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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도전의 산물 NASA 우주복



| 글 | 고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 ㆍrijiang@hanmail.net |

우주복이 진화한 역사를 보면 높은 산을 오르려는 인간 등정의 역사와 비슷한 면이 많다. 우주나 높은 산 모두 사람의 발길을 쉽사리 허용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는 2004년 여름 인도 파미르 고원에 자리 잡은 해발 7500m의 무스타크아타에 오른 경험이 있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가만히 있어도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지상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힘든 신체 변화를 경험했다. 눈 덮인 산은 참 아름답지만 좀처럼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려고 하지 않으려는 듯 보였다. 우주도 마찬가지다. 검은 우주는 너무나도 아름답지만, 인간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특수 제작된 우주복을 입지 않는다면 우주는 애초에 인간에게 허락된 장소가 아니다. 우주복을 만드는 과학자들도 등반가들처럼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 속에서 한 발씩 우주에 다가서고 있다.





만에 하나 사람 몸이 지구 밖 우주에 그대로 노출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재미있게도 SF영화처럼 몸이 갑자가 부풀어 오르며 터지고 순식간에 피가 끓어 증발하거나, 곧바로 하얗게 얼어붙는 일은 일어나지는 않는다. 사람의 피부와 핏줄이 몸에 어느 정도 압력을 가해주기 때문에 피가 끓거나 몸이 팽창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고, 우주 공간의 온도가 아무리 낮아도 체온을 모두 빼앗기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약 10초가 지나서야 피부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고 15~20초 뒤 산소 부족으로 무의식 상태가 되며, 1~2분 후 생명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우주에서 신체 변화가 생각보다 서서히 진행된다는 사실은 여러 실험에서 이미 증명됐다. 1965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한 연구 시설의 저압실 안에서는 테스트 중이던 우주복이 터지면서 사람이 진공상태에 노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이 남성은 진공 상태에 노출된 지 약 15초 만에 의식을 잃었는데, 이는 산소가 부족한 피가 폐에서 뇌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이었다. 다행히 주변의 연구원들이 상황을 인식하고 재빨리 저압실 압력을 높이며 대처한 덕분에 그는 얼마 뒤 의식을 되찾았다. 사고가 난 뒤 작성된 보고서에 따르면 남자가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 기억은 입 속에 수분이 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주위의 응급조치가 늦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하기조차 끔찍하다.

이런 경우야말로 인간이 우주를 탐사하려면 어떤 위험을 극복해야 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극한의 우주 환경에서 인간의 생명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가 바로 우주복이다.




장시간 체류 우주인을 위한 인체공학 패션
미국 매사추세츠공대가 발행하는 공학전문지 ‘테크놀로지 리뷰’는 NASA가 개발 중인 차세대 우주복을 최근 공개했다. NASA의 새로운 우주복은 인간을 다시 달에 보내는 것뿐 아니라 달에 장기간 머물면서 기지를 건설하고 실험을 수행하는 우주인들이 작업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우주복 제작사인 미국 오셔니어링사는 새 우주복은 최대 150시간 동안 생명을 유지시킬 수 있으며, 위급 상황 시 지구와 직접 통신을 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차세대 우주복의 가장 큰 특징은 ‘플러그인플레이(plug-in-play)’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팔과 다리, 신발과 헬멧 등 부분별로 다른 종류의 우주복 몸통에 붙여 사용하는 신개념 시스템이다. 이 우주복 한 벌은 3가지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이번에 공개된 우주복은 비상시 체온을 유지해주고 생명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며 우주선이 발사될 때나 귀환할 때 주로 입는다. 또 우주복의 가장 바깥에 한 겹만 더 두르면 특별한 장치 없이 우주 유영을 할 수도 있다.





