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척박사 연구소

척척박사 연구소과학이야기제목별로 보기해설이 있는 과학

해설이 있는 과학

최신 소식 속에 담긴 다양한 과학정보에 대한 해설입니다.

노벨상 석학 아다 요나트에게 듣다

리보솜 구조 밝히는 데 쏟은 30년
| 글 | 이스라엘 레호보트 이충환 기자ㆍcosmos@donga.com |



“세포 속에 있는 저 덩어리는 뭐지?”

1955년 루마니아계 미국인 세포생물학자 조지 펠레이드가 전자현미경으로 세포의 미세구조를 살펴보다가 매우 작은 알갱이가 뭉쳐 있는 덩어리를 찾아냈다. 다름 아닌 리보솜들의 덩어리였다. ‘세포 내 단백질 공장’ 리보솜을 처음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펠레이드는 리보솜을 발견한 업적으로 1974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지름 20nm(나노미터, 1nm=10-9m)인 리보솜은 단백질과 RNA로 구성된 복합체이자 10만 개 이상의 원자로 이뤄진 거대한 생체분자다. 리보솜은 외관상 작은 소단위체와 큰 소단위체로 구성돼 있다. 두 소단위체는 평소에 떨어져 있다가 단백질을 합성할 때 결합하는데, 유전정보에 따라 여러 아미노산을 불러들이고 이들을 줄줄이 엮어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리보솜의 대략적인 기능은 수십 년 전에 알려졌지만 실제 분자 수준에서 그 메커니즘을 규명할 수 있게 된 것은 10년 전이다. 리보솜의 정밀한 입체구조를 밝혀낸 덕분이다.

이 업적으로 지난해 3명의 과학자가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그중 한 명인 이스라엘 바이츠만연구소 아다 요나트 박사는 1970년대부터 리보솜 구조 연구에 뛰어든 선구자다.요나트 박사를 현지에서 만나 리보솜의 정밀 구조를 밝혀내기까지 30년 가까이 매진한 과정을 직접 들었다. 이를 이용해 슈퍼박테리아를 무찌를 비책을 찾고 있는 그의 최신 연구도 접할 수 있었다.

최근 리보솜은 과학자들의 손길에 따라 재구성되고 있다. 리보솜을 인공적으로 재구성해 작동시키는 데 성공했고 단백질을 만들 때 아미노산 20종만 이용한다는 한계도 극복하려 하고 있다. 세포 속 소우주라 할 만한 리보솜의 세계로 떠나보자.









“이 얘기는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제가 리보솜 연구를 시작했을 때, 겨울잠을 자는 북극곰한테 아이디어를 얻었죠.”

백발이 성성한 이스라엘 바이츠만연구소 아다 요나트 박사는 리보솜 구조 연구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묻자 북극곰의 겨울잠 얘기를 꺼냈다. 10시간 가까이 비행기를 타고 지중해 인접국으로 날아가 중부의 학술도시 레호보트에 자리한 연구소를 직접 방문한 기자에게는 뜬금없는 소리처럼 들렸다. 한편으론 궁금증이 피어올라 머릿속에 가득 찼다.

요나트 박사는 세포 내 소기관인 리보솜의 구조와 기능을 밝힌 업적으로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석학이다. 리보솜은 전령RNA(mRNA)에서 읽어 들인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공장이다. 그는 여성으로는 마리 퀴리(1911년), 그의 딸인 이렌 졸리오퀴리(1935년), 도로시 호지킨(1964년)에 이어 4번째로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리보솜은 RNA와 단백질로 구성된 복합체로 구조를 연구하기 힘든 대상이다. RNA가 구조적으로 불안정하기도 하지만 리보솜은 10만 개가 넘는 원자로 이뤄진 생체분자이기 때문이다. 요나트 박사는 30년 가까이 노력한 끝에 리보솜의 정밀 구조를 밝히는 데 성공했다. 노벨상 석학으로부터 리보솜 구조를 밝히기까지의 우여곡절과 그 의미를 들어보자.







“젊은 과학자들이여, 호기심을 추구하라. 중요한 질문을 하고 그 해답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 이스라엘 바이츠만연구소 아다 요나트 박사가 한국 청소년에게 전해준 메시지다. 왼쪽 사진은 지난해 요나트 박사(왼쪽)가 노벨화학상을 받는 장면.


북극곰이 리보솜 결정을 만든다고?


세포 내 단백질 공장인 리보솜의 구조를 알아내려면 먼저 세포에서 리보솜을 분리하고 정제한 뒤 결정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결정에 X선을 쏴서 구조를 알아낸다. 즉 X선이 결정의 원자들에 부딪힐 때 X선이 흩어지는데, 흩어진 점들의 패턴을 분석해 원자들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면 리보솜의 정밀 구조를 밝혀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보솜을 거의 완벽한 결정으로 만드는 것.

