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척박사 연구소

척척박사 연구소과학이야기제목별로 보기해설이 있는 과학

해설이 있는 과학

최신 소식 속에 담긴 다양한 과학정보에 대한 해설입니다.

5억년 전 삼엽충 족보, 우리 손으로 밝힌다




강원도 태백에서 발견된 삼엽충 ‘바실리엘라(Basiliella sp.)‘의 화석. 약 4억 9000만 년 전부터인 고생대 오르도비스기 지층에서 발견됐고, 몸길이는 약 15㎝이다.(사진제공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


[어린이과학동아] 화석과 고생물 연구의 최전선 다뤄
“길이 수㎝에서 수십㎝, 전세계적으로 5000속 2만 종 이상이 존재했었고 한반도에는 약 300종 정도가 살았던 것으로 추정. 약 5억 4300만 년 전 등장해 1억 년 동안 전세계 바다 속을 지배하다 쇠퇴하기 시작, 2억 4800만 년 전 멸종. 생존기간 약 3억 년.”

어떤 생물의 프로필일까? 바로 고생대에 살았던 절지 동물 ‘삼엽충’이다. 몸이 머리, 가슴, 꼬리의 세 부분으로 나뉘기 때문에 ‘세 조각(삼엽)’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동물은 전세계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화석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영국 작가 토머스 하디의 소설 <푸른 눈동자>의 무대였던 남웨일즈 지역과, 기괴한 고생대 생물 화석이 대거 발견된 것으로 유명한 캐나다 남부 버제스 지역이 삼엽충 화석 산지로 유명하다.

그런데 정작 세계의 삼엽충 연구를 선도하는 곳은 영국이나 캐나다가 아니다. 바로 한국의 강원도가 삼엽충 연구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 5억 년 전, 지금의 강원도 태백과 영월 지역은 각각 얕고 깊은 바다로, 바다동물인 삼엽충들의 천국이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육지가 된 이 지역에서는 매년 다양한 크기의 삼엽충 화석이 대거 발견되고 있다.

이렇게 화석이 풍부하다 보니 일제시대였던 1924년부터 일본인 학자들이 삼엽충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일본에는 고생대 바다에서 만들어진 지층이 없어 삼엽충 화석을 구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그런데 이때의 연구가 전세계 삼엽충 연구의 기틀을 다지는 결과가 됐고, 지금은 한국에서 나는 삼엽충 연구를 참조하지 않고는 삼엽충 연구를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현재는 이들 삼엽충 연구를 우리 학자들이 주도하고 있고, 특히 삼엽충의 성장 과정과 ¡Ç족보(진화계통)¡Ç를 밝히고 있는 서울대학교 최덕근 교수의 연구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다.





삼엽충뿐이 아니다. 한반도는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새로운 공룡 화석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인 화석 발굴지로 꼽히고 있다.

한반도 남부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지층은 공룡이 활동하던 중생대 지층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연구가 많이 진행된 지층이 후기 쥐라기와 백악기인데 비해 우리나라의 지층은 전기 쥐라기(2억 600만 년 전 이후)와 전기 백악기(1억 4400만 년 전 이후)에 집중돼 있어서 발견되지 않은 공룡 화석이 나올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편이다.

또 한반도가 중생대에도 현재처럼 유라시아대륙과 북아메리카대륙 사이에서 지정학적 다리 역할을 했던 만큼, 공룡의 진화사를 연구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해 경기도 화성 전곡항에서 발견된 원시뿔공룡 화석 역시 평범한 초식 공룡이 ‘트리케라톱스’ 등 화려한 뿔이 난 공룡으로 진화하는 중간 과정의 모습을 보여 주는 화석의 예이다.




중국 남부 구이저우성 웡안의 채석장에서 발견한 6억 년 전 초기 동물의 수정란 화석. 공 모양의 수정란 화석 하나의 크기는 400~500㎛이다. (사진제공 : Shuhai Xiao, 사이언스/AAAS)



전통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화석은 미화석, 즉 미생물의 화석이다. 미화석은 1㎜보다 작은 화석으로, 규조류나 유공충, 원생동물의 배아, 꽃가루 등의 화석이 포함된다.

검은 셰일 등 퇴적암을 갈아서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꽃이나 별, 자루나 공 모양을 한 다채로운 입체 구조물이 관찰되는데, 대개 멀게는 수억 년 전부터 수천만 년 전까지 한반도의 지층 위에서 생활했던 작은 생물의 흔적이다. 작고 부드러워서 화석으로 남기 어려우리라는 예상과 달리, 오히려 작기 때문에 쉽게 분해되지 않고 고스란히 돌 속에 보존될 수 있다. 미화석은 전세계적으로 고생대 이전의 원시 생명체의 진화 역사를 밝히는 데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이밖에 한반도에서는 아직 본격적으로 연구되고 있지 않지만, 식물 화석과 인류의 조상인 영장류 화석 연구 역시 최근 고생물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식물 화석은 과거의 기후 등 환경을 연구하는데 도움을 주며, 영장류는 인류의 기원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이제 화석이 단순히 지층의 시대를 구분해 주는 증거로 연구되던 시대는 끝났다. 오히려 환경과 생물, 인류학 등 인접 학문에 빛을 던져 주는 연구 분야가 된 것이다. ¡Ç어린이과학동아¡Ç 2월 15일호에서는 국내외 화석 연구의 현 주소를 보여 주는 더 다양한 사례는 물론, 지난 해 미국의 과학 저널 ‘사이언스’가 2009년 최고의 과학 성과로 꼽았던 인류의 조상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에 대한 연구 결과를 쉽고 재미있는 특집기사로 만나 볼 수 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내과학상자담기  E-MAIL 프린트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RSS

나도 한마디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목록


내 당근 보러가기

내 뱃지 보러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