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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가로수로 은행나무가 뜨는 까닭

경기개발硏, 가로수 종류 따라 이산화탄소 흡수율 13배 차이


뒤늦은 나무 심기가 한창이다. 늦추위 때문이다. 강원도의 한 스키장은 11일에야 문을 닫았을 정도다.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서도 지난 주말에서야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했다. 겨우 나무 심기 좋은 날씨가 됐지만 지자체들의 고민은 여전하다. 올해는 어떤 종류의 가로수를 얼마나 심어야 좋을지 알기 어렵기 때문. 도시 한 가운데 심을 가로수는 어떤 종류를, 어떻게 심는 것이 좋을까.




●소나무는 남산 위에 남겨두자?


가로수가 되려면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공기정화, 열섬효과 제거 등 환경개선 목적도 있는데다가 찻길 옆에 살아야 하니 공해에도 강해야 한다. 빨리 자라고, 추위와 더위에도 강해야 한다. 뿌리를 깊게 내려 바람에 잘 견뎌야 하고, 병충해를 잘 겪지 않아야 한다. 잎이 넓어 주변에 시원한 그늘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최근에는 이런 기능적 요소보다는 도시 미관을 우선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 중구는 2007년부터 ‘도심 소나무 심기 운동’을 펴고 있다. 고즈넉한 도시 경관을 꾸미기 좋은데다 국민적으로도 사랑받는 수종이기 때문. 중구는 물론 전국 여러 지자체에서 소나무를 도입하는 곳이 늘었다. 소나무의 현재 서울시내 가로수 중 14위 정도다.

하지만 소나무는 가로수로서 높은 점수를 받긴 어렵다. 성장이 더디고 상처 회복이 느리다. 20m 이상 자라는 큰 키도 걸림돌이다. 바람에 쓰러지기 쉬워 태풍이 불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병충해와 기후변화 등에 약하고, 옮겨 심으면 다른 나무에 비해 쉽게 죽는 것도 단점이다.

소나무는 실제로 도심환경에 크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 경기개발연구원 박은진 박사 연구팀은 1월 ‘도시수목의 이산화탄소 흡수량 산정 및 흡수효과 증진방안’이란 연구보고서를 냈다. 연구팀은 벚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등 9개의 대표적인 가로수 수종을 분석했는데, 소나무의 이산화탄소 저장량은 47.5kg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양버즘나무는 361.6kg. 소나무 한 그루가 일생동안 공기 중에서 제거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량은 양버즘나무의 13%에 불과한 셈이다. 또 소나무 한 그루의 1년 간 이산화탄소 흡수율은 7.3kg 정도로 최대인 튤립나무의 101.9kg에 비해 약 13배의 차이가 난다.







▲가로수 수종별 이산화탄소 흡수율. 자료: 경기개발연구원

 

 


●은행나무가 각광받는 이유


이런 가로수의 수종은 어떻게 선택되는 걸까. 도시와 지역에 따라 다르고 시대에 따라서도 다르다. 서울시내 가로수는 양버즘나무가 주종을 이뤘지만 최근 은행나무로 ‘세대교체’가 한창이다. 2009년 12월 현재 1위는 은행나무, 2위는 양버즘나무였으며 3위는 느티나무, 4위는 왕벚나무로 나타났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양버즘나무는 1980년에 시내 전체 가로수 가운데 38%를 차지해 줄곧 1위를 기록해 왔으나 지속적인 수종변경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양버즘 나무는 병충해에 강하고, 성장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었지만 애국심 탓에 2위로 밀려났다. 일제 강점기에 들어온 외래종이라는 사실이 반감으로 작용했다. 자라는 속도가 너무 빠른 것도 단점으로 꼽혔는데, 고층 건물의 창이나 간판, 교통표지판 등을 가리곤 한다.



1980년대 전체의 27%에 달하던 수양버들은 대부분 사라져 516그루(0.2%) 밖에 남지 않았다. 수양버들이 사라진 이유는 꽃가루 때문이다. 봄이면 흩날리는 홀씨가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많아 꾸준히 바꿔 심어온 탓이다.

요즘 서울시내에선 은행나무는 물론 이팝나무, 벚나무 등도 꾸준히 개체수가 늘고 있다. 대전에선 1970년대엔 이탈리아 포플러,80년대엔 목백합,90년대엔 은행나무,2000년대엔 이팝나무 등을 주로 심었다.

서울시에서 은행나무가 1위로 올라섰지만 공기정화 의미에서는 크게 이익이 되진 않는다. 현재 서울시의 가로수의 40%를 차지하는 은행나무는 1년에 1년에 33.7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탄소흡수율이 가장 높은 튤립나무의 35% 밖에 되지 않는다.

일각에선 가로수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는 산림에 비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미관을 더 중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도심 공원의 이산화탄소 제고 효과는 산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개발연구원 박은진 박사 연구팀이 경기도의 도시공원수목과 가로수, 산림수목에 저장된 탄소량을 추정해본 결과 도시공원 45㎢의 수목은 6만7637t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산림 5273㎢ 에는 21.65메가t의 이산화탄소가 저장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로수나 공원나무 등을 심고 가꿀 때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연구결과 가로수의 종류, 나무를 심는 밀도 등만 바꾸어도 단위면적당 탄소저장량을 4배 이상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탄소저장량과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큰 튤립나무, 양버즘나무, 메타세쿼이아 등을 도심 가로수종으로 선택하고, 관리 등에 신경쓰면 도심 공기정화능력이 크게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박 박사는 “도시수목은 산림에 비해 적은 양의 탄소를 저장, 흡수하고 있지만 공해 등 물질을 1차적으로 막아줄 수 있어 그 역할이 크다”면서 “도심 내 탄소흡수원 증대 사업을 위한 보다 진보된 실행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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