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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뱅이라도 괜찮아, 넌 보험같은 존재니까”





게으름뱅이 까마귀, 부상자 발생하면 무리에 도움 줘


세상에는 남이 차려놓은 밥상을 거저먹으려는 게으름뱅이들이 어디에나 존재한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 인간 사회에서는 그 해답을 알 수 없지만 까마귀 세계에서는 이유가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열심히 일하던 까마귀가 다치자 무리 중에서 게을렀던 까마귀가 팔을 걷고 무리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까마귀(Corvus corone)는 새끼들을 먹이고 돌보기를 함께 하는 안정적인 무리 생활을 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않고 빈둥거리기만 하는 까마귀들도 포함되어 있다.

왜 까마귀들은 이런 게으름뱅이들을 무리에서 퇴출시키지 않고 그냥 눈감아 주는 걸까. 과학자들은 빈둥거리는 녀석들이라도 있는 게 그래도 뭔가 이득이 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번식을 하거나 무리가 생존하는데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또는 무리가 좀 더 커지는 효과가 있어 포식자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위험이 줄어들거나 혹은 반대로 먹이를 구하러 갈 때 좀 더 효율적일 수 있다.




● 야생 까마귀 대상으로 실험


스페인 발라돌리드 대학(University of Valladolid)의 진화생물학자 비토리오 바글리원(Vittorio Baglione) 박사 연구팀은 게으름뱅이 까마귀의 뜻밖의 역할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스페인 북부 지방에 사는 17개의 까마귀 무리에 속하는 61마리의 야생 까마귀를 카메라를 설치해 조사했다. 3일간 촬영으로 이들 61마리의 야생까마귀들이 각각 새끼들에게 얼마나 먹이를 자주 가져다주는지를 확인했다.
그런 다음 연구팀은 무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까마귀 한 마리를 잡아 집게로 날개를 집어 일시적으로 장애가 있도록 했다. 그리고선 연구팀은 처음처럼 카메라를 설치해 까마귀들의 변화를 살폈다.





결과는 뜻밖이었다. 종전에 새끼를 돌보지 않던 게으름뱅이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졌다. 새끼들이 있는 둥지를 전혀 찾아오지 않던 8마리의 게으름뱅이 까마귀 중 5마리가 갑자기 새끼들에게 먹이를 물어다주는 것이었다. 반면 전부터 새끼를 돌보던 까마귀들에서는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빈둥대는 까마귀들이 어려운 시절에도 새끼들에게 먹이들 꾸준히 가져다줄 수 있도록 무리가 선택한 보험과 같다고 보았다. 까마귀 중 일부가 일을 못하게 되어도 게으름뱅이 까마귀들 덕분에 새끼들에게는 아무 탈이 없었다.



● 돕는 행동이 개별적으로 차이 보이는 이유는 뭘까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어떻게 빈둥대던 까마귀가 행동에 변화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새끼들이 배고프다고 지저대는 걸 들었던 것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까마귀들이 도움을 주라고 강요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게으름뱅이 까마귀가 무리 중의 누군가와 관련이 있을 경우 스스로 나설 수 있다고 보았다. 무리 전체로 보았을 때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결과를 두고 미국 코넬대학의 조류학자 월터 쾨니그(Walter Koenig) 박사는 “남을 도움을 주는 행동에 대해 개별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점을 조사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면서 “이는 협동의 진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돕는 행동이 개별적인 차이를 보이는가 하는 문제는 협동의 진화와 관련해 오랫동안 풀리지 않고 있는 난제였다.

바글리원 박사는 “잘 놀라고 겁이 많은 야생 까마귀를 대상으로 도움을 주는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알아내기가 매우 어려웠다”면서 “다음에는 새장에서 길들여진 새를 대상으로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여전히 무리를 이루는 동물들이 도움을 주는 정도가 개별적으로 왜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 알아봐야 할 게 많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간을 비롯한 다른 동물 종들의 협동에 대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바글리원 박사는 생각한다.

 

 

 

 

 



이번 연구는 ‘영국 왕립 학회보 B: 생명과학(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에 최근 발표됐다.

박미용 동아사이언스 객원기자 pmiy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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