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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짜리 썰매, 주 재료는 ‘탄소’





40년간 레저·스포츠 분야 이끈 카본복합재료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 대부분은 썰매, 스키, 스케이팅 선수들을 막론하고 대부분 머리에 헬멧을 쓰고 있다. 만약에 대비해 머리 부상을 막기 위해서다. 단순한 플라스틱 덩어리로 생각하기 쉽지만 대부분 수십만 원이 넘어가는 고가품이다.

이런 헬멧 제작에 가장 흔히 인기 있는 재료는 ‘카본복합재(Carbon Composite)’다. 강철보다 튼튼해 머리보호효과가 큰 데다 무게도 가벼워서 목에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본복합재를 단순히 헬멧용 소재로만 생각해선 곤란하다. 각종스포츠 용품 제작에는 최적이기 때문이다.

카본복합재가 세상에 처음 선보인 것은 벌써 40여년 전. 그러나 알루미늄 합금, 세라믹, 신개념 플라스틱 등 첨단소재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지금까지도 이 카본복합재에 대한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스포츠 마니아들은 “3~4배 가격을 주더라도 카본으로 만든 제품을 사면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왜 그럴까.




● 40년간 레저, 스포츠용품 분야 석권


카본복합재를 만들려면 먼저 ‘카본섬유’를 뽑아내야한다. 탄소가 주 성분인 입자를 만들어 7㎛(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정도로 가늘게 뽑아낸다. 머리카락 굵기가 100~200㎛ 정도다. 이것을 엮어 다시 천으로 만든다. 일종의 직물인 셈이다.

이 카본섬유에 원하는 형태로 만들기 위해 플라스틱과 섞어 굳혀내면 카본복합재가 된다. 플라스틱을 섞는 순서나 방법, 카본의 함량, 형태에 따라 성능도 제각각이다. ‘그라파이트’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탄소함량이 높아질수록 튼튼해지고 낮아질수록 탄성이 좋아진다.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카본복합재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시속 150km 이상으로 얼음트랙을 도는 봅슬레이 썰매는 카본복합재와 세라믹으로 만든다. 고가의 재료가 대량으로 쓰이다 보니 가격은 1억 원~ 1억200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그 덕분에 무게가 가벼워지고 공기저항도 덜 받는 구조로 만들 수 있다. 이 뿐 아니라 진동을 계속해서 잡아 주어야 하는 스키판의 심재(내부재료), 스키선수들의 폴(막대), 스케이트 선수들의 신발 등 거의 대부분의 동계 장비에 필수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카본복합재가 쓰이는 것은 동계올림픽 분 아니다. 자전거의 몸체, 카메라용 삼각대 등 각종 레저, 스포츠 용품 제작에 안 들어가는 곳이 없을 정도다. 항공기의 날개나 우주선의 몸체 제작에도 사용되는 만능소재다.

한국재료연구소 복합재료연구그룹 엄문광 연구원은 “카본복합재가 세상에 나온 지 4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스포츠 용품을 만들기 위해선 이만한 소재가 없다”고 밝혔다.






● 강철보다 5배 가볍고 5배 더 튼튼해


카본복합재의 어떤 점 때문에 이렇게 인기가 높을까? 카본복합재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것은 같은 부피의 강철보다 5배나 더 튼튼하고 무게도 강철보다 5배 더 가볍다. 같은 무게의 강철보다 25배나 더 튼튼한 셈이다.

엄 연구원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소재기술의 발달로 탄소복합재 자체의 성능도 좋아지고 있다”며 “무게는 큰 변화가 없지만 강도는 30~40% 가량 우수해 졌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산업적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소재 중에는 아직까지 탄소복합재를 능가할 만한 소재는 아직까지 없다고 설명한다.

꼭 한 가지 기대받고 있는 신소재는 있다. ‘탄소나노튜브’다. 이 신소재는 섬유의 지름이 수∼수십 나노미터에 불과해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구리처럼 전기가 흐르고, 열전도율도 자연계에서 가장 뛰어난 다이아몬드와 같다. 강도는 철강보다 100배나 뛰어나다. 더구나 현재 카본복합재를 만드는 탄소섬유는 자기모양에서 1%만 변형시켜도 끊어지는 반면 탄소나노튜브는 15%가 변형되어도 견딜 수 있다. 강도와 탄성 면에서 모두 월등히 우수한 셈이다.





하지만 아직 탄소나노튜브를 실용화 하긴 어렵다. 스포츠 관련 제품 등을 만들려면 먼저 길다란 섬유로 뽑아 직물형태로 만들어야 하는데 탄소나노튜브를 이렇게 길게 뽑아내는 기술은 아직까지 없기 때문. 이 때문에 산업기술계에선 탄소나노섬유를 섬유로 뽑아내는 기술을 경쟁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소재 과학자들은 탄소나노튜브 역시 탄소원자의 배열 순서만 바뀐 탄소소재라는 점에서 결국 가공방식은 현재의 카본복합재와 같아질 것으로 보고있다. 결국 카본복합재의 경쟁자는 같은 카본복합재 뿐인 셈이다.

이런 탄소섬유산업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 정책에 힘을 쏟으면서 자동차나 비행기 등 다양한 운송수단의 무게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차량 중량을 1% 줄일 때마다 연료소비효율이 1%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

최근 한화그룹 계열인 한화석유화학도 탄소나노섬유를 사용한 자동차 부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탄소섬유를 사용할 경우 자동차 외장재의 무게를 60% 가까이 줄일 수 있어 연비 상승은 물론 배기가스 배출량도 크게 낮출 수 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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