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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으로 ‘별자리’ 본다


| 글 | 문경수 기자ㆍmoon@donga.com |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과학’이 시작됐다. 간단한 손 터치로 별자리 관측은 물론, 외우기 힘든 물리, 수학 공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최근엔 멸종 위기에 처한 양서류를 모니터링하고 소음을 측정하는 연구에도 쓰인다. 휴대성과 간단한 인터페이스로 무장한 과학용 애플리케이션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자기야…. 저 별은 무슨 별?’
천문학 마니아인 조우성 씨(26)는 별자리 관측용 애플리케이션인 ‘포켓유니버스(pocket universe)’ 덕을 톡톡히 봤다. 한강고수부지를 산책하던 중 애인이 별이름을 물어본 것. 천문학 마니아를 자처하던 이 씨는 순간 움찔했다. 날씨가 흐려서 쉽게 분간이 안됐다. 이 씨는 재빨리 아이폰을 꺼내 포켓유니버스를 켰다. 애인이 물어본 별자리에 아이폰을 비추자 그 방향에 있는 별자리 정보가 나타났다. 방향을 이리저리 돌리면, 화면 속 별자리도 따라 움직였다. 육안으로 관측하기 어려운 작은 별자리까지 선명하게 나타났다.

과학계에도 아이폰 응용프로그램 열풍이 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천문과 지도와 관련된 애플리케이션이다. 천문용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2009년 세계천문의 해(IYA2009)’를 기점으로 20종 이상이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됐다. 그중 포켓유니버스는 최근 주목받는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해 낮에도 별자리를 볼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이다.




손안의 천문대 ‘포켓유니버스’
포켓유니버스는 아이폰을 ‘천문대’로 만들어 준다. 커다란 망원경과 관측 프로그램 없이도 누구나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화면 크기가 작아 넓은 하늘은 볼 수 없지만 원하는 방향으로 손가락을 밀면 화면 크기를 키울 수 있다. 실제 밤하늘처럼 별자리를 볼 수 있는 건 아이폰에 장착된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센서와 나침반센서 덕분이다. GPS센서와 나침반센서가 실내외 구분 없이 현재 위치를 찾아주기 때문이다.


포켓유니버스가 제공하는 월별 달의 위상 정보. 관측 일자를 잡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포켓유니버스를 설치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홈 화면에서 ‘앱스토어’ 아이콘을 누른 뒤 검색창에 ‘포켓유니버스(pocket universe)’를 입력하면 된다. 프로그램을 찾았으면, 프로그램 상세 페이지로 들어간다. 파란색의 가격버튼을 누르면 2.99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이용 방법도 쉽고 간단하다. 포켓유니버스를 실행하면 그날의 행성과 별자리의 위치, 태양의 일·출몰 정보를 보여준다.

손가락으로 한 번 더 터치하면 성도화면이 나타난다. 관측자가 원하는 쪽으로 아이폰의 방향과 위치만 바꿔주면 별자리 이름과 세부정보를 화면에서 볼 수 있다. 최신 정보를 원한다면 아이폰이 제공하는 사파리 브라우저나 위키피디아에 접속해 검색이 가능하다. 영어를 포함해 7개 언어를 지원하지만 제한적으로 한글도 지원한다.






포켓유니버스를 이용하면 위치에 상관없이 별자리를 찾을 수 있다. 화면 아래 ‘INFO’ 버튼을 터치하면 별자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포켓유니버스는 증강현실 기능으로 가상관측이 가능하다. 별이 뜰 무렵 증강현실 기능을 이용해 어떤 별이 뜨는지 미리 알 수 있다. 날씨 때문에 관측이 불가능한 날에도 성도화면에 나오는 정보를 염두에 두고 관측할 수 있다. 아마추어 천문학모임 ‘천문노트’ 공동운영자인 이형철 씨는 “낮에도 별을 보고 싶으면 증강현실 기능을 이용해서 실제 밤하늘과 똑같은 성도 화면에서 별을 관측할 수 있다”며 “밤에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서 보면 초원에 누워 별을 관측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포켓유니버스는 최대 10등성까지 관측할 수 있다.




복잡한 공식은 스마트폰한테 물어봐
이 같은 과학용 애플리케이션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휴대성이다. 요즘 천문학모임 정기관측회에 가보면 아이폰을 꺼내 든 회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관측의 정확성을 떠나 누구나 쉽게 별자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포켓유니버스의 영문메뉴가 부담된다면 ‘스타워크’를 추천한다. IYA2009가 인정한 응용프로그램으로 100% 한글을 지원한다. 증강현실 기능만 빼고는 포켓유니버스 수준의 정보와 기능을 담고 있다.

