그동안 생물은 먼저 등록한 사람이 주인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인류의 공동자산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과거 선진국의 연구자 및 기업들은 개발도상국 등의 자원을 채집, 본국으로 가져갔다. 세계 곳곳에서 채집된 생물자원 등은 식품, 의약품, 화학물질 등으로 활용됐다. 부문별한 자원 취득 경쟁을 통해 상당수의 자원의 특허가 선진국에 집중됐다. 또 자원화 되지 않은 종 등은 보호되지 못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국립생물자원관 이병희 연구관은 "생물다양성협약이 발효되면서 유전자원을 포함한 자국의 생물자원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며 "세계 각국은 유전자원의 접근과 이익공유에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동안 일방적으로 손해를 봐온 개발도상국 등이 생물 주권을 내세우기 시작하면서 개도국 위주의 생물자원 제공국과 선진국 중심의 이용국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호주, 인도 등은 생물유전자원 접근 허가제를 마련해, 외국인들의 무분별한 자원 채취를 막고 있다. 우간다는 아프리카에서는 처음으로 생물다양성을 주관하는 국가기관을 설립하는 등 적극적으로 자국 생물 보호에 나섰다.

외국에서 취득한 생물 자원을 통해 특허 받았던 것들이 법적인 타툼 끝에 취소된 것도 있다. 미국에서는 심황(Trumeric)을 활용해 만든 상처치료제, 님(Neem) 나무의 추출 성분을 가지고 만든 살충제 등에 대한 특허가 오랜 기간의 법리 싸움을 거쳐 결국 특허가 취소됐다. 두 경우 모두 인도에서는 100여년 전부터 관련 생물을 가지고 유사 제품을 만들어 사용됐기 때문이다.




ABS 협약은 무엇?


올 10월 이 같은 갈등이 협상 테이블위로 올라온다. 10차 총회에서는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공유(ABS, 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Sharing) 국제 레짐 협약’(이하 ABS 협약)이 체결된다. ABS 협약은 1992년 채택되고 1993년 12월29일 발효된 생물다양성협약(CBD,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의 연장선장에서 만들어진다.

생물다양성협약은 △생물다양성의 보전 △생물다양성 구성 요소의 지속가능한 이용 △생물유전자원 이용으로부터 발생되는 이익의 공평한 공유 등의 3가지 목적에 따라 만들어졌다.

지난 20년간은 종 다양성 확보를 위한 국가별 조사, 습지 등의 보전에 대한 논의가 중심을 이뤘다. 협약을 통해 국가별로 보유 종에 대한 조사 등을 실시됐다. 지속가능한 생물종 활용을 위해서 무분별한 채집 및 개발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도 마련됐다.

그러나 생물 유전 자원 활용과 배분에 대한 논의는 이해관계가 맞서면서 그동안 수면 아래 있었다. 이제 생물다양성 협약이 체결된 지 근 20년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생물 자원 활용을 통한 이익은 보건, 환경, 화학, 농수산업, 해양업, 식품업 등 산업 전반에 대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협약의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표

‘개발이 우선’ vs ‘이익 배분 확실하게’


10차 총회에서는 유전자원을 주로 이용하는 이용국(주로 선진국)과 유전자원 제공국(주로 개도국)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설 전망이다.

ABS와 관련해서는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입장으로 크게 갈린다. 미국, EU, 일본, 뉴질랜드 등은 “이용이 있어야 이익공유도 있다”라고 주장한다. 아프리카 열대 우림 속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치유할 수 있는 자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연구하고 개발해야 상품화되고 결국 이윤을 나눌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선진국들은 실현되지 않은 이익을 미리 나누는 것을 힘들기 때문에 개도국 등에는 기술이전, 연구성과 공유, 교육 지원 등 금전적인 것 이외의 것을 공유하자는 입장이다. 따라서 ABS 협약도 강제적 규약으로 만들기 보다는 ‘자발적’인 형태를 취하자고 주장한다.

이에 비해 브라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등 개도국은 완강하다. 생물 자원의 “국외 유출을 방지해야하며 이익도 확실하게 공유하자”고 외친다. 개도국은 그동안 선진국들이 공식 또는 비공식적으로 가져간 것도 문제로 거론하기도 한다. 이들은 ABS 협약이 구속적이어야 하며 로열티, 자금지원, 지적재산권 공유 등 가시적인 이익 공유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에 긍적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


ABS 협약을 통해 의정서가 채택되면 우리나라도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긍적적인 측면이라면 선진국 및 개도국이 보유한 유전 자원에 대한 접근이 쉬워진다. 유전 자원에 대한 정보 공유를 통해서 우리나라가 연구하고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것들을 얻을 수 있다.

정보가 투명해지는 대신 비용이 올라가는 부작용도 있다. 법무법인 중앙의 유주영 변호사는 "생물유전자원의 해외의존도가 높고 생물유전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우리나라에게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ABS 국제레짐의 도입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생명공학 분야의 R&D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개도국 등이 자국의 생물 자원의 가치를 인식하고 ‘제 값’을 부르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자원 확보 자체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동안 관습적으로 사용했던 외국의 생물 자원 등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규칙을 따라야 하는 등 새로운 국제 규약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절차적인 불편도 감수해야 한다.




정부, 생물 외교 준비 분주


10차 총회에 대비한 정부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농촌진흥청, 산림청 등 11개 부처는 2009년 ‘국가생물다양성전략 및 이행계획’을 마련한데 이어 올해 본격적으로 ‘생물외교’에 뛰어든다.

정부는 ABS 협약이 체결되지 않고 지연되게 되면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의정서를 도출하기 위해 힘을 쏟을 계획이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차이로 인해 협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각국과 개별협상을 통해야 해서 국내 바이오 산업 발전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따라 정부는 나고야에서도 코펜하겐에서 처럼 중재자 역할을 할 방침이다.

환경부 김찬우 국제협력관은 "지난해부터 세부 사안에 대한 협상을 해왔고 3월부터 전개될 본협상에 대비해 관계 부처와 협의해 준비중"이라며 "환경회의 등에서 처럼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중재자 입장에서 협상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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