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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은 수컷없이 어떻게 종을 유지할까





네이처 발표, 염색체 2배 불려 다양성 유지
수컷 없는 세상이 가능할까. 실제로 그런 동물이 있다. 미국 남서부와 멕시코에 주로 서식하는 채찍처럼 꼬리가 긴 도마뱀(whiptail lizard)의 일부 종이 주인공. 수컷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채찍꼬리 도마뱀은 건강한 새끼들을 낳고 산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이 문제가 드디어 풀렸다. 해법은 염색체 수를 2배로 늘리는 것이다.




● 암컷만 있는 도마뱀, 어떻게 유지되나


1960년대부터 과학자들은 채찍꼬리 도마뱀 가운데 일부 종들(Aspidoscelis 속에 속하는 종들)이 암컷으로만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 이들 도마뱀이 수컷으로부터 신성한 유전자를 받아들이지 않고도 유전적 다양성을 이뤄내 좋은 품종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그동안 의문이었다.

수컷 없이 새끼를 낳는다는 것은 자식이 어미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는다는 얘기이다. 이를 교미가 없이 이뤄지는 생식이라고 해서 ‘무성생식’이라고 한다.

무성생식은 암컷이 수컷을 만나야 하는 어려움이나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좋다. 그러나 어미와 자식이 유전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무성생식은 유전적으로 외부와 단절되어 있다.

때문에 무성생식은 질병에 취약하고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힘든 유전적인 문제를 낳는다. 어미에게 일단 질병 유전자가 있다면 그 자손들은 대대로 그 유전자를 물려받는 것이다. 이런 무성생식은 혈연관계끼리 결합하는 근친교배보다 유전적 취약해 환경 적응에 매우 불리하다.

그러나 채찍꼬리 도마뱀은 이런 무성생식의 단점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염색체를 2배로 늘리는 방법을 쓰는 것이 아닌가하고 의심을 했다. 즉 염색체를 2배로 늘려 유전적 다양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 유성생식과는 정반대 전략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위치한 스토워스 의학연구소(Stowers Institute for Medical Research)의 생화학자 피터 바우만(Peter Baumana) 연구팀이 이 가설을 사실로 증명했다.

바우만 연구팀은 5종의 채찍꼬리 도마뱀을 수집했다. 이 가운데 2종은 암컷과 수컷의 교미로 자손을 낳는 유성생식을 하는 종이고 나머지 3종은 무성생식을 하는 종이다.

연구팀은 이 5종을 대상으로 난세포를 만드는 세포분열 과정을 전자현미경으로 직접 관찰했다. 그러자 무성생식을 하는 채찍꼬리 도마뱀의 비밀이 나타났다.

유성생식을 하는 인간의 경우 염색체가 46개다. 이 가운데 절반인 23개는 어머니로부터 나머지 23개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는다. 감수분열을 통해서 인간의 생식세포는 자신이 가진 46개 중 반만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식은 부모와는 유전자들로 구성될 수 있다.





반면 무성생식을 하는 채찍꼬리 도마뱀은 정반대의 전략을 취했다. 즉 분열과정에서 염색체 수를 2배로 늘리는 것이다. 어미의 염색체가 46개라면 난세포의 형성과정인 세포분열 초기에 세포는 92개를 갖는 것이다.

그런 다음 세포는 다시 반으로 쪼개져 최종적으로 46개의 염색체를 갖도록 성숙한다. 이 과정에서 염색체들은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할 수 새롭게 염색체를 조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이 점이 채찍꼬리 도마뱀이 수컷없이 살아가는 비결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자식이 갖는 유전자는 어미로부터만 오는 것이다. 유전적 다양성을 얻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종이 어떻게 오랜 기간 동안 유지되어 왔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지 지난달 21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박미용 동아사이언스 객원기자 pmiy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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