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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화산재 대란, 원인은 ‘빙하’





“고온 마그마가 빙하 만나 팝콘 튀듯 폭발”


아이슬란드의 화산 하나가 유럽 전역의 비행기를 닷새째 땅에 묶어두고 있다. 대규모 화산재를 하늘로 뿜어낸 주인공은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이 이름은 동명의 지역에서 유래됐는데 아이슬란드어로 ‘섬에서 떨어진 빙하’라는 뜻이다.

실제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은 빙하를 뚫고 폭발했다. 그런데 화산 전문가인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요쿨(빙하)이 없었다면 지금 같은 대란도 없었을 것”이라며 “빙하 때문에 화산의 폭발력이 세지고 화산재가 많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은 화산재가 많이 생성되지 않는 현무암질 화산이다. 화산은 ‘유문암질’ ‘안산암질’ ‘현무암질’로 분류할 수 있는데 현무암질에 가까울수록 마그마의 점성이 낮아 폭발하기보다 땅을 타고 서서히 흐른다. 그런데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의 마그마는 빙하와 만나며 광폭해졌다.

화산의 폭발력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물이 있다. 물은 마그마에 조금만 섞여도 높은 온도로 인해 수증기로 변하며 부피가 팽창한다. 그래서 지면으로 분출될 때 팝콘이 튀겨지듯 순간적으로 튀어 오르게 된다.

그런데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의 마그마는 빙하를 만나며 엄청난 양의 물이 섞이게 됐다. 윤 교수는 “물이 1200도가 넘는 고온의 마그마와 만나 수증기로 변했다”며 “폭발력이 한층 세진 화산은 빙하를 뚫고 폭발해 화산재를 상공 17km 높이로 날려 보냈다”고 말했다. 빙하가 없었다면 마그마가 용암으로 굳어지며 먼 거리를 흘러내렸겠지만 빙하로 인해 유문암질 화산 못지않은 폭발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빙하는 유럽을 뒤덮을만한 양의 화산재를 만드는 데도 일조했다. 현무암질 마그마는 지상으로 흘러나와 식으면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고 구멍 뚫린 현무암이 된다. 그런데 차가운 빙하를 만나면 급격히 냉각돼 입자가 서로 뭉쳐지기 전에 그대로 굳는다. 지름이 2mm가 채 안되는 화산재가 대량으로 만들지는 것이다. 윤 교수는 “땅위를 흐르다 식어 돌이 될 마그마가 화산재로 변해 하늘 위로 올라가 버린 셈”이라고 비유했다.

하늘로 올라간 화산재는 비행중인 항공기에도 치명적이지만 비행장에 대기하는 항공기에도 치명적이다. 실제로 ‘화산재로 인한 공항 폐쇄’라는 의미는 단순히 비행기가 뜨고 내릴 수 없다는 뜻을 넘어 ‘대기 중인 비행기 엔진의 흡기구와 배기구도 폐쇄’한다는 의미에 가깝다. 화산재에 섞인 규산염 광물 때문이다.

윤 교수는 “사실 화산재로 인해 비행기가 날 수 없는 이유는 볼 수 있는 범위인 ‘시계’가 제한되기보다 갑작스런 엔진 정지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엔진 정지를 유발하는 것이 규산염 광물”이라고 말했다.

유리의 원료가 되는 규산염 광물은 고온 상태가 되면 녹는다. 가동 중인 비행기의 제트엔진에 화산재가 들어가면 규산염 광물이 녹은 뒤 연료가 주입되는 밸브나 배기구 인근에 코팅되듯 뭉쳐진다. 연료 순환을 막는 것이다.

실제로 1989년 알래스카 리다우트 화산이 폭발했을 때 한 비행기가 화산재를 무시하고 통과하다 엔진 4개가 갑자기 정지해 고도 4700m에서 1200m까지 활강하듯 그대로 떨어진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엔진 하나가 정상으로 돌아와 인근 비행장에 비상착륙을 했지만 그 뒤로 화산재가 발생했을 때 비행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강해졌고 대기 중인 비행기의 엔진도 화산재가 들어가지 않도록 막게 됐다.

기상청은 19일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화산재는 23~27일 사이에 한반도 상공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유럽에 폭넓게 확산되고 있으며 기류가 천천히 이동해 한반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교수도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과 한반도의 거리가 멀어 화산재가 한반도에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며 “비행기의 운항 여부는 화산재의 농도나 위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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