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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위는 좁다”… 띄우기의 과학 각광

인공섬·FPSO 등 각광, 조선업체 해상풍력발전 눈독


몰디브 정부가 대규모 ‘플로팅 아일랜드(떠 있는 인공섬)’ 제작에 나설 계획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온라인 환경정책전문지 ‘그린퍼지’는 5일 ‘몰디브 정부는 지난 주 네덜란드 기업 독랜드(Docklands)와 인공섬 제작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소개했다. 몰디브의 평균 육지높이는 해수면과 180cm 밖에 차이가 나질 않는다. 전문가들은 1세기 이내에 대부분의 국토가 바다 속에 가라앉을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몰디브 정부는 이런 해수면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호주나 인도 등에서 여분의 토지를 구입할 것을 고려해 왔지만 결국 플로팅 아일랜드를 만드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우선 총 5개의 작은 섬을 연결해 별 모양의 인공섬을 만들 계획이다. 거주공간과 컨벤션 빌딩과 골프 코스는 물론 해변과 인공호수까지 만들 예정이다.

인류가 부족한 육지를 피해 바다로 진출하고 있다. 3면이 바다인 국내실정도 마찬가지다. 몰디브 같은 대규모는 아니지만 국내에서도 이같은 기술은 이미 상용화 단계다. 한강에는 인공 섬 공사가 한창이다. 바닷가 연안 조선소에는 배를 만들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해상위에 배를 만드는 도크(Dock)가 떠 다니고 있다. 바다 위에 떠서 원유를 캐는 부유식 유전 기술도 실용화 된지 오래다. 바람을 받아 전기를 만드는 풍력발전기도 바다에 바다 위가 더 각광받고 있다.








플로팅 아일랜드의 2번째 섬을 한강으로 진수시키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시


●인공섬, 밑바닥에 와이어로 묶고 인공위성으로 위치제어
서울시는 2009년 9월 여의도한강공원 앞 한강위에 ‘플로팅 스테이지’를 만들었다. 폭 24m, 높이 12m에 달하는 대형 공연시설이다. 물에 떠 있게 만든 바지(barge) 구조로 만든 수상 건축물이다. 상부는 철골로 이뤄져 있으며 무대면적 346m2로 대형 아파트 서너 개를 합친 것 보다 크다.

이것도 모자라 서울시에서는 총 946억원이 들여 보다 규모가 큰 수상 인공섬 3개를 만들고 있다. 비스타, 비바, 테라라는 이름을 붙였다. 각각의 섬에는 공연장과 달빛산책로, 문화체험시설, 수상레저시설 등이 들어선다. 얼마 전인 2월 6일 제 2섬 비바가 한강에 둥실 더 올라 화제가 됐다. 3개 섬이 모두 떠오를 경우 총 면적 92962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30평형 아파트 100여개에 해당하는 넓이다.

이만한 크기의 구조물이 어떻게 물 위에 가만히 떠 있을 수 있을까? 물위에 띄우는 것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다. 인공섬 하부는 속에 공기가 많이 들어 있는 부유체를 쓴다. 양철통이 물에 뜨는 것과 같이 공기의 부력을 활용하는 식이다. 그러나 한 자리에 고정건물처럼 떠 있도록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강물이 계속 흐르는데다 비가 오면 수위도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건설사는 바닷속에 있는 12cm 굵기의 쇠사슬을 달아 이 문제를 해결했다. 비스타와 비바 섬은 10개, 테라는 8개의 쇠사슬이 강 하부에서 인공섬을 붙들고 있다. 이런 쇠사슬은 모두 강 바닥에 묻어 둔 500t 무게의 콘크리트 불록과 연결돼 있다. 평상시엔 쇠사슬에 여분을 둬 느슨하게 묶어 두지만 강물이 불어나거나 유속이 빨라지면 팽팽하게 당겨 섬을 고정한다. 또 평상시에도 인공섬이 1m 이상 이동하려고 하면 쇠사슬을 풀었다 당겼다 하면서 섬이 제 자리에 떠 있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기능은 인공위성위치추적장치(GPS)를 통해 자동으로 이뤄진다.




