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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 새로운 눈으로 우주를 담다

우주를 보는 인류의 창
| 글 | 문경수ㆍmoon@donga.com |



누구도 허블우주망원경의 운명을 예측하지 못했다. 버스 크기의 우주망원경이 20년간 우주의 신비를 보여주리라고 기대하지 못했다. 인류의 시선을 우주로 이끌었지만 시련도 따랐다. 천문학적인 운영비용과 고장으로 자주 구설수에 올랐다. 하지만 가시광선 영역의 관측은 여전히 허블우주망원경의 전매특허다. 최근 NASA는 새로 교체한 광시야카메라(WFC3)로 촬영한 나비성운 영상을 공개했다. 나비가 양쪽으로 날개를 펼친 듯한 모양새에 우주의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인류의 시선을 사로잡은 우주사진
"진정한 발견을 위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보는 것이다.” -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

허블우주망원경이 활약하기 이전에 인류는 아름다운 우주를 보지 못했다. 대기에 영향을 받아 흐트러진 별빛만 볼 수 있었다. 허블우주망원경이 찍은 우주사진은 과학적 가치를 지닐 뿐만 아니라 문학이나 예술 작품에 영감을 불어넣는 재료가 됐다. 우주사진을 본 사람들은 시, 소설, 그림, 그리고 퀼트(수예 작품)로 표현했다. NASA는 지난해 허블우주망원경의 수리작업 과정을 아이맥스 영상으로 담은 ‘허블 3D’를 제작했다. 20년간 허블우주망원경은 2000개의 은하와 10억 개가 넘는 별을 관측했다. 그중 인류의 시선을 사로잡은 우주사진도 적지 않다.






7500광년 떨어져 있는 용골자리성운(NGC3372)은 우리 은하에서 가장 큰 성운이다.
암흑에너지 비밀 벗기고 유년기 우주도 포착
1994년 7월 천문학자들은 목성에 이목을 집중했다. 목성에 혜성이 충돌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허블우주망원경의 초점을 목성으로 돌렸다. ‘슈메이커-레비 9’ 혜성이 목성과 충돌하는 장면을 허블우주망원경에 잡아냈다. 우주에서 발생하는 혜성충돌 현장을 인간이 최초로 목격한 것이다. 이듬해인 1995년에는 허블우주망원경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를 담은 영상인 ‘허블 딥 필드’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이 영상으로 우주 생성 초기에 이미 은하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우주의 나이를 밝히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허블 딥 필드 외에도 은하들의 중심부를 집중적으로 관측한 결과 그곳에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포착했다.







2개의 은하단이 충돌한 결과 형성된 새로운 은하단(1E 0657-556). 총알처럼 생겨 별명이 ‘총알 은하단’이다. 은하단의 물질 대부분(파란색)이 보통물질(핑크색)과 떨어져 분포하는데, 이는 은하단 내 거의 모든 물질이 암흑물질이란 뜻이다. 허블우주망원경과 찬드라 X선 망원경이 관측한 사진을 합성했다.

수많은 성운들 속에서 별들이 탄생하는 영역을 찾아낸 것도 허블우주망원경이다. 또한 천문학계의 난제인 암흑물질의 존재도 확인했다. 은하단 내 은하들의 운동이나 은하에 분포해 있는 별들의 운동을 관찰한 결과였다. 2004년에는 멀리 있는 초신성 42개를 관측해 과학계의 최고 난제인 암흑에너지의 비밀을 한 꺼풀 벗기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 대대적인 수리와 첨단 장비 장착으로 거듭난 허블우주망원경은 빅뱅 이후 6억~8억 년 무렵의 유년기 우주의 은하들을 발견하기도 했다.







왜소행성으로 분류된 명왕성. 2000~2002년에 걸쳐 촬영한 영상으로 명왕성 표면의 밝기가 변하고 있다.
진정한 허블 계승자는 누구?
지난 20년 동안 멋진 우주 사진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NASA의 허블우주망원경이 2009년 5월 19일 마지막 수리를 마치고 퇴역을 앞두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같은 우주선진국들의 차세대 우주망원경 계획이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어떤 망원경이 허블의 뒤를 이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후보는 NASA에서 2013년 발사 예정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다. JWST는 반사경의 지름이 6.5m로 허블(2.4m)보다 약 2.7배 크다. 반사경이 클수록 망원경은 빛을 더 많이 모을 수 있다. 멀리 있는 별을 가까이 있는 것처럼 선명하게 볼 수 있다는 의미다. JWST는 130억 광년 떨어진 우주까지 관측할 수 있다.