달 표면에서 활동할 때는 태양풍과 열을 차단하고, 쏟아지는 작은 우주 파편을 막을 수 있도록 견고하게 만든 몸통에 팔과 다리 부분을 연결하면 된다. 이처럼 모듈화된 우주복은 적은 비용으로 제작이 가능하고 우주복의 가짓수를 줄일 수 있어 그만큼 경제적이다. 또 우주복 숫자가 줄어든 만큼 더 많은 짐을 우주선에 실을 수 있고 우주선 내부를 그만큼 간단하게 설계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특히 새 우주복에 적용된 아코디언 모양의 관절은 눈길을 끈다. 인체공학적이기 때문이다. 공기가 꽉 찬 튜브를 반으로 접으려면 내부에 공간이 줄어드는 만큼 압력도 증가하기 때문에 반발력이 발생한다. 내부 압력이 높은 우주복을 입고 팔을 굽히기 어려운 이유도 이러한 반발력 때문이다. 하지만 관절 부분에 주름을 만들어 주면 한쪽 부피가 줄어들 때 그만큼 완충작용을 할 수 있어 팔다리를 구부리기가 한층 수월하다. 미국의 새 우주복은 종전 우주복에 사용하던 것보다 훨씬 발전된 형태의 관절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의 소콜 우주복과 유사한 점이 많다.







유인로봇시스템 테스트에 참여한 우주인들이 화물 운반용 차량(ATHLETE)을 조작하고 있다.
우주복 발전은 실패와 개량의 역사
우주복의 발전사를 훑어보면 실패와 도전의 끝없는 역사나 다름없다. 새로울 줄 알았던 차세대 우주복은 거의 이전 우주복들을 조금씩 개량한 것이다. 미국이 냉전시대에 옛 소련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머큐리, 제미니, 아폴로 같은 대형 우주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부터 우주복의 모체는 개발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오늘날 우주복의 전신은 군사 목적으로 높은 고도를 날아야 하는 정찰기의 조종사들의 옷에서 가져왔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 고고도(高高度) 전투기를 개발하는 데 주력해온 미 공군과 해군은 비행 중 급격한 압력 변화를 겪는 조종사가 쇼크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가압복의 일종인 ‘마크 IV’ 비행복을 개발했다. 가압복은 조종사의 몸을 압박해 혈액흐름이 급격히 변하는 것을 막아주는 특수한 옷으로, 주로 고고도 항공기나 초음속 실험 항공기를 모는 조종사들이 입었다. 원래는 조종사용으로 만들어진 마크 IV가 빛을 본 것은 1958년 미국의 첫 번째 우주사업인 머큐리 프로젝트가 시작하면서부터다. 이전까지 유인 우주 경험이 전혀 없었던 NASA 과학자들은 마크 IV를 개량해 우주복을 만들었다.





고고도 조종복을 기반으로 만든 머큐리 우주복은 네오프렌으로 코팅한 나일론을 속겹으로 하고 열을 막기 위해 알루미늄으로 도금한 나일론을 바깥쪽에 덧대어 만든 것이다. 팔꿈치와 무릎 부위는 구부리기 쉽도록 주름을 만들었지만 가압 상태에서 팔과 다리를 굽히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가압 상태 우주복은 마치 돌처럼 딱딱해서 웬만한 힘으로는 손목 하나 까딱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머큐리 우주인들은 평소엔 공기를 넣어 압력을 가하지 않은 상태로 입고 다녀야 했다.

머큐리에 이어 두 번째로 시작된 ‘제미니’ 프로젝트는 유인 달 탐사를 염두에 둔 사업이었다. 승무원의 수도 2명으로 늘어났고 우주 유영과 도킹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시도됐다. 우주복도 이와 같은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량을 거듭해야 했다. X-15 고고도 항공기의 조종복을 바탕으로 만든 제미니 우주복은 머큐리 우주복에 비해 내구성이 높아졌고 움직임도 자유로워졌다. 초기 모델인 ‘G3C’의 안쪽은 고무, 중간 고정층, 바깥쪽의 흰색 노멕스 재질의 천 등 총 6겹으로 이뤄졌다.

