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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은 생태학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푸른하늘]


중국을 대표하는 명물이자 세계야생동물기금의 로고이기도 한 판다(Panda). 이들이 세계야생동물기금(WWF)에서 발표한 ‘2010년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 10종’에 포함됐다. 전 세계에 남은 판다가 1600여 마리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판다가 멸종 위기에 처한 까닭은 인간의 행동에 있다. 인간이 자연을 무분별하게 개발하다보니 원래 판다가 살던 환경을 파괴해 이들이 살아갈 곳이 없어진 것이다. 게다가 판다는 번식기가 짧고 짝짓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평생 1~2마리의 새끼만 낳는 판다를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미래의 어느 날에는 지구상에서 판다를 볼 수 없을지 모른다.

그래서 중국과 미국의 과학자들은 2005년부터 인공위성을 이용해 판다의 생활을 관찰하고 있다. 특히 유심히 살피는 것은 짝짓기다. 판다가 번식기에 보이는 행동을 알아내서 자손을 더 많이 얻게 하려는 것이다.






판다의 사례처럼 생물과 관련된 정보를 모으는 데 인공위성은 유용하게 사용된다. 우리나라의 연구원들도 인공위성을 이용해 조류의 이동경로를 추적하고, 서식지 정보를 알아내고 있다. 이미 1998년에는 독수리의 이동경로를 추적해 그들의 번식지가 몽골이라는 점을 알아낸 적도 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조류연구팀은 지난 2월말에도 솔개와 말똥가리의 등에 인공위성용 초소형 전파발신기를 달아 날려 보냈다. 이 전파발신기는 인공위성과 통신하면서 솔개의 이동경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현재 연구팀은 이 자료들을 모아 솔개와 말똥가리의 이동경로와 서식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새들은 국경을 옮겨 다니므로 이동 경로를 밝히는 일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예전부터 이를 위한 많은 연구가 시도됐지만, 장거리를 이동하는 새들의 경로를 밝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인공위성을 이용해 새들의 이동경로를 정확히 알아내는 게 가능해졌다. 새에게 전파 발신기를 달고 그 정보를 인공위성으로 수신하는 간단한 원리 덕분이다.

이제 생태학자들은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로 새의 이동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모아진 정보는 멸종위기의 조류를 보호할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이들이 많이 사는 환경이나 먹이 등을 알고, 이런 환경을 만들면 멸종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인공위성이 생태학자 한 명의 몫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인공위성은 바다에 사는 생물들의 이동경로와 서식지를 파악하는 데도 이용된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지난 1월, 홍어에 전자 태그를 달아 바다에 풀고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홍어는 원래 서해의 저층 냉수대를 찾아 여름에는 서해 중부 먼 바다, 겨울에는 흑산도 인근 해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확한 이동경로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에 서해수산연구소가 2007년부터 50cm 안팎의 홍어 950마리에 고유번호가 기록된 노란색 표지를 달고 흑산도와 대청도 인근에 풀었다. 하지만 95마리의 홍어 중 17마리만 어민에게 잡혔고, 홍어의 이동경로를 계속 쫓는 것도 어려웠다.

연구소 측은 전자 태그와 인공위성을 활용하기로 했다. 전자 태그는 인공위성을 통해 위치 추적이 가능하므로 이동경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자 태그에는 전자 센서가 들어 있어 홍어가 살고 있는 서식지의 물 온도와 홍어의 이동경로, 산란장 등에 대한 정보까지 모을 수 있다




고래의 위치정보를 파악하는 연구팀도 있다. 울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지난 3월, 동해안의 돌고래 3마리에 위성추적장치를 달았다. 지금까지는 연구원이 직접 배를 타고 나가서 눈으로만 고래의 숫자와 이동경로를 조사했지만 이 역시 홍어의 사례처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어려웠다.

그래서 연구팀은 작은 사각형의 칩에 20cm 길이의 가는 안테나가 달려 있는 위성추적 장치를 고래의 지느러미에 달았다. 이 안테나는 돌고래의 위치 정보를 인공위성에 전송하므로 고래의 이동경로를 비롯한 위치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연구원들은 위성에서 전달해 주는 자료를 모니터로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인공위성은 생물 정보를 모으는 데도 훌륭하게 이용되고 있다. 사람이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위치 추적 장치와 인공위성의 통신으로 쉽고 정확하게 연구할 수 있다. 우주과학이 만든 좋은 도구가 지구상의 생물이 돕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인공위성 이용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든다. 인공위성의 가격뿐 아니라 위성과 통신하는 장치도 비싸기 때문이다. 이 비용이 줄어든다면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을 더 많이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지구에서 다양한 생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인공위성 기술이 대중화하길 바란다.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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