일반인이 쉽게 과학을 접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쏟아지고 있다. ‘콜리전1D(Collisions1D)’는 간단한 물리 실험을 도와준다. 공 모양의 두 개체를 충돌시켜 결과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두 개체의 질량과 속도를 설정한 뒤 충돌시켜 충돌 전·후의 운동량과 운동에너지 값을 비교해볼 수 있다. ‘케미스트리 텀(Chemistry Terms)’은 화학에서 자주 쓰는 100가지 용어를 카드게임으로 배울 수 있다. 화학 용어의 정의를 묻는 질문에 카드를 뒤집는다는 의미의 ‘플립(Flip)’ 버튼을 선택하며 용어의 의미를 자연스레 학습할 수 있다. ‘미토시스(Mitosis)’는 현미경으로 찍은 이미지를 보여주며 세포 분열을 통해 신체 기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려준다. 배운 과정을 문제 풀이로 체크해볼 수도 있다.






물리 실험용 애플리케이션인 콜리전1D. 두 공의 질량과 속도를 설정한 뒤(①) 충돌 실험을 할 수 있다(②).

평소에 수학 공식을 자주 쓰는 독자라면 ‘아이포뮬러(iFormulas)’를 추천한다. 문제를 풀 때 필요한 공식을 찾아보는 수고를 덜어준다. 270여 가지가 넘는 수학공식과 법칙을 설명하며 화면 아래쪽에 대수학, 미적분, 기하학 정보를 탭으로 분류해 검색이 용이하다. 최근 물리학에서 일어나는 연구성과나 뉴스를 받아 보고 싶다면 ‘아이피직스업데이트(iPhysics-Updates)’가 제격이다. 아이폰의 푸시 기능을 이용해 최신 뉴스가 자동으로 업데이트 된다.




양서류 멸종 막고 도시 소음 재는 애플리케이션
앞으로는 현장에서 수집한 연구 자료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과학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사진과 동영상을 수집해 기록할 수 있다. 이 모두를 가능케 하는 것이 자료 수집용 응용프로그램인 ‘에피콜렉트(EpiCollect)’다. 이는 웹 응용프로그램의 기능을 스마트폰에 적용한 방식인데, 동식물종 분포나 유전학 연구처럼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는 자료가 필요한 분야에서 돋보인다. 예전 같으면 연구자가 현장에 나가 직접 자료를 수집한 뒤 연구실로 돌아와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에피콜렉트에서는 스마트폰 메신저 기능으로 연구자와 자료 제공자 간에 의견을 교환한다(①).에피콜렉트로 수집한 자료는 실시간으로 구글지도에 등록할 수 있다(②).



대표적인 예로 영국 임페리얼대 전염병역학과 데이비드 아넨슨은 에피콜렉트를 전염병역학 자료를 수집하는 데 활용했다. 데이비드 아넨슨은 지난해 9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에피콜렉트는 여러 명이 자료를 수집해 중앙서버로 보내 해석하는 연구에 이상적”이라며 “일반인도 에피콜렉트를 이용해 과학적 연구에 참여할 수 있으며, 학교의 생물학 수업에 접목해 학교별로 수집한 데이터를 비교·분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페리얼대 연구팀은 에피콜렉터를 결합한 연구 사이트(spatialepidemiology.net)를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멸종 위기에 처한 양서류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에 있는 여러 실험실과 협력해 양서류의 질병 감염 경로나 개체 수 분포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일반인도 계정을 만들어 공동연구나 개인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구글 지도 기반으로 정보가 구성돼 서로의 프로젝트를 쉽게 결합하고 공유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파리 소음지도를 만들었다. 만성적인 소음노출이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시작됐다. 파리에 있는 소니 컴퓨터과학연구소는 스마트폰의 ‘마이크’ 기능을 써서 소음을 측정하는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실시간으로 측정된 소음정보는 구글지도 형태에서 소음 수준이 나타난다. 현재 파리를 중심으로 노이즈튜브(noisetube.net) 프로젝트를 공개하는 한편, 세계 여러 도시와 연계해 소음지도를 만들고 있다. GPS센서가 내장된 스마트폰 사용자는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참여할 수 있다.







실시간 소음정보를 보여주는 파리시의 소음지도. 소음정보를 전송할 때 태그 입력을 하면 교통체증, 관광객 밀집지역, 공사지대 등으로 소음 내용을 구분할 수 있다. 빨간색을 띨수록 소음수준이 높은 지역이다.

2009년 천문노트는 웹에서 별을 보는 인터넷천문대(www.realsky.org)를 개발해 대중에게 공개했다. 전문가 도움 없이 회원들이 6개월 동안 직접 개발에 참여했다. 인터넷천문대는 미국 우주망원경연구소의 디지털하늘탐사(digitized sky survey)가 제공하는,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우주사진을 보여준다. 한편 천문노트 공동운영자인 이형철 씨는 “실제 천체 관측은 대기상태나 지형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며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관측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구글지도와 위치기반서비스(LBS)를 결합해 관측지 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천문대로 본 플레이아데스성단(M45). 구글스카이보다 선명한 우주사진을 보여준다. 즐겨찾기와 검색기능을 제공해 초보자도 쉽게 밤하늘을 관측할 수 있다.

이 같은 과학의 협업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설을 실험하고 검증하는 과학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단지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과학적 지식 자체의 정확도를 개선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이용한다.

일반인들은 교육수준이 꾸준히 높아지면서 공공에 개방된 방대한 지식에 접근해 과학자의 연구에 참여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과 함께 스마트폰을 이용한 과학 활동은 지속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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