JWST는 가시광선을 사용하는 허블과 달리, 0.8~28μm 대역의 적외선으로 우주를 관측한다. 적외선처럼 빛의 파장이 길수록 더 먼 곳에 있는 물체를 볼 수 있다. JWST가 초기 우주의 비밀을 풀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유다. 실제로 허블이 나이가 수십 억 년인 우주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JWST로는 3~5억 년일 때까지도 관측할 수 있다. 현재 우주 나이는 137억 년이다.

유럽우주국(ESA)에서 지난해 5월 쏘아올린 ‘허셜’과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서 2012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스피카’도 JWST의 막강한 경쟁자다. 반사경의 지름은 두 대 모두 3.5m로 JWST보다 작지만 허셜은 지금까지 개발된 우주망원경 중에서 가장 긴 파장인 60~670μm의 적외선을 관측하고, 스피카는 망원경 전체를 4.5K(영하 268.5℃)까지 냉각해 망원경 온도가 80K인 허셜, 45K인 JWST보다 감도가 훨씬 높은 관측을 할 수 있다. 스피카는 파장이 JWST와 허셜의 중간 정도인 5~200μm인 적외선을 포착한다.


반사경의 지름이 16.8m인 우주망원경 ‘ATLAST’의 개념도. 여러 개의 작은 거울을 접어서 발사한 뒤 우주에서 펼치는 방식이다.

한국천문연구원도 2008년부터 ‘미리스’라는 적외선 우주망원경을 개발하고 있다. 미리스는 기존에 개발된 적외선 우주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는 1∼2μm 파장의 적외선을 잡아낸다. 미리스는 길이가 60cm, 렌즈 지름이 8cm인 소형 망원경이라 초점거리가 짧다. 따라서 다른 적외선 우주망원경보다 더 넓은 지역을 한 번에 관찰할 수 있다. 미리스는 2010년 말 과학기술위성 3호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한편 NASA에서는 최근 2025년에서 2035년 사이 JWST를 대체할 새로운 우주망원경 계획을 발표했다. ‘ATLAST(Advanced Technology Large-Aperture Space Telescope)’라는 이름의 이 우주망원경은 아직 기술적인 타당성을 검토하는 단계지만 예상 구경이 8~16.8m로 JWST(6.5m)보다 더 크다. 또 ATLAST는 적외선 영역뿐 아니라 기존의 허블이 보던 가시광선, 적외선까지 모두 관측할 수 있도록 개발될 예정이다. ATLAST가 허블의 진정한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글 이영혜 기자 yhlee@donga.com




우주의 빛을 낚는 고해상도 카메라
허블우주망원경은 발사된 이래 5번의 수리작업을 거쳤다. 핵심 부품인 카메라와 광학장치 교체가 주 목적이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발사 당시 광시야행성카메라(WFPC)를 장착했지만 반사경 결함 때문에 1993년 첫 번째 수리 작업이 있기 전까지 무용지물이었다. 1994년 원래 있던 WFPC는 WFPC2로 교체했다. 초창기 촬영한 대부분의 우주사진은 WFPC2로 찍은 것이다. 1997년에는 ‘근적외선 카메라 및 분광계(NICMOS)’와 ‘우주망원경영상분광기(STIS)’가 추가로 설치됐다. NICMOS는 1~2.5μm(마이크로미터, 1μm=10-6m) 사이의 근적외선을 찍는 기기로 뜨거운 어린 항성을 품고 있는 성간구름을 관측하거나 활동적인 은하의 내부 특성을 연구하는 데 사용됐다.

2002년 장착된 고해상도관측카메라(ACS)는 가시광선과 자외선 영역에서 사용되는 카메라로 ‘울트라 딥 필드’를 촬영하고 암흑물질의 존재를 찾아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네 번째 수리임무를 마지막으로 퇴역이 예상됐지만, 계속 유지하자는 여론 덕분에 NASA는 2009년 5월 광시야카메라(WFC3)와 우주기원분광기(COS)를 새로 장착했다. 이 수리로 허블우주망원경은 자외선에서 민감도가 10배 증가했다. 앞으로 차세대 우주망원경과 함께 행성과 은하 탄생의 비밀을 밝히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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