1960년대 초 처음 개발된 노멕스는 열, 화학물질, 방사능에 대한 내구성이 뛰어난 첨단 소재였다. 1965년 제미니 4호의 승무원인 애드워드 화이트는 노멕스로 만든 G4C를 입고 미국인 최초로 우주 유영에 성공하기도 했다. 제미니 7호 우주인들은 13일간 우주에 머물며 사람이 장기간 우주에서 지낼 수 있는지를 최초로 실험했다. 우주인들은 우주에 머무는 동안 지퍼를 넣어, 입고 벗기 쉽게 개량된 G5C 우주복을 착용했다.





우주인들은 발사 때나 도킹 때, 귀환할 때처럼 위험한 순간을 제외하고는 우주복을 벗고 간편한 비행복만 입고 있었다. 이를 계기로 우주복이 편해야 한다는 개념이 처음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실제 제미니 7호 우주비행사를 대상으로 실시된 실험에서 장기간 우주비행에서는 우주복 대신 비행복을 입는 편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도 최초로 밝혀졌다. 그 덕분에 아폴로 7호 우주인들은 우주 비행 중에 답답한 우주복을 벗을 수 있는 행운을 처음으로 누릴 수 있었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유인 우주 개발 사업은 얼마 뒤 뜻밖의 위기를 맞았다. 1967년 지상에서 훈련을 받던 아폴로 1호 승무원 3명이 사령선 안에서 발생한 불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모든 우주복에 불연성 재질을 반드시 사용하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되면서 우주인의 안전은 한층 강화됐다.




달에서 껑충껑충, 우주에서 붕붕 날다
우주개발 역사에서 최고의 하이라이트인 아폴로 프로젝트는 우주복 기술에도 비약적 발전을 가져왔다. 달 궤도를 도는 사령선과 달착륙선으로 이뤄진 아폴로 우주선은 승무원 3명이 한 팀을 이뤘다. 달에 내릴 때는 사령선에 승무원 1명이 남고 착륙선에는 2명이 탑승하며 자신의 임무에 따라 서로 다른 우주복을 입었다.

달에 내리는 임무를 맡은 우주인은 7겹으로 만들어진 ITMG (Integrated Thermal Micrometeoroid Garment)라는 보호복을 입고 사령선에 남는 우주인은 3겹으로 된 IVCL(Intravehicular Cover Layer)을 입었다. TMG는 달 표면의 날카로운 암석에 걸려도 잘 찢어지지 않도록 내구성이 강조됐다. 또 달 표면의 급격한 온도 변화에 견디도록 설계됐다. 달 표면을 돌아다니며 샘플을 채취하고 실험장비를 설치해야 하는 우주인들이 쉽게 피로를 느끼지 않도록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야 했다. NASA 기록물을 보면 아폴로 우주인들이 토끼처럼 달 표면을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비록 일부 영상에서는 부자연스럽게 걷고 있지만, 당시 우주복이 우주인들의 자유로운 움직임에 얼마나 큰 비중을 두고 만들어졌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972년을 마지막으로 아폴로 계획이 끝나자 미국은 우주왕복선이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우주왕복선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건설하고 보수, 관리하기 위해 자재와 우주인들을 실어 나르는 임무를 맡았다. 우주왕복선 승무원의 우주복은 발사와 귀환 때 입는 우주복과 선외 활동복을 완전히 분리했다는 점에서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지금도 발사대에서 손을 흔드는 우주왕복선의 우주인들은 밝은 오렌지색 옷을 입는다. 그 색깔 때문에 ‘펌킨 수트(pumpkin suit)’라고도 불리는 이 옷은 초창기 제미니 우주복과 비슷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 옷 내부에는 열이 쌓일 수 있기 때문에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냉각용 옷을 입는다.