1970년대 말 요나트 박사는 어느 과학자도 엄두조차 못 냈던 리보솜 구조 연구를 시작했다. 히브리대 엘리샤 텔오르 교수는 “당시 그의 연구는 작은 보트를 타고 대양을 건너겠다는 것과 같은 무모한 시도였다”라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요나트 박사에게 아이디어를 주었던 것이 바로 북극곰 얘기였다고 한다.



그가 자전거 사고로 뇌진탕을 당해 잠시 입원했을 때였다. 병실에서 회복되기를 기다리던 그는 책을 많이 봤는데, 그중에는 겨울잠을 자는 북극곰 이야기도 있었다. 이때 동면하는 북극곰의 리보솜은 어떤 상태일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요나트 박사는 “북극곰은 겨울잠을 잘 때 리보솜을 차곡차곡 모아 밀집된 상태, 즉 ‘결정 상태’로 만든다(북극곰의 리보솜은 몇 달간 밀집된 상태에 있지만 기능적 활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겨울잠에서 깨어날 때 리보솜은 활성 상태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북극곰이 리보솜을 ‘결정’으로 만든다니! 그는 이를 깨닫는 순간 리보솜을 결정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요나트 박사는 리보솜 결정을 만들기로 결심했을 때 다른 생물에 비해 리보솜이 작은 박테리아를 연구대상으로 삼았는데, 특히 거친 환경에서 사는 박테리아의 리보솜을 사용하기로 했다. 리보솜이 매우 안정해야만 더 좋은 결정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75℃의 온도에서도 살아남는 박테리아 ‘바실러스 스테아로테르모필루스(Bacillus stearothermophilus)’를 선택했다. 초창기에 만든 리보솜 결정은 매우 불안정해 몇 분만 지나도 금이 가고 갈라졌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1980년 요나트 박사는 박테리아 리보솜의 결정을 만드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바실러스 스테아로테르모필루스에서 분리한 리보솜의 큰 소단위체(subunit)인 50S를 결정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박테리아의 리보솜은 큰 소단위체인 50S와 작은 소단위체인 30S로 이뤄져 있다. 여기서 S는 침강계수인데, 그 값이 클수록 원심분리 시 아래층에 놓이는 큰 분자임을 뜻한다. 리보솜의 소단위체 50S와 30S는 평소에 떨어져 있다가 단백질을 합성할 때 들러붙는다.







① 1989년 리보솜 결정에 X선을 쏴 구조를 분석하는 실험 장비를 점검하는 요나트 박사.② 1992년 요나트 박사(왼쪽)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수상(오른쪽)을 만나기도 했다.



요나트 박사는 결정으로 만든 리보솜에 X선을 쐈을 때 X선이 흩어지는 패턴(회절 패턴)을 파악해 리보솜의 정밀 구조를 알아냈다. 오른쪽 그림은 리보솜의 정밀한 3차원 구조.
고품질 결정의 첫 주인공은 사해 사는 미생물
하지만 결정을 만들었다고 해서 리보솜 구조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산 너머 산이라고 해야 할까. 리보솜 결정의 안정성과 질도 문제였다. 아울러 리보솜 결정을 측정할 방법을 잘 모르고, X선 빔을 쏠 때 결정이 너무 빨리 붕괴되는 것도 문제였다.

1980년대 중반 요나트 박사팀은 영하 196℃의 액체질소에서 결정을 얼려 안정화시키는 ‘극저온 결정법’을 리보솜 구조 연구에 도입했다. 또 생명력이 끈질긴 미생물의 리보솜을 결정으로 만들려고 애썼다. 그중 하나가 이스라엘의 ‘소금 호수’ 사해에 사는 극한미생물인 ‘할로아르쿨라 마리스모르투이(Haloarcula marismortui )’다. 1990년대 초 요나트 박사는 이 미생물에서 얻은 리보솜의 큰 소단위체 50S를 안정적인 고품질 결정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요나트 박사는 “상대적으로 튼튼한 리보솜을 사용한 것이 고품질 결정을 만드는 데 성공한 비결 중 하나”라며 “이런 리보솜은 오랫동안 활성을 유지하고 활성 상태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1990년대에 들어 요나트 박사가 리보솜의 정밀 구조를 알아낼 수 있을 만한 고품질 결정을 만들자, 많은 과학자들이 리보솜 구조 연구에 뛰어들었다. 그들 중에는 지난해 요나트 박사와 함께 노벨화학상을 받았던 미국 예일대 토머스 스타이츠 박사와 영국 케임브리지 분자생명연구소 벤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 박사도 있었다. 요나트 박사는 리보솜 구조 연구의 선구자였던 셈이다.






