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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마로 디스크 고친다.





고려대 의대, 섭씨 4000도 플라스마 환부 순식간에 없애
개인사업을 하던 김남식 씨(가명·43)는 악성 척추 추간판(디스크) 탈출증 환자였다. 2년 전부터 허리가 아프더니 지난해에는 다리 마비 증세가 나타나면서 10분도 걷기 어려워졌다. 김 씨는 지난해 가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병원에서 플라스마로 튀어나온 추간판을 없애는 치료를 받았다. 바로 다리 마비증상이 없어졌고, 2주 만에 허리통증이 사라졌다. 김 씨는 2개월 후 캄보디아로 여행까지 다녀왔다.

연구소나 첨단산업에서 각광받던 플라스마 기술이 최근 병원까지 진출했다. 플라스마는 기체와 비슷하지만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돼 있어 훨씬 자유롭게 움직인다. 흔히 고체 액체 기체에 이어 제4의 물질 상태로 불린다. 에너지가 강해 인체 조직은 물론 병원균, 유기물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김 씨를 치료한 고려대 재활의학교실 이상헌 교수가 이용한 것도 자신이 개발한 플라스마 치료기다. 1mm 굵기의 가는 관을 사람 몸속에 넣은 뒤 플라스마를 이용해 환부를 지져 없앤다. 레이저나 전기를 사용해 태우는 방식도 있는데 이 경우 온도가 300∼400도다. 까맣게 탄 재가 몸속에 그대로 남아 2차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플라스마는 4000도 이상 온도를 올릴 수 있고 전자의 에너지가 워낙 높아 재가 남지 않는다. 이 교수는 “물질의 분자구조를 끊어버리기 때문에 환부가 순식간에 증발된다”며 “효과는 외과수술 못지않은데 부작용은 훨씬 적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06년부터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30여 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플라스마 치료기의 관 끝에는 작은 전극 두 개가 붙어 있다. 관을 추간판 가까이 삽입하고 전압을 걸면 전극 사이에 순간적으로 전기가 흐르면서 벼락이 치듯 플라스마가 발생한다. 이 플라스마의 뜨거운 열과 높은 에너지가 튀어나온 추간판을 증발시켜 버린다. 장치를 공동 개발한 김곤호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이 원리를 이용해 다양한 의료장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플라스마를 이용해 초기 위암을 치료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내시경을 이용해 플라스마 불꽃을 넓게 뿜어내 암덩어리를 증발시키는 것이다. 위벽 안쪽에 넓게 퍼져 있는 위암은 수술로도 치료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플라스마는 멸균, 소독용으로도 자주 활용된다. 인공관절, 임플란트, 각종 수술도구 등은 요즘 대부분 플라스마로 살균한다. 세균과 바이러스를 모두 죽일 수 있고 유해가스도 배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스팀이나 가스를 이용한 멸균은 20시간 이상 걸리지만 플라스마를 사용하면 40분이면 가능하다. 국가핵융합센터 유석재 융복합플라스마연구센터장은 “플라스마를 의료에 적용하는 ‘플라스마 메디슨’ 연구를 통해 의료의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대버(의학용 시신)를 통해 실험한 플라스마 치료사진. 추간판(디스크) 내부에 검은 자국이 전혀 없이 환부가 증발한 것이 보인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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