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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로 보는 한반도 지진 길라잡이

"예측보다 대책 마련해야"
대체 한반도에 대형 지진이 난다는 걸까, 안 난다는 걸까?

아이티, 칠레, 대만에 이어 터키와 일본에도 큰 지진이 발생했고 한반도에도 작은 지진이 일어났다. 10일에는 지진 발생과 상관없는 특이한 구름이 나타나 ‘한반도 지진발생설’이 나돌기도 했다. 한반도의 지진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듣기 위해 각계의 지진전문가를 골고루 만나봤다.




Q. 세계적으로 지진이 잦은데 지금이 정말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시기일까?
A. 그렇다. 대규모 지진은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의 지진을 유발한다. 그래서 큰 지진이 일어나면 세계적으로 지진이 많아진다. 지구를 덮고 있는 지각판은 서로 밀고 당기며 균형을 이루는데 한쪽에서 큰 지진이 일어나 힘이 바뀌면 다른쪽에서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진이 발생한다. 2008년 네이처에는 “2004년 발생한 수마트라의 규모 9.1 강진이 북미 산안드레아스 단층과 남미 칠레의 단층운동을 활발하게 했다”는 논문이 실렸다. 당시의 지진이 그뒤 중국, 태평양, 인도네시아, 아메리카 대륙에서 발생한 지진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Q. 한반도의 지진 발생 가능성은?
A. 일단 지구 전체의 지각판이 조금씩 요동치며 균형을 잡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반도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는 판의 경계에 있지 않아 지진이 자주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당장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금껏 땅에 쌓인 응력(밀고 당기는 힘)에 변화가 생겼을 것이고 응력이 땅이 버티는 힘보다 커진다면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




Q. 지진을 미리 예측할 수는 없나?
A. 없다. 최근 한반도에 작은 지진이 발생하며 “대지진이 발생하기 전 일어나는 ‘전진’이다”라는 얘기와 “색깔 있는 구름인 ‘채운’은 대지진 전에 나타나는 ‘지진운’이다”라는 낭설이 퍼졌는데 근거 없는 내용이다. 작은 지진들이 대지진 전에 발생하는 전진이라면 비슷한 지역에 더 자주 발생해야 한다. 또 지진이 발생하는 위치도 가상의 단층선 위에 있어야 한다. 거대한 단층선이 쪼개지기 전 약한 부분이 쪼개지는 것이 전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단 채운은 지진운과 관련이 없으며 지진운으로 대지진을 예측할 수 있다는 가설도 지금은 거의 사라진 상태다. 만약 땅이 갑자기 융기하면 그 위의 공기가 솟아오르며 구름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지진파가 지표에 도달하기 전에 지진 발생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설이 있었지만 지진과 구름 사이에 거의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 최근 학계의 견해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에서 여러 지진의 전조 현상들을 이용해 지진을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해왔지만 최근에는 대폭 축소된 상태다.




Q. 만약 한반도에 큰 지진 일어난다면 어디에?
A. 알 수 없다. 오랫동안 지진이 발생하지 않은 수도권에 대지진이 일어난다는 주장이 가끔 등장하지만 같은 논리라면 어디든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과거에 지진이 발생한 곳에 다시 지진이 일어난다는 내용은 틀린 것이 아니다. 하지만 다시 발생하는데 걸리는 시간(주기)이 문제다. 과거 역사기록에 나타난 지진피해로는 정확한 지진 발생지역을 알기 어렵다. 사람이 사는 곳 위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큰 지진이 발생한 위치를 알더라도 주기를 계산하려면 적어도 2~3회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야 한다. 그 주기가 1000년이 될지 10만년이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큰 지진이 언제 어디에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은 할 수 없다. 다만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예상후보지역을 지도로 만들고 있기는 하다. 과거 역사지진과 1905년 이후 기록된 지진을 근거로 지진발생위험지역을 만들고 한반도에 존재하는 활성단층을 조사해 2012년까지 상세한 ‘지진위험지도’를 만들 예정이다.