드디어 2000년 요나트 박사를 비롯한 3명의 노벨상 수상자는 리보솜을 구성하는 원자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고품질 결정구조를 발표했다. 스타이츠 박사는 할로아르쿨라 마리스모르투이에서 분리한 리보솜의 큰 소단위체 구조를, 요나트 박사와 라마크리슈난 박사는 호열성 세균인 ‘테르무스 테르모필리루스(Thermus Thermophilus)’에서 분리한 리보솜의 작은 소단위체 구조를 각각 얻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이로써 원자 수준에서 리보솜의 구조와 기능을 밝혀낼 수 있었다. 요나트 박사가 최초의 리보솜 결정을 만든 지 20년 만이었다.

리보솜 연구와 관련해 약 180편의 논문을 발표한 요나트 박사는 2000년과 2001년에 ‘셀’, ‘네이처’에 잇따라 게재한 논문을 가장 중요한 성과로 꼽았다. 이 논문들은 리보솜 구조 연구의 빛나는 성과물을 담고 있다.






사진



사진


요나트 박사의 초창기 성과. 1980년 박테리아의 리보솜 결정(①)을 만드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이 박테리아는 온천에서 살 수 있는 ‘바실러스 스테아로테르모필루스(Bacillus stearothermophilus )’. 결정에 X선을 쏴서 얻은 회절 패턴(②)은 상당히 좋지 않았다. 1984년에는 동일한 박테리아에서 분리한 리보솜의 큰 소단위체를 더 나은 결정(③)으로 만들었다. 결정 단면의 전자현미경 사진(④)을 보면 리보솜이 비교적 규칙적으로 배열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노벨상 받은 비결 3가지
요나트 박사가 노벨상을 받은 비결은 뭘까. 주변의 지인들은 요나트 박사의 능력, 든든한 재정적 후원, 똑똑한 동료들을 꼽았다. 바이츠만연구소의 2009년 연보에 따르면 2억 9000만 달러(약 3200억 원)의 재정수입 중에서 24%가 기부금이다. 요나트 박사도 연구 초기부터 부유한 유대인 일가인 키멜만 가문의 아낌없는 후원을 받았다. 그가 20년 이상 연구비를 걱정하지 않고 미개척 분야인 리보솜 구조를 연구하는 데에만 매달릴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의 연구실이 있는 건물에는 후원자인 키멜만 부부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현지 연구실에서 만난 요나트 박사. 뒤쪽 벽에는 그가 받은 많은 상으로 ‘도배’돼 있었다.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하기 전에도 요나트 박사는 볼프화학상(2007년), 유네스코-로레알 여성과학자상(2008년)처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상을 잇달아 받았다. 특히 유네스코-로레알 여성과학자상은 서울대 김빛내리 교수와 함께 수상했다. 그는 김 교수에 대해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잘 아는 젊은 과학자”라고 평가했다.

요나트 박사는 서울대 김성훈 교수를 비롯한 한국 과학자들과 함께 연구하기도 했다. 그는 “김성훈 교수가 만든 실험재료(리보솜과 결합하는 단백질)를 갖고 연구한 적이 있다”며 “지금도 김 교수와 e메일을 주고받으며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나트 박사는 2005년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지에 자신이 발표한 리보솜 결정학 관련 리뷰논문을 보여줬다.

올해 요나트 박사는 한국을 방문한다. 5월 17일~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생화학분자생물학회 연례국제학술대회에 주요 연사로 참여하는 것. ‘더 나은 삶을 위한 생명과학’이란 주제로 개최되는 이 학술대회는 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와 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가 통합해 생화학분자생물학회가 출범한 기념으로 열리는데, 17일에는 요나트 박사가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호기심의 중요성과 노벨상의 꿈을 전하는 대중강연도 펼친다.




슈퍼박테리아 무찌른다


요나트 박사가 리보솜의 정밀 구조를 밝혀낸 덕분에 인류는 병원균의 리보솜을 공격하는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 흥미롭게도 기존 항생제의 절반가량이 세균의 리보솜을 무력화시키는 전략을 사용한다.

“많은 항생제는 회사가 만든 게 아니라 박테리아가 설계한 것입니다.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항생제는 미생물 간의 접촉이나 자극에 의해 만들어지는 거죠. 즉 박테리아가 다른 박테리아를 공격할 때 특정 기능을 정지시키기 위해 일종의 무기로 만든 물질이랍니다.”

최근 요나트 박사는 리보솜의 자세한 구조를 바탕으로 슈퍼박테리아를 무찌를 비책을 찾고 있다. 슈퍼박테리아는 기존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세균이다.



