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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미국의 위기가 한국의 기회”





[바이오선진화!] 고종성 美 지노스코 최고기술경영자
“지난해부터 미국 보스턴의 제약 기업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제약회사는 이를 진출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최근 미국의 제약업계는 신약을 개발할 때 중국의 인력과 장비를 활용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기술력이 높아서가 아니라 인건비가 싸고 신약을 임상시험할 수 있는 여건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난 한달 동안 한국과 중국의 기업을 방문해 이들의 역량을 직접 보고 온 미국 보스턴의 제약회사 ‘지노스코’ 고종성 최고기술경영자(CTO)는 “한국의 제약 기업은 중국과 미국의 현 상황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약회사는 신약을 개발할 때 대개 다음과 같은 세 단계를 거친다. 일단 약물이 작용할 수 있는 ‘타겟’인 단백질을 찾는다. 그리고 이 단백질에 접합할 수 있는 약물인 ‘컴파운드’를 만든다. 약물을 만들면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한다. 이중 중국 제약회사를 활용할 수 있는 단계는 ‘컴파운드를 만들 때’와 ‘임상시험을 할 때’다.

컴파운드를 만들 때는 작은 분자를 접합할 수 있는 ‘중간체’가 필요하다. 중간체는 특정 단백질과 결합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으로 여러 모양의 컴파운드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물질이다. 열쇠를 예로 들자면 요철을 만들기 전 온전한 쇠붙이가 중간체이며 자물쇠에 들어맞는 요철이 작은 분자들인 셈이다.



“열쇠를 개발하려면 일단 온전한 쇠붙이인 중간체가 대량으로 필요합니다. 그런데 품질 대비 가격을 비교해보면 미국이나 유럽에서 만든 것보다 중국에서 만드는 것이 가장 저렴합니다. 신약을 만들려면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에서 중간체를 수입하는 편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게다가 중국에서 중간체를 수입하면 기술 유출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신약을 만들 때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은 단계는 컴파운드를 만들 때다. 그런데 중간체는 그 자체만으로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중간체의 모양을 중국에 알려줘도 기술 유출의 우려가 없다. 고 CTO는 “정말 중요한 컴파운드 완성물은 미국에서 만드는 편”이라고 밝혔다.

임상시험을 중국에서 진행하는 것도 미국이나 한국에 비해 가격이 낮기 때문이다. 임상시험은 대개 동물시험으로 진행된다. 이때 같은 수를 대상으로 시험한다면 중국에서 소요되는 비용은 미국의 30% 수준이다. 고 CTO는 “미국에서 25만 달러가 드는 시험이라면 한국은 10만 달러, 중국은 6.5만 달러 정도”라며 “중국이 동물시험에 대한 규정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이유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실업 대란은 제약 산업도 예외가 아닙니다. 미국의 제약회사들이 신약개발의 일부 단계에 중국 기업을 참여시키며 미국 내 과학자들의 일자리가 크게 줄었습니다. 한국이 신약 개발의 신흥 강국을 꿈꾸고 있다면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고 CTO가 구상하는 국가 간 신약개발 협업 시스템은 미국에서 신약개발의 전체 설계도를 만들고 한국에서는 우수한 두뇌와 훌륭한 품질을, 중국에서는 생산력을 도입해 활용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기초 단계의 신약을 설계하고 중국에서 중간체를 대량으로 생산한 다음 이를 한국과 미국에서 나눠 다양한 종류의 컴파운드를 생산한다. 단백질에 작용할 컴파운드를 미국의 인력만으로 찾아내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일부는 한국의 우수한 인력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컴파운드가 완성되면 이는 다시 중국에서 임상시험을 하게 된다.




“시험을 중국에서 하는 이유는 가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향후 중국 시장에 진입할 때도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FDA 승인을 받으면 좋지만 쉽지 않습니다. 반면 중국에서 FDA 승인을 받으면 중국과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에 걸친 대규모 시장을 선점할 수 있습니다. 중국 기업과 공동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중국의 승인을 받기도 유리합니다. 아시아 시장에서 약이 성공한다면 미국에서 역수입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시장 진출도 노려볼 수 있는 셈입니다.”

고 CTO는 “미국의 제약 산업이 침체되고 있는 최근 분위기를 한국은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한국의 대형 제약회사나 국가 기반 오송생명과학단지의 지사를 보스턴에 세우는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관련 산업이 침체되는 경향이 있고 일자리를 잃은 우수 인력이 많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많이 낮아졌다는 이유다. 게다가 보스톤은 제약 기업에 대한 세금제도 혜택도 우수하고 신약개발에 필요한 시약을 한국보다 30% 이상 저렴하고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보스톤은 신약개발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해 빠르게 번져나가는 곳입니다. 단순히 신약을 개발하는 자체에도 유리하지만 신약개발 전반을 아우르는 시스템을 발전시키려면 한국 안의 환경만 봐서는 국제 동향을 알기 어렵습니다. 한국이 신약 개발의 신흥강국으로 발돋움하려면 보스톤의 정보에 빨리 접근할 수 있는 ‘촉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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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성 CTO의 ‘이것만은 꼭!’
○ 미국의 위기는 한국의 기회, 지사-분원 설립 등 고려해야
○ 신약개발 전체를 설계한 뒤 일부는 아웃소싱으로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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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성 CTO는
1991~1995년 LG화학 단백질 유사 화합물 의약품개발팀장
1995~1996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방문 과학자
1998~1999년 국가지정연구실 고속약효평가 연구책임자
1999~2000년 LG화학 암그룹장
2001~2007년 LG생명과학 상무이사
2005~2007년 지식경제부 바이오스타 당뇨병치료제 연구책임자
2007~2008년 한국화학연구원 항암제 센터장
2008년 (현)지노스코 CTO(보스턴)겸 오스코텍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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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획기사 시리즈는 교육과학기술부와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습니다.
※ 이 기획기사 시리즈는 향후 생명공학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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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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