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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둥둥 국내 첫 ‘빙해 수조’를 가다





해양연 한여름에도 남북극 바다 재현


※ 경고 : 작업중 문이 잠겼을 경우 이곳을 힘껏 눌러서 문을 여시오. (들어가기 전 눌러서 확인할 것)

국내에서는 최초,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준공된 ‘빙해수조’에 들어서자마자 노란 바탕에 검은 글자로 쓰인 경고문이 눈에 띄었다. 이곳 공기의 온도는 섭씨 0도. 수조의 물을 얼릴 때는 수온은 영하 30도, 기온은 영하 20도까지 내려간다. 장시간 실험할 때 방한복을 입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정도다.



한국해양연구원은 25일 대전 대덕연구단지 소재 해양시스템안전연구소에서 빙해수조 준공식을 열고 내부를 언론에 공개했다. 빙해수조는 물을 얼려 극지방의 바다처럼 표면에 얼음이 떠있는 가상의 환경을 만드는 대형 수조다. 수조의 크기는 길이 42m, 폭 32m, 깊이 2.5m로 50m 길이인 정식 대회용 실내수영장에 버금갈 정도다.

이곳에는 이미 실험이 한창이었다. 수조 표면에는 약 0.7~1cm 두께의 얼음이 떠있었고 연구원들은 약 2m 폭으로 얼음을 빗살무늬와 격자무늬로 자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약 30여m 구간의 얼음을 자르자 쇄빙선 아라온호를 그대로 본뜬 모형이 이를 밀어내며 지나갔다.

잘려졌던 얼음은 산산조각나기도 하고 좌우로 밀리거나 배 밑으로 들어가서 뒤쪽으로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얼음의 움직임은 아라온호 모형의 앞뒤좌우에 설치된 카메라로 측정됐다.

이런 실험을 하는 이유는 두께나 모양이 다른 얼음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측정하기 위해서다. 배가 얼음을 밀어내면 얼음은 강도, 탄성력, 부력 등에 따라 다르게 움직인다. 이를 분석하면 실제로 아라온호가 얼음을 깨며 앞으로 나갈 때 얼음 조각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얼음 성질에 따라 최적의 진로를 산출하는데 도움이 된다.

해양연 해양운송연구부 이춘주 책임연구원은 “고부가가치 선박인 쇄빙선이나 내빙선의 성능을 검증하려면 실제 현장에서 대규모 시험을 수행하거나 빙해수조에서 모형실험을 해야 한다”며 “기존에는 국외시설을 이용하다보니 핵심 기술이 노출될 가능성과 외화가 낭비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이번에 준공한 빙해수조는 얼음의 특성뿐 아니라 쇄빙·내빙선에 탑재되는 장비가 극한의 저온에 얼마나 견디는지도 실험할 수 있다. 수조가 설치된 거대한 방 밖에는 ‘극저온 콜드룸’이라 불리는 실험공간이 2개 있다.

극저온 콜드룸은 길이 5m, 폭 4m, 높이 2.5m에 온도는 영하 50도까지 낮출 수 있다. 영상 15도까지 온도를 높일 수 있지만 대개 극저온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천장은 물론 벽에도 고드름이 달려있어 종유 동굴을 연상케 한다.

처음 이곳을 만들어 시험했을 때는 극저온 상태가 되자 출입문이 열리지 않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온도가 내려가며 문의 이음새가 굳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문은 항상 편하게 열리도록 열선이 설치된 상태다.

빙해수조의 모든 실험시설은 민간 조선업계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민간 기업의 임원들은 “극저온에 견디는 조선 기자재를 국산화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원천기술을 개발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빙해수조 내부는 매우 추웠지만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의 관심은 무척 뜨거웠던 현장이었다.

 

 

 



대전=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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