Q. 지진위험지도 나오면 무엇이 달라지나?
A. 일단 건축물의 내진설계기준에 적용될 예정이다. 현재 내진설계기준은 1997년에 완성된 ‘지진위험지도’를 참고한 것이다. 위험지역일수록 건물이 붕괴되지 않도록 강화된 기준을 적용했다. 2012년의 지진위험지도는 1997년의 지도보다 더 세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역별로 세분화한 내진설계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 만약 지진 발생한다면 피해 클까?
A. 크다는 대답과 미미할 것이라는 대답으로 갈린다. 이론적으로는 크다.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큰 지진은 대부분 땅속 3~5km 깊이의 작은 지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정도 깊이면 규모 6.0만 넘어도 땅속 300km 깊이에서 발생한 규모 7~8 지진 이상의 충격을 줄 수 있다. 지진 발생지와 땅의 거리가 가까워 에너지가 거의 소모되거나 분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오래된 화강암 지역이라 진동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학설도 있지만 암반 위를 덮은 얇은 퇴적층만으로도 진동이 커질 수 있다. 일본에서는 불과 30m 두께의 퇴적층도 진동을 크게 만든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지진 피해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대답은 내진설계기준 때문이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지 않은 우리나라는 지진위험지도를 바탕으로 내진설계기준을 만들 때 일본의 기준을 참고했다. 일본은 거의 매일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하는 곳이기 때문에 잣대가 엄격하다. 국내 내진설계기준에 맞게 건축물을 만들고 부실공사를 하지 않았다면 건물 대부분이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흔들림에 약한 벽돌집이나 시멘트로만 지은 건물은 무너질 수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지진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의식이다.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이성을 잃으며 발생하는 사건사고로 인한 피해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Q. 그렇다면 지진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A. 가장 기본수칙은 ‘무너질 수 있는 건물 안보다 밖이 안전하며, 밖보다는 미리 준비된 지하 대피소가 안전하다’이다. 하지만 지진이 일어났다고 무조건 건물 밖으로 나와서는 안 된다. 좁은 입구에 사람들이 몰리며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1~2층 건물이라면 재빨리 밖으로 나와야 한다. 하지만 고층 건물이라면 무작정 나오기보다 기둥 옆의 책상 아래로 대피하는 편이 낫다. 천장, 바닥, 벽은 균열이 가거나 심하면 무너질 수 있지만 기둥은 상대적으로 붕괴될 위험이 적다. 책상 아래로 대피하는 것은 기둥에 걸린 물체나 천장의 타일 등이 떨어지며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피하기 위해서다.

건물 밖에 있다면 일단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사방이 탁 트인 공간이 안전하다. 건물이 무너지거나 일부 벽돌이나 시멘트조각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겉면을 유리로 감싼 건물 아래는 피하는 것이 좋다. 건물이 무너지지 않더라도 유리가 깨지며 파편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멀리 피하기 힘들다면 일단 위에서 떨어지는 물체에 의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머리를 보호하는 것이 좋다.

인근에 지하대피소가 있다면 지하로 피신하는 편이 좋다. 지면과 가깝거나 지면보다 아래에 있는 대피소는 건물보다 안전하다. 다만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지하 공간으로 무조건 들어가는 것은 위험하다. 큰 지진이 자주 발생하지 않은 국내에는 지진을 피할 대피소가 잘 안내되지 않았지만 일본의 경우 훈련을 통해 대피장소를 익힌다. 단순히 ‘어떤 장소에 지진이 일어난다, 안 일어난다’로 시간을 보내며 논쟁하기보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를 가정한 대피훈련지침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도움말=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이희일 센터장
지진재해연구실 신진수 실장
인공지진탐사연구실 전정수 박사
지하공간환경연구실 신희순 박사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이동근 교수
연세대 지구환경과학과 홍태경 교수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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