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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이 멸종하면, 그 다음은 인류?

생물다양성의 해…전 세계 동식물 중 30% 멸종위기


“꿀벌이 멸종하면 다음은 인류 차례다.”

앨버트 아인슈타인이 남긴 의미심장한 말이다. 그만큼 꿀벌이 인류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현화식물 가운데 70% 이상은 꿀벌과 같은 곤충의 수분활동이 필수적이다.

수분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단기적으로 보면 과일, 곡물 등 작물 재배량이 심각하게 떨어진다. 식량 값이 오르고 애그플레이션이 나타난다. 애그플레이션은 곡물가격 상승으로 일반 물가 역시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굶는 사람이 급증한다. 사회적 혼란이 싹 틔운다.

아인슈타인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0090년 4월 경북 문경시에서는 꿀벌 수백만 마리가 떼죽음 당했다. 일본 나가노 현에서도 꿀벌 230만 마리가 갑자기 죽었다. 비슷한 시기 일본 농림수산성은 이바라키, 아오모리 등 7개 현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데 최대 1000만 마리가 부족하다고 보고했다. 일본은 2007년 가을부터 꿀벌 수가 크게 감소했다. ‘꿀벌 실종 사건’이라 불릴만하다.

동북아시아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꿀벌 실종은 2006년 미국 펜실베니아 주에서 처음 보고됐다. 2007년 3월 CNN은 6개월간 꿀벌이 50~90% 줄었다는 양봉업자의 말 전했다. 이에 앞선 2006년 미국 농무부 연구청은 반년사이에 꿀벌 수가 25~4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학계에서는 이를 군집붕괴현상(CCD)라고 부른다. CCD는 일벌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꿀벌 무리는 여왕벌, 수벌, 일벌로 이뤄져있다. 문제는 CCD의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만 환경 스트레스, 해충, 질병, 잔류 농약, 환경오염 등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국립농업과학원 잠사양봉소재과 최용수 박사는 “아직까지 정확히 보고 된 사례는 없다”면서도 “국내에서도 언제든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생물다양성의 해…꺼져가는 생명들


문제는 꿀벌에게만 있지 않다. 꿀벌보다 열악한 상황에 몰린 동식물이 1만 종이 넘는다. 유네스코가 올해를 ‘세계 생물다양성의 해’로 정한 것에는 이런 위기의식이 녹아 있는 셈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보고 된 동식물 가운데 30%가 멸종위기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전체 포유류의 20%, 양서류의 30%, 파충류의 25%, 식물의 70% 가량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숫자가 자그마치 1만7300여 종이다.

하지만 이미 멸종했거나 멸종위기에 놓인 동식물은 이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동식물이 무궁하기 때문이다. IUCN 역시 “이번 결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수십 억 나그네비둘기 멸종까지 불과 70여년


호랑이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수천 마리밖에 남아있지 않다. 호랑이는 원래 8종이 살았다. 하지만 발리 호랑이는 1939년에 마지막 모습이 확인됐고, 카스피 호랑이는 1968년, 자바 호랑이는 19779년 자취를 감췄다. 이제 남은 호랑이는 시베리아, 벵골, 인도차이나, 남중국, 수마트라 호랑이 등 총 5종. 그마저도 위태롭다.

인도야생동물보호협회(WPSI)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인도 지역 내에서 밀렵으로 죽은 호랑이 수가 372마리에 달한다. WPSI는 “죽은 채로 발견된 호랑이 수도 상당하지만 이 통계에 포함시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생존의 갈림길에 서있는 셈이다. ‘호랑이의 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8종 가운데 3종은 멸종했다. 5종의 호랑이가 남았지만 그마저도 밀렵 등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인류의 먼 친척격인 유인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003년 4월 아프리카 가봉에 사는 웨스턴 로우랜드 고릴라를 표지사진으로 꼽았다. 표지제목은 아프리카 유인원 보호. 네이처는 “전 세계 살고 있는 고릴라의 80%, 침팬지의 대부분이 가봉과 콩고민주공화국에 서식한다”며 “1983년부터 2000년 사이 가봉 지역에서 유인원의 수가 반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기계 벌목이 증가하고 상업적 사냥이 늘어난 탓이다.

지난해 11월 네이처는 ‘위기 속 생물다양성(BIODIVERSITY IN CRISIS)’이란 말을 표지문구로 뽑았다. 6년 만에 유인원에서 모든 동식물로 그 범위가 확대된 셈이다.

실제로 그렇다. 미얀마, 태국 등 인도차이나반도에 사는 자바코뿔소는 60마리 미만이 남았다. 1976년 130만 마리였던 아프리카 코끼리는 불과 10여년 만에 반수로 줄었다. 19세기 하늘을 가득 메우며 날던 나그네비둘기는 미국 신시내티 동물원에 남아있던 마지막 한 마리가 1914년 숨지면서 완전히 멸종됐다. 나그네비둘기가 사라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70여년이었다.

경제논리를 앞세운 인간의 욕망 앞에 말하지 못하는 동식물은 죽음의 길로 내몰리는 셈이다. 유엔은 지난 11월 ‘생물다양성의 해’를 앞두고 낸 보도 자료에서 “인간 활동의 결과로 자연 상태보다 1000배는 빠르게 생물종이 없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양성은 삶의 기반”


전문가들은 동식물이 없어질수록 인간 역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따오기 복원에 성공한 박희천 경북대 생물학과 교수는 “여러 개발활동으로 인류는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지구를 만들고 있다”며 “동식물이 사라져 균형이 깨지면 작은 충격만으로도 큰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감자 종을 획일화한 결과 모든 감자가 전염병에 감염돼 초래한 1840년 아일랜드 대기근과 같은 일이 또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근으로 아일랜드 인구 중 20%가 목숨을 잃었다.

김은식 한국생태학회장은 “동식물은 서로 얽혀 살아가기 때문에 다양성은 삶이 존재하는 바탕”이라며 “다양성이 단순화되면 인간 역시 지구상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동식물 종의 가치를 알고 보존하는 게 인간 멸종을 막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생물 종은 결국 생태계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종 보존과 함께 생태계를 보호하려는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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