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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인류, 땅속에 살까?





한파-지진에도 안전


2010년이 시작된 지 두 달도 지났지 않았지만 커다란 한파와 지진이 일어났다. 9일 경기도에서 이어 16일 울산 앞바다에서 진도 3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다. 빙하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고 큰 지진이 판 경계를 무르게 만들어 또 다른 대형 지진을 유발할 것이라는 학설도 제기됐다. 한파와 지진을 피해 인류가 살 곳은 어디일까.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하공간환경연구실 신희순 박사는 “당장 우주나 바다 속에 살 수 없는 이상 인류가 갈 곳은 땅 속”이라고 말했다. 지하공간은 지상이 영하 30~40도로 내려가도 항상 영상 15도 정도를 유지하며 단층이 지나가지 않는 이상 흔들림이 적어 지진에 붕괴될 위험도 낮기 때문이다.



지하공간이 지하철이나 지하도처럼 평평한 땅을 파고 들어가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산을 관통하는 터널처럼 산이나 언덕 내부를 파내고 만든 곳도 지하공간이다.

사실 지하공간은 국내에서도 오래전부터 대피소나 군용 벙커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대개 햇빛이 들지 않고 통풍이 되지 않는 ‘지하실’ 같은 분위기였다. 이런 지하실이 광섬유나 공기를 제어하는 기술의 도움을 받아 지상의 건물 못지않게 바뀌었다.

신 박사는 “실제로 해외에서는 지하공간을 거주지나 문화공간으로 사용한 사례가 많다”며 “혹독한 환경에 견디기 위한 인간의 지혜”라고 설명했다.





미국 캔자스시티에는 석회석 광산을 개조해 만든 아파트가 있다. 석회석을 채굴하느라 커다란 산에 뚫은 갱도(동굴)를 방이나 통풍구로 만들었다. 산 전체가 하나의 아파트인 이곳에는 5000명이 산다.

캔자스시티에 이런 독특한 아파트가 생긴 것은 대형 회오리바람인 토네이도 때문이다. 캔자스시티는 강력한 토네이도가 발생해 일반 건물이 종종 붕괴된다. 하지만 단단한 암반이 외벽을 이룬 ‘산 아파트’는 웬만한 강풍에는 끄덕도 않는다.

폭설과 한파가 잦은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도 지하공간을 유용하게 사용한다. 1994년 동계올림픽이 열린 릴레함메르의 남쪽 여비크에는 지하공간에 건설된 세계 최대 규모의 아이스하키 경기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올림픽 아이스하키 경기가 치러졌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이 지하공간은 수영장과 쇼핑몰, 음악회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신 박사는 “지하에 건설된 음악회장은 내부가 암반으로 이뤄져 소리 울림이 좋다”고 말했다.

단단한 암반은 지하공간을 활용하는데 필수 요소다. 충격과 진동으로부터 구조물의 붕괴를 막고 내부 온도가 외부 환경에 쉽게 변하는 것을 방지한다. 암반은 단단한 정도에 따라 연암과 경암으로 분류되는데, 지하공간을 만든다면 경암으로 둘러싸이는 편이 낫다.





신 박사는 “한반도의 땅은 얕게는 50cm만 파도 단단한 암반이 나온다”며 “경암이 많아 지하공간 개발에 유리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남 여수에는 지하의 단단한 암반 속에 건설된 세계 최대 규모의 LNG 비축기지가 있을 정도다.

“한반도에는 평지가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면 지하공간으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산이 많은 셈입니다. 서울만 봐도 남산이나 송파구 가락시장 인근의 산은 주거지나 식량저장고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우주나 바다 속보다 가까운 지하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의 환경에 적응할 확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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