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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기지 특허’ 받았다





이태식-버놀드 교수 ‘굴착 로봇 시스템’ 등록


《인력이 약한 달이나 화성에서 큰 건물을 지으려면 어떻게 땅을 파야 할까. 또 어떤 굴착기가 필요할까. 최근 국내 연구진이 달이나 화성 기지, 행성 착륙선 등에 이용할 수 있는 ‘우주 특허’를 받았다. 달이나 화성에서 활동할 ‘땅 파는 로봇’에 관한 특허다.》

이태식 한양대 건설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달이나 다른 행성에서 쓸 수 있는 ‘자동 앵커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국내 특허청에서 이달 2일 받았다”며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방문해 현지 연구진과 이 시스템을 논의했는데 ‘미지의 행성에서 적용하기에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특허는 레오나드 버놀드 한양대 교수와 이 교수가 공동 등록했다.



● 굴착 로봇 달에서 힘주다


달의 인력은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인력이 워낙 약하다 보니 사람이든 로봇이든 똑바로 힘을 주고 서 있기조차 쉽지 않다. 이런 환경에서 드릴로 땅을 깊게 파는 것은 정말 어렵다. 몸이 자꾸 흔들리다 보니 힘을 제대로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교수와 버놀드 교수가 개발한 앵커 시스템은 굴착기나 건축물 지지대를 땅에 단단하게 고정하는 장치다. 먼저 달의 지표면에 드릴로 구멍을 낸 뒤 드릴 안으로 파이프처럼 긴 심을 박아 땅에 단단하게 고정한다. 그 다음부터는 강한 힘으로 땅을 파거나 큰 건축물을 지탱할 수 있다.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굴착 로봇의 다리에 이 시스템을 붙였다고 가정하자. 먼저 로봇이 달 표면에서 자신의 다리를 땅에 고정한 뒤 다른 드릴을 이용해 깊은 구멍을 팔 수 있다. 달착륙선의 다리에 이 시스템을 설치하면 착륙하면서 못을 박듯 착륙선이 땅에 단단히 붙는다.





이 교수는 연구실에 만들어놓은 앵커 시스템의 모형을 보여주며 “긴 파이프가 드릴이 파놓은 홈으로 들어가면 안에 설치한 지지대와 파이프의 두꺼운 머리 부분이 맞물리며 단단하게 고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달이나 화성 등 정체를 알 수 없는 토양에서 일어나는 예측불허의 반발력 등을 센서로 바로 측정해 처음에 계획했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의 다른 특징은 먼지를 흡입하는 기능이다. 땅 파는 작업을 하면 먼지가 많이 일어나는데 달에서는 약한 인력 때문에 먼지가 몇 달이나 계속 날아다니며 시야를 가린다. 연구진이 개발한 앵커 시스템에는 강력한 먼지 흡입 기능이 있어 작업 중에 생긴 먼지를 바로 제거할 수 있다. 이 교수는 “2년 전 미국토목학회에서 이 시스템의 초기 모습을 공개한 뒤 기능을 개선해 이번에 특허까지 받게 됐다”며 “꼭 우주가 아니더라도 오지나 극지에서 이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우주 토목 미래에 각광받을 것”


미국은 2020년까지 달에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유인(有人) 기지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러시아와 유럽연합(EU), 중국, 일본도 각각 독자적인 달 탐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2020년까지 달 표면 100km 상공에 탐사선을 보낼 계획이며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 달 네트워크(ILN) 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처럼 각국이 달 경쟁에 뛰어드는 데는 달에 매장돼 있는 엄청난 자원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달에 핵융합 발전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의 ‘헬륨3’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달에 있는 자원을 캐고 다시 지구로 보내려면 달에 사람이 사는 기지를 비롯해 채굴 시설과 운송관 등 각종 건축물을 지어야 한다. 그런 건축물을 짓거나 달의 지표에 단단하게 고정할 때 이 교수팀이 개발한 시스템이 도움이 된다.





이 교수팀은 지난해 달의 흙을 물 없이도 콘크리트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달 토양과 비슷한 경북 경주-포항 지역의 흙을 토대로 달 복제토를 만들고 물 대신 플라스틱 섬유를 녹여 콘크리트를 만들었다. 굳는 데 10분이면 충분하다. 연구팀은 앞으로 좀 더 크고 실용적인 달 콘크리트를 개발해 달 건축물을 짓는 재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우주 엘리베이터도 연구팀이 NASA와 협력을 늘리고 있는 분야다. 이 교수는 “1960년대 들어 과학소설(SF)이나 과학학술지 등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던 우주 엘리베이터 계획이 최근 NASA를 중심으로 많이 논의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8년 말 일본에 우주엘리베이터협회가 설립되는 등 다른 나라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주 엘리베이터는 거대한 우주 태양광발전소 등을 짓거나 통신위성을 연결하는 데에도 쓸 수 있다.

이 교수는 “우주에 진출하기 위해 우주선을 만드는 것도 꼭 필요하지만 우주 탐사에서도 우리가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달에서 자원을 캐고 기지를 만드는 ‘우주 토목’도 앞으로 첨단 학문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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