“슈퍼박테리아의 리보솜은 결정을 만들 수 없어요. 병원균에 대한 결정을 키우는 것이 허용돼 있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슈퍼박테리아로부터 리보솜 결정을 얻기보다 이를 연구할 수 있는 모델을 갖고 실험합니다.”
그는 또 “슈퍼박테리아를 물리칠 항생제는 단기간에 나올 수 없고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모른다”며 “현재 화이자,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GSK) 등의 제약사와 함께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항생제나 리보솜에 대해 모든 것을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이 둘을 함께 연구하고 있죠. 앞으로 할 수 있다면 리보솜의 기원을 밝히고 싶어요.”



리보솜은 유전자에 따라 염기서열 정보가 담긴 mRNA가 지시하는 대로 특정 아미노산이 붙어 있는 운반RNA (tRNA)를 불러들인 뒤 여러 아미노산을 결합시켜 폴리펩티드 사슬을 만든다. 폴리펩티드 사슬이 적절히 배치돼 입체구조를 갖는 고분자가 바로 단백질이다.

그는 “리보솜은 생명과 관련된 거의 모든 일을 한다”며 “생명의 기원에서 RNA의 역할이 중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명체가 탄생하기 전 RNA가 자신을 스스로 복제하고 RNA 사슬이 만들어지며 원시 리보솜으로 진화했을지 모른다는 내용이다. 그 뒤 펩티드와 단백질이 생성되고 이들 중 좋은 것만 살아남아 생명체가 탄생했을 것이다.








박테리아 리보솜의 3차원 구조. 리보솜은 작은 소단위체와 큰 소단위체로 나뉜다. 작은 소단위체의 단백질은 파란색, 큰 소단위체의 단백질은 초록색, RNA 분자는 오렌지색으로 각각 표현돼 있다. 또 작은 소단위체에 항생제 분자(빨간색)가 결합해 리보솜의 활동, 즉 박테리아의 활동을 방해하는 모습도 보인다. 과학자들은 약효가 좋은 새로운 항생제를 설계하기 위해 리보솜의 정밀 구조를 연구하고 있다.



‘호기심 천국’ 바이츠만연구소와 ‘호기심 소녀’ 요나트 박사
“지난 60여 년간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끝없는 호기심이야말로 대담한 아이디어를 구현할 최고의 창조적 연료’라는 걸 증명해왔습니다.”

바이츠만연구소 다니엘 자이프만 소장은 연구소의 지난 60년을 이렇게 정리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남서쪽으로 20km 떨어진 학술도시 레호보트에 위치한 바이츠만연구소(사진). 이스라엘 기초과학의 요람이자 세계적인 연구소다. 1934년 초대 대통령 하임 바이츠만이 창설한 농업연구소를 1949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꾸며 출범했다. 바이츠만연구소는 지난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연구소는 수학, 컴퓨터과학, 물리학, 화학, 생화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 분야를 다루며, 학부는 없고 대학원과정(석·박사과정) 이상만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학생, 교수, 교직원 등 2600여 명이 근무한다. 재정의 20% 이상을 기부금으로 충당하고 연구자의 대담한 아이디어를 장기간 지원하는 게 독특한 특징이다. 자이프만 소장은 연구소의 분위기에 대해 “연구자들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호기심에 충만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끈질기게 찾다 보면 과학적 난제를 돌파하는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7년 정도 이 연구소에서 근무한 김진철 박사는 “연구소는 실적보다 잠재력을 보고 연구원을 뽑으며 7년간 중간에 별도의 심사 없이 과감하게 지원한다”며 “볼펜 한 자루 지급부터 실험동물 관리, 논문 데이터 정리까지 도와주며 연구원을 세세하게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호기심에 이끌려 아낌없이 지원했다가 노벨상 수상이라는 ‘대박’을 터뜨린 사례가 바로 요나트 박사다. 아다 요나트는 어릴 때부터 호기심에 사로잡혀 무모한 실험을 많이 했던 ‘호기심 소녀’였다. 5살 때 집 난간의 높이를 재려다가 바깥뜰로 떨어져 팔이 부러졌고, 등유의 일종인 케로신을 갖고 실험을 하다 불을 낸 적도 있다. 요나트 박사는 자신이 리보솜 구조 연구를 시작한 계기도 ‘세포의 일생에서 중요한 것은 뭘까’라는 호기심이었다고 말한다.

리보솜 연구 초기에 당시 바이츠만연구소 소장이었던 마이클 셀라는 요나트 박사가 대단한 잠재력을 가졌기 때문에 이 연구에 많은 돈을 지원해야 한다고 키멜만 가문을 설득해 엄청난 후원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호기심 소녀’ 아다 요나트는 ‘호기심 천국’ 바이츠만연구소에서 자신의 호기심을 마음껏 펼치다가 고희에 이르러 노벨상 수상이라는 큰 결실을 거뒀던 것이다.




내과학상자담기  E-MAIL 프린트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RSS

나도 한마디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목록


내 당근 보러가기

내 뱃지 보러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