1986년 챌린저호가 폭발하는 사고가 나기 전까지 우주왕복선 승무원들은 부분가압 방식의 원피스 우주복을 입었다. 하지만 사고 이후 NASA는 우주왕복선에 탈출 시스템을 추가하고 완전 가압방식의 우주복을 다시 도입했다. 현재의 우주복은 1995년에 도입된 ACES(Advanced Crew Escape Suit)로 등 뒤 배낭에는 낙하산과 1인용 구명보트, 비상 산소통 등 각종 생존 장비가 들어 있다.





하얗고 육중하게 생긴 우주왕복선의 선외활동우주복(Extra Mobility Unit, EMU)은 우주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ISS나 우주왕복선을 수리하는 데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EMU에는 안전고리와 케이블이 달려 있는데, 이들은 한쪽 끝을 우주선체에 연결하고 다른 한쪽 끝은 몸에 연결해 실수로 멀리 튕겨져 나가 ‘우주 미아’가 되지 않게 하는 안전 벨트 역할을 한다. 만에 하나 우주선에서 멀리 떨어져 나와야 할 때에는 배낭형 추진장치인 ‘세이퍼(SAFER, Simplified Aid For EVA Rescue)’를 등에 착용한다. 이 추진 장치는 조이스틱으로 조종이 가능하며 질소 가스를 분사해 1초에 3m씩 이동할 수 있다.







1972년 아폴로 17호의 우주비행사 해리슨 슈미트가 선외활동복을 입은 채 달 표면에 솟아 있는 거대한 바위 옆을 거닐고 있다.
예산 삭감 유탄 맞은 새 우주복
신형 우주복은 원래 NASA가 최근 5년간 추진해온 차세대 달 탐사 계획인 ‘컨스텔레이션(Constellation)’ 프로젝트에서 사용될 계획이었다. 컨스텔레이션 프로젝트는 신형 로켓과 우주선, 달 착륙선을 개발해 2020년까지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는 계획으로, 향후 유인 달기지 건설과도 연계돼 있다. 하지만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최근 국제적인 금융위기의 여파와 국내 경기 침체에 따라 2011년도 예산안에서 컨스텔레이션 프로그램의 예산을 전면 삭감하면서 사업이 불투명하게 됐다. 이 예산안이 미국 의회에서 그대로 통과된다면 앞으로 NASA의 달 탐사는 당분간 중지되고 유인 우주탐사 분야는 민간으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신형 우주복은 어쩌면 끝내 빛을 보지 못한 채 실험실 연구로 전락하는 운명을 맞을 수 있다.

하지만 NASA가 직접 달 탐사를 하지 않더라도 언젠가 우리 인류는 다시 달에 가게 될 것이고 달을 넘어 더 먼 우주를 향한 도전도 계속될 것이다. 비록 새 우주복이 앞으로 어떻게 사용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지만, 미래의 유인 우주 개발에 사용될 우주복의 발전 방향을 전망해 보는 차원에서 미국 우주복의 진화 과정은 계속해서 주목해야 할 가치가 있다. 다만 미국의 현재 상황 때문에 새 우주복이 언제, 어떤 우주 임무에 사용될지 알 수 없지만 언젠가 달 탐사가 재개된다면 다시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 자신에게 쉽게 길을 내어주지 않는 험한 곳을 향한 여정을 좀처럼 포기하지 않듯 미지를 향한 꿈과 동경, 그리고 도전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주복의 변천사
1950년대 초반 미 공군과 해군은 고도 10km 이상의 하늘을 나는 고고도 전투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비행 중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를 압력강하로부터 조종사를 보호하기 위해 마크IV 비행복도 이때 함께 개발됐다. 한동안 NASA의 우주비행사 훈련을 받는 조종사들의 비행복으로 활용됐다. 마크IV는 얼마 뒤 가압식 조종석과 초음속 실험용 항공기인 X-15용의 완전가압식 비행복이 등장하면서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았지만 1958년 ‘머큐리’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다시 채용됐다. 가볍고 개량하기 쉽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고고도 비행복(마크IV)

