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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속도전… ‘썰매 VS 스키’ 누가 이길까




왼쪽부터 봅슬레이, 루지, 알파인스키. 동아일보 자료사진.

봅슬레이-루지-스키 순으로 빨라… “변수 다양해 스키가 1등 할 수도”


겨울의 향연이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모인 선수들이 13일(한국시간) 열린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눈과 얼음 위를 달린다. 피겨 등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선수들은 목표는 오직 한 가지다. 남들보다 1000분의 1초라도 더 빨리 골인하는 것이다.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빠른 종목은 뭘까. 썰매 종목이 강세다. 그 중에서도 ‘봅슬레이’가 최고 속도를 자랑한다. 역대 최고기록은 시속 201km. 보통 140km이상의 속도를 낸다. 하지만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의 속도 챔피언은 시속 139.3km를 기록한 누워서 타는 썰매 ‘루지’였다. 엎드려 타는 썰매인 ‘스켈레톤’도 매번 120km 이상의 속도를 내 호시탐탐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썰매 삼총사가 빠르다곤 하지만 스키도 무시하기 어렵다. 눈 덮인 산을 최단거리로 내리달리는 ‘알파인스키 활강’경기는 시속 130km를 넘나든다. 운만 좋다면 벤쿠버 올림픽에서는 1위도 노려볼 만한 속도다. 실제로도 동계스포츠 중 가장 빠른 종목은 썰매가 아니라 스키다. 올림픽 종목은 아니지만 속도를 측정해 순위를 정하는 ‘스피드스키’는 70도의 경사 300m를 직선으로 미끄러져 내리는 종목으로 역대 최고 시속은 251.4km에 달한다.




●경사도 높은 스키 VS 마찰 적은 썰매


썰매나 스키 모두 눈이나 얼음 위에서 중력을 이용해 미끄러져 내리는 시합이다. 당연히 경사가 가파른 쪽이 유리하다. 스피드스키 정도는 아니지만 알파인스키 경기장도 경사가 30~40도나 된다. 봅슬레이나 루지 등 썰매 종목은 경사가 10도 내외다. 하지만 동계올림픽에서는 스키보다 썰매가 한 수 위의 속도를 자랑한다. 왜 그럴까.

최규정 체육과학연구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은 그 첫 번째 이유로 얼음이 눈보다 더 잘 미끄러진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스키는 눈 위에서 타지만 썰매는 매끈한 얼음 위에서 탄다”며 “눈의 마찰계수는 0.06 정도지만 얼음은 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최 실장이 두 번째로 꼽은 원인은 썰매와 스키의 무게 차이다. 무거우면 마찰도 커지지만 얼음 위에서는 가속도도 늘어나 이익이 더 크다. 2인승 봅슬레이는 290kg, 4인승은 630kg이나 나간다. 스키 선수 한 사람의 몸무게는 무거워 봐야 100kg 정도니 큰 차이가 난다.

스키나 썰매의 날도 변수가 된다. 얼음위에서는 날이 날카로울수록 마찰열이 높아져 활주력이 좋아진다. 루지는 스케이트처럼 날카로운 날을 쓰지만 스켈레톤의 날은 손가락 마디 정도로 두껍고 뭉뚝하다. 봅슬레이는 그 중간 정도다. 반면에 스키는 손바닥 정도로 넓은 합성수지(Ptex) 바닥으로 미끄러져야 하므로 썰매에 비해 불리하다.







2006년 평창월드컵알파인스키대회에 참가한 노르웨이의 악셀 룬트 스빈달 선수가 슬로프를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뛰어난 스키선수는 속도손실을 줄이기 위해 스키의 옆날을 설면에 꼽아 미끄러짐 없이 회전하는 카빙기술을 주로 이용한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트랙 도는 썰매 VS 기술로 극복하는 스키


이 밖에도 스키와 썰매의 속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원인이 있다. 코너를 도는 방법이다. 썰매 3총사는 모두 얼음트랙(슬라이딩센터)의 안쪽을 돌면서 질주한다. 이탈방지벽이 옆을 막아 주기 때문에 달아날 곳이 없어진 원심력이 관성과 합쳐져 다시 속력으로 바뀐다. 이에 비해 스키는 인위적으로 방향 전환을 해야 하므로 속도가 줄어드는 것을 피할 수없다.

결국 봅슬레이나 루지, 스켈레톤의 속도는 트랙이 어떤 형태로 설계됐는지가 중요하다. 휘슬러 슬라이딩센터는 루지 최고 시속이 160km에 육박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코스로 알려져 있다. 스키는 어떨까. 썰매종목 만큼은 아니지만 원심력을 속도로 바꿔 주는 방법은 있다. 스키를 기울여 옆쪽의 날(엣지)을 눈 속에 박아 넣어 미끄러짐 없이 회전하는 ‘카빙’기술을 사용하면 된다. 시합 당일 눈이 다져져 있는 상태, 기문의 숫자와 위치, 코스의 모양 등이 변수다.

물론 가장 중요한 조건은 운동선수의 기량이다. 스키, 썰매 선수는 모두 시속 120km를 훌쩍 뛰어 넘는 빠른 속도와 체중의 4배가 넘는 압력을 견뎌내야 한다.

이대택 국민대 체육학부 교수는 “사람은 운동을 할 때 장력을 감지하는 골지건기관, 근육의 수축·이완을 느끼는 근방추신경, 시력, 전정기관 등 4가지 감각을 복합적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런 감각은 모두 중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철저한 적응훈련이 필요하다”며 “연습 때 극한 상황을 자주 체감해 보아야 시합 당일날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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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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