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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난자에 접근할 때와 방법 정확히 알아





수정확률 높이려 속도 시점 조절… 불임 치료에 활용 기대
‘정자가 무식할 거란 편견은 버려.’

수많은 무리와의 경쟁 속에서 정자가 난자와의 만남에 성공하려면 정자는 무식하게 무조건 빨리 헤엄쳐 나가기만 하면 되는 걸까.

그렇지 않다. 난자로 향한 험난한 길을 헤쳐가려면 정자에겐 적당한 스피드와 타이밍이 중요하다.

암컷의 몸속으로 배출된 정자가 처음부터 무턱대고 최고 속도로 돌진할 경우, 정자는 난자에 닿기도 전에 힘이 빠져버리고 만다.

힘을 아끼기 위해 천천히 움직인다면 정자는 제때 난자를 만날 수 없다. 정자가 난자와 상봉에 성공하려면 난자와 가까워질수록 스피드를 높여야 한다.

어떻게 정자는 자신이 언제 잽싸게 움직여야 할 때를 아는 걸까. 정자의 유영에 대한 비밀이 드디어 밝혀졌다. 이를 통해 새로운 남성 피임법이 개발되거나 반대로 정자의 움직임이 약해 불임이 되는 일을 개선할 길이 열렸다.

이번 연구는 최고의 생명과학 학술지 ‘셀(Cell)’ 2월 5일자 표지를 장식했다.




●정자 유영의 비밀 밝혀져
정자의 움직임은 내부의 산성도(pH)에 따라 달라진다. 알칼리성이 될수록 정자는 빨리 움직인다.

남성 생식기는 높은 산성을 띤다. 이곳에서 정자 역시 강한 산성을 띠면서 가만히 머물러 있다. 그러던 정자가 여성 생식기 안으로 들어가면 산성도가 높아지면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난자에게 가까이 갈수록 알칼리성이 강해지면서 최고의 속도를 낸다.

이 점은 과학자들이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과학자들이 잘 알고 있던 사실이다. 그러나 어떻게 정자가 산성도를 바꾸는지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의 생리학자 유리 키리초크(Yuriy Kirichock) 박사 연구팀이 그 비밀을 밝혀냈다


 

●난자 가까이 갈수록 속도 낸다


정자는 산성도를 높여 알칼리성이 되려면 내부에 있는 양성자를 밖으로 배출해야 한다. 정자 내부는 양성자가 바깥보다 1000배나 많다. 어떻게 정자가 때를 알고 양성자를 바깥으로 내보내는지는 그동안 의문이었다.


키리초크 박사 연구팀은 양성자를 바깥으로 내보내는 길을 찾았다. 정자의 표면에서 양성자를 내보내는 구멍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구멍을 ‘Hv1 proton channel’이라고 명명했다.

이 구멍은 정자가 난자에게 가까이가면서 확 열린다. 그 결과 양성자가 바깥으로 나가고 정자 내부는 알칼리성을 띠면서 속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구멍이 어떻게 때를 알고 문을 여는지도 알아냈다. 이 구멍은 여성의 생식기에 있는 아난다마이드(anandamide)라는 물질과 반응했다. 아난다마이드는 특히 난자 주변에서 농도가 높다. 그 결과 난자 주변에서 정자는 가속할 수 있는 것이다.




●대마초 피면 불임이 되는 이유와 관련돼


이번 연구는 대마초를 피는 남성들이 왜 불임이 되는지와 관련이 있다. 아난다마이드는 대마초에 들어있는 각성제 성분인 카나비노이드(cannabinoid)라는 물질과 닮았다. 키리초크 박사는 이 성분 때문에 “대마초를 피면 정자가 활성화되면서 몇 시간 내에 힘을 다 써버린다”고 설명했다.

이 분야 관련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가 앞으로 남성의 생식능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셰필드 대학의 남성생식학자 알랜 페이시(Allan Pacey) 박사는 “이번 연구로 새로운 남성 피임법이 개발되거나 반대로 불임의 원인인 운동성이 약한 정자를 움직이게 할 방법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미용 동아사이언스 객원기자 pmiy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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