●원유생산 시설도, 풍력발전기도 물
인공섬 뿐 아니다. 최근 각종 해양시설은 대부분 물위에 ‘떠’ 있게 만드는 것이 대세다. 특히 유전 제조시설이 각광받고 있다. 기존 해저유전은 대형 철골구조물을 만들어 가 바다 속에 턱 세우는 것 부터 진행했다. 당연히 만드는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유식 원유생산 시설(FPSO)을 많이 쓴다. 빠르게 원유시추 시설을 만들 수 있고, 유전이 고갈되면 다른 곳으로 옮겨 재사용도 가능하다.

현대중공업은 노르웨이서 총 1조2970억원에 달하는 FPSO을 수주했다고 지난 달 8일 밝혔다. 노르웨이는 이 부유식 유전을 2013년말까지 노르웨이 햄머페스트(Hammerfest) 지역에서 북서쪽으로 약 85km 떨어진 지역 ‘골리앗 유전(Goliat Field)’에 설치할 예정이다.

이 ‘골리앗 FPSO’는 북극해의 추운 날씨와 강한 파도에도 견딜 수 있도록 기존의 선박 형과는 달리 원통형으로 제작된다. 지름 112m, 높이 75m로 자체중량만 5만2000t에 달한다. 하루 10만배럴의 원유와 400만m3의 천연가스를 생산·정제할 수 있으며 국내 일일 석유 사용량(약 200만 배럴)의 절반인 100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이 노르웨이서 수주한 골리앗 FPSO’. 이 부유식 원유시추 설비는 북극해의 추운 날씨와 강한 파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원통형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정도 크기도 FPSO 중에는 작은 축에 속한다. 세계적으로 원유 200만배럴 이상 저장 가능한 초대형 FPSO는 12기나 있다. 세계 바다 곳곳에 원유 시추를 위한 인공섬이 둥둥 떠 있는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FPSO 만 만드는 전용 건조시설(도크)까지 만들어 운영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이 ‘H도크’를 이용해 세계 FPSO 시장을 점유할 계획이다. 이미 초대형 FPSO는 약 60%의 시장점유율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바람을 받아 전기를 만드는 풍력발전기도 육지를 벗어나 바다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기업과 정부도 바다로 진출하느라 분주하다.

지식경제부는 오는 2012년까지 서해안에 세계적 규모인 100㎿급 해상풍력발전 실증단지가 조성할 계획이라고 지난 달 초 밝혔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분야 수출 유망산업인 해상풍력산업 육성을 위해 2012년 말까지 100메가와트(㎿)급 실증단지를 조성할 방침이다. 일반적인 풍력발전기 한 기의 발전 용량은 약 2MW이니 50개에 달하는 대형 풍력발전기가 한꺼번에 들어서는 셈이다.

정부는 이 실증단지를 통해 해상풍력발전 기술을 확보하고 나서 이 단지를 1~2기가와트(GW) 규모로 확대해 해상풍력발전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 밖에 최근 전라남도도 세계 최대규모인 5기가와트급 해상풍력 발전단지 건설을 구체화 하고 있다.





해양풍력발전은 바다 위에 뜬 작은 ‘플로팅’ 시설 위에 풍력발전기를 얹어 두는 기술이다. 선박, 바지선 등을 제작하던 해양 부유 기술역시 필수로 사용된다. 이같은 흐름에 따라 조선업체들의 풍력발전기 시장 진출도 높아지고 있다. 조선업체들이 풍력발전 시장에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이유는 뭘까. 배를 만들던 기술을 조금만 응용하면 부유시설(플로팅 아일랜드)를 만들고, 선박용 프로펠러를 제작하던 기술을 이용하면 풍력발전기의 날개 부분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풍력발전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뛰어 들겠다고 나섰다. 지난해 8월 미국의 풍력발전 기술 업체인 CTC 자회사인 드윈드(DeWind)를 인수하고, 즉시 7000만 달러(약 795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북미지역에 생산 공장을 설립, 텍사스 지역에 1차로 2MW급 풍력터빈 20기를 설치해 풍력단지를 조성하고 향후 420기로 구성된 대형 풍력발전 단지(wind farm)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학과 교수는 “풍력발전기는 육지에 건설돼 왔지만 소음과 환경, 효율성 등을 이유로 바다가 주 무대가 되고있다”면서 “최근 건설되는 FPSO는 지상에 세워진 100층 건물보다 큰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석유의 23%는 바다에서 채굴된다”며 “자원고갈, 지구온난화 등을 고려하면 바다 위로 진출하려는 인류의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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