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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물발자국! 커피 한잔이 140L



 



환경과학자들이 제시하는 당신의 물사용량 얼마?
아침의 커피 한잔. 이를 즐기기 위해 우리는 물을 얼마나 소비할까. 고작 컵 하나 정도의 물이 들어갔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20L짜리 페트병 7개인 무려 140L의 물이 쓰였다. 이것이 바로 아침 커피 한잔에 남긴 우리의 ‘물발자국(water footprint)’이다.

물발자국? 과연 뭘까.

살아가면서 사용하는 탄소가 얼마인지를 말하는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이란 말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물발자국은 바로 탄소가 아니라 물이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쓰는 물이 얼마나 되는지를 말한다.

최근 미국 디스커버지가 물발자국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다. 아직은 우리에게 낯선 물발자국을 만나보자.



●2002년 처음 등장
물발자국의 개념은 2002년에 처음 등장했다.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산하 물 교육 국제기관(UNESCO-IHE)’의 한 과학자가 사람들이 물을 얼마나 소비하는지를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최초로 만들었다.

2008년 10월 뜻있는 과학자들과 기업들, 환경 운동가들이 모여 ‘물발자국 네트워크(Water Footprint Network, WFN, www.waterfootprint.org)’를 결성했다.

WFN을 참조하면 우리가 얼마나 심하게 물발자국을 남기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쇠고기 1kg의 경우 물발자국은 1만6000L, 쌀 1kg은 3000L, 우유 1L는 1000L이다. 세계의 물 소비량의 90% 가까이가 식품과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든다. 수도꼭지를 통해 소비한 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새 발의 피인 셈이다.

최근 환경과학자들은 이제는 탄소발자국처럼 물발자국도 제품에 표기할 때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발자국 정의에 대한 여러 가지 견해
탄소발자국은 인간 활동과 상품 생산 및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뜻한다. 탄소발자국은 상품에 표기돼 소비자가 쓰는 제품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량을 알 수 있다.

환경과학자들은 물에 대해서도 같은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문제는 환경과학자들이 물발자국에 대해 일치된 견해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통용되는 물발자국은 제품이 처음부터 소비자에게 올 때까지 생산․운송되는데 드는 물의 총량을 말한다. 예를 들어 커피 한잔의 물발자국 140L는 커피나무를 기르는 것부터 커피열매를 볶아 커피를 생산하고 그 제품이 우리에게 올 때까지 드는 물의 총량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각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ommonwealth Scientific and Industrial Research Organisation) 물 환경 전문가 브래드 리도웃(Brad Ridoutt) 박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단순한 총량으로는 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며 “어디의 물을 썼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넛초콜릿 한 봉지 VS 파스타 소스 한 병
이산화탄소의 배출은 대기 중으로 금세 퍼지기 때문에 전 지구적인 문제가 된다. 그러나 물은 어디의 물을 사용했느냐에 따라 환경에 미치는 정도가 다르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자라는 옥수수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은 풍부한 빗물로 길러진다. 이에 비해 아리조나주는 저수량이 많지 않은 물을 사용한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의 물발자국 정의로는 이런 차이를 보여주지 못한다.

리도웃 교수는 물발자국에서 수원을 따지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기 위해 실제 제품 2가지를 비교했다. 엠앤엠(M&M) 피넛초콜릿 한 봉지와 500g 짜리 파스타 소스 한 병을 대상으로 했다.

파스타 소스 한 병을 만드는데 필요한 토마토, 설탕, 마늘, 양파를 기르는데 드는 물의 양은 약 200L다. 엠앤엠 피넛초콜릿 한 봉지의 경우는 1135L. 파스타 소스보다 무려 6배가량이나 된다. 이를 본 소비자들은 파스타 소스 쪽에 손이 더 갈 것이다.

하지만 어느 물을 썼느냐를 따지면 상황은 역전된다. 토마토는 보통 건조하고 따뜻한 기후에서 자란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끌어다 마셔야 하는 물을 토마토에도 대어줘야 한다. 반면 초콜릿의 재료인 코코아와 견과류는 좀더 습한 열대지역에서 자라기 때문에 땅에 있는 물을 직접 사용한다.

이 점을 고려했을 때 리도웃 교수는 파스타 소스가 엠앤엠 피넛초콜릿보다 물 부족에 미치는 영향이 10배나 높다고 제시했다.




●단순하지 않은 물발자국 계산
리도웃 교수의 주장에 동의하는 연구자들이 많지만 이 일은 쉽지 않다. 물은 전 지구적으로 순환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과학자들은 물의 순환에 대한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 실제로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계산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런 까닭에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현재처럼 단순히 총량만 제시하자는 의견이 우세하다. 물발자국이 탄소발자국처럼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를 차지할 날이 올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박미용 동아사이언스 객원기자 pmiy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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