산소는 우주복의 허리에 달린 호스를 통해 들어가 순환하며 체온을 식혀 준 뒤 헬멧 오른쪽에 달린 배출구로 나간다. 배출구는 우주선의 생명유지 장치에 연결돼 남은 산소를 걸러내 다시 사용하도록 했다. 헬멧의 왼쪽에는 통신용 전선이 연결돼 있고 오른쪽 다리에는 센서가 읽어 들인 우주인의 건강 정보를 전송하는 케이블이 달려 있다. 비록 최초 우주인 자리는 소련의 유리 가가린에게 내줬지만 머큐리 우주복을 입은 앨런 셰퍼드는 미국인으로는 최초로 1961년 탄도비행에, 이어 존 글렌은 1962년 미국인 최초로 지구를 세 바퀴 도는 우주 비행에 성공했다.


머큐리 우주복

헬멧은 완전 가압식으로 만들어졌고 장갑은 소매에 연결된 잠금장치가 있어서 손목을 돌리기가 더 쉬워졌다. 제미니 우주복은 G3C, G4C 등으로 표시되는데 G는 제미니 프로그램을, 가운데 숫자는 우주복의 버전을, 그리고 마지막 C는 우주복을 제작한 회사를 각각 나타낸다. G3C 우주복은 첫 번째 제미니 비행에 단 한 차례 사용된 뒤 곧이어 개발된 G4C 우주복에 자리를 물려줬다. G4C는 G3C와 똑같이 생겼지만 마일라(Mylar) 단열층을 추가해 120℃의 직사광선과 영하 120℃까지 내려가는 응달에서 견딜 수 있다. 또 태양 차광막이 설치돼 선외 활동을 수행하기 적합하게 개량됐다.


제미니 우주복

아폴로 우주복은 기본적으로 TLSA(Torso Limb Suit Assembly)로 불리는 몸통과 보호용 겉옷, 가압 헬멧, 가압 글러브, 그 밖의 여러 장치로 구성된다. 실외에서 활동할 때는 헬멧 위에 착용하는 차광면경과 월면 부츠가 추가된다. TLSA는 머리와 손만 빼고 신체의 모든 부분을 감싼다. TLSA 우주복의 무릎, 손목, 어깨, 팔꿈치, 발목, 허벅지 부분에는 아코디언처럼 주름진 고무재질의 관절을 볼 수 있는데, 덕분에 이전 우주복에 비해 움직임이 자유로워졌다. TLSA 위에 하얀색 보호용 겉옷을 덧입어 달 표면에서 활동할 때 체온 저하를 막고 우주방사선이나 미세 우주파편의 충돌을 방지한다. 실제로 선외 활동을 수행한 우주복을 자세히 살펴보면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선외활동 우주복에는 휴대용 생명유지 장치도 추가됐으며 냉각액을 순환시켜 우주복 내부의 온도를 조절하고 비상 상황 발생 시 경보음을 울리는 기능도 포함됐다.


아폴로 우주복

우주왕복선의 우주인이 우주공간을 유영할 때는 두 다리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다리의 움직임은 고려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손잡이를 잡고 이동하면서 동시에 여러 작업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서 두 팔과 손을 위해 많은 요소를 고려했다. 선외활동복(EMU)에 착용하는 장갑은 적은 힘으로 물체들을 잘 집을 수 있게 설계돼 장시간 작업할 때도 우주인들이 팔과 손에 피로를 느끼지 않는다. ISS의 차가운 손잡이를 잡고 이동하다 보면 손가락의 열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에 장갑 속에는 따뜻한 히터도 설치돼 있다. 또 EMU의 몸통 부분과 두 팔을 연결한 부분에는 베어링을 달아서 가압상태에서도 어깨와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EMU 는 상체와 하체가 분리돼 있고, 우주인의 신체 사이즈에 따라 팔 길이를 선택해서 조립할 수 있다. 완벽하게 착용한 EMU의 총 무게는 135kg에 이른다.


우주왕복선 우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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