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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윤리, 황우석 이후 반짝 관심… 질적 성장은 부족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세계과학회의 기준으로 분석


우리나라의 과학윤리가 ‘연구 윤리’에 치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연구 윤리 확립을 위해 시도된 각종 법령, 제도 등도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성장했지만 질적인 부분에서는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과학연구에서도 학문 분과 간 교류가 부족했으며 기초·원천 연구에 대한 지원, 과학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연구, 소외 계층 참여 독려 정책도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1999년 이후 10년간 한국 과학기술의 성과와 과제를 분석한 연구보고서인 ‘21세기 글로벌 사회의 과학기술 발전방향 - 세계과학회의(¡Ç99, 부다페스트) 이후 한국과학기술의 성과와 과제’를 최근 완성·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 책임자인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임현묵 팀장은 “199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과학회의의 ‘선언’과 ‘의제’에 실린 내용을 기초로 평가 항목을 만들어 과학기술정책·과학연구·과학교육·과학윤리·과학문화·참여확대 등에 대해서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 황우석 사건 이후 연구윤리에 반짝 관심… 과학윤리 전반으로 확대돼야


2005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논문조작 사건 이후, 과학 윤리 관련 단행본 및 학위논문 발행수가 증가하는 등 겉보기에는 관심이 많아졌다. 또 과학윤리가 과학기술발전을 저해한다는 인식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질적인 내용은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과학자들이 윤리적인 쟁점 등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은 하고 있지만 실천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했다.

과학윤리 부문을 담당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선문숙 연구원은 “과학기술자 또는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윤리강령을 제정하고 연구를 윤리적으로 수행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발표로만 끝나고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정부 역시 2005년 이후 과학윤리, 특히 연구 윤리와 관련한 다양한 조치를 실시했다. 정부 부처 내에 연구 윤리 관련 전담 부서·위원회 등이 설치했다. 형식적으로는 모습을 갖췄더라도 과학자들의 자발적인 성찰에 따른 것이 아니어서 질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우리나라 과학윤리는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 등 과학윤리 전반이 아닌 ‘연구 윤리’에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선 연구원은 “국내 과학윤리가 그동안 한국의 과학기술이 발전한 것에 비하면 매우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 과학연구 급속 성장… 기초 분야 및 학제적 연구 지원 필요


한국 과학기술 연구개발 규모는 연구개발 규모가 2008년 세계 7위,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는 3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랐다.

1990년 303개였던 이공계 대학원은 2008년에는 1055개로 늘었으며 기업 연구소도 1만1998개, 정부출연 과학기술 연구소도 26개가 넘는다. 정부 연구 개발 예산도 2000년 3조7495억원에서 2008년에는 11조784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연구기관 및 연구자 등의 교류, 학제적인 연구 등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기획평가원 이장재 박사는 “학제적 연구의 중요성이 확산됐지만 현실적으로는 효과적으로 수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서는 부전공이나 연계전공 제도가 필요하지만 우리나라 대학제도에서는 활성화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예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초 및 원천연구 비중은 24%로 선진국에 비해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과학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연구와 지원 정책이 미비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외에도 전통 지식에 대한 연구와 지원 역시 부족한 것으로 꼽혔다.

 

 



 



● 과학기술 분야 참여 확대… 공학분야는 성비 불균형 여전


2000년대 초부터 정부를 중심으로 과학기술 참여여 촉진을 위한 정책이 도입됐고 활동에 대해서도 지원이 있었다.

전북대 이은경 교수는 “여성의 경우 2000년 이전에는 과학기술 참여 촉진을 위한 정책이 ‘전무’했으나 ‘제2차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기본계획’에서는 교육, 연구 활동, 취업 확대 등의 지원책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대학, 정부연구소 등에서의 여성과학자 참여율이 높아졌다. 2007년 공공연구기관의 여성 채용 비율은 24.6%로 2004년에 비해 4.1% 포인트 올랐다. 국공립대학교의 이공계 여교수 비율도 2000년 10.2%에서 11.1%로 상승했다.

그러나 과학기술계에는 아직 여성 과학기술자들이 극복하기 어려운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연구기관의 여성과학자 신규 채용은 늘었지만 재직률 상승세는 완만하다. 또 대학의 여교수 비율에서도 공학계는 4.7%에 불과했다.

수치상으로는 늘어났지만 연구책임자 또는 보직을 가진 여성 과학자가 드물다. 대학 소속연구원 상당수가 대학원생, 박사후 연구원 등 비정규직 인력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 교수는 “민간분야 특히 공학 분야에서 성비 불균형이 존재하며 30대 이후 여성과학자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 경제성장 도구 관점 극복 필요… 삶의 질 향상 방법 인식 해야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한국 과학기술계가 한 차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과학기술을 산업발전 및 경제성장을 위한 도구로 보는 시각을 벗어나야한다고 지적했다. 경제 및 산업 발전 도구로 보는 관점은 산업 선진국을 따라잡던 시기에 유효한 관점이라는 것이다.

임 팀장은 “과학기술이 삶의 질 향상과 글로벌 현안 해결을 위해 과학기술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창조적 혁신이 필요한 단계에서는 현재와 미래 상황에 적합한 과학기술의 새로운 거버넌스 모형을 개발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기초 및 원천 연구 분야 확대를 위한 노력과 암기 위주 수업 방식을 탈피할 수 있는 과학교육제도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과학윤리 교육을 과학교육을 통합해서 실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며 아울러 과학기술계 자체의 윤리강령 제정과 실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 참여 기회의 실질적인 확대를 위해서 여성 등 소수집단에 대한 특별고려가 여전히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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