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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추락] 푸른 불꽃 이내 붉은색으로… 1단엔진 불안정 연소 일으킨듯

러시아 1단엔진이 문제… 엔진 결함 확인땐 3차발사 지연


■ 왜 폭발했나

한창 연소중인 시점에 폭발
연료공급 펌프 결함 가능성
한-러 공동 원인조사 나서

엔진 이상 예상 못했나
가장 흔한 실패 사유지만
성공률 95% 제품이라 낙관

나로호(KSLV-I)가 이륙 후 약 137초 만에 폭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원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1단 액체엔진이 연소를 멈추는 229초 전에 폭발이 일어난 만큼 액체엔진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는 1단을 개발한 러시아에 책임을 물어 나로호 3차 발사를 요구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에 선다.







● 폭발 원인은?


이번처럼 로켓과 모든 통신이 갑작스레 두절되는 경우는 엔진 폭발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10일 공개한 나로호 상단 카메라의 기록 영상에 따르면 이륙 직후에는 계속 어둡던 화면이 갑자기 번쩍하는 섬광을 내며 밝아졌다. 이때가 137.19초경으로 폭발의 증거일 수 있다. 엔진이 폭발하려면 기준 이상의 고온·고압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원인으로 이런 환경이 만들어졌을까.

엔진 연소 전문가인 항우연 관계자는 “나로호가 날아갈 때 푸른색 불꽃을 내다 이내 붉은색으로 바뀌었다”면서 “이는 연료와 산화제의 양이 정상적인 비율로 타고 있지 않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나로호의 경우 산화제인 액체산소와 연료인 케로신의 정상 비율은 약 2.4 대 1이다. 연료가 이보다 많아지면 엔진 안에서 불안정 연소가 일어나 화염이 붉게 변한다. 이 관계자는 “펌프에 연결된 관의 일부가 막혔거나 액체산소와 케로신을 담아두는 탱크에 균열이 생기는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원인은 한-러 공동조사위원회의 분석이 나온 뒤에야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발사 하루 전 소화장치에서 100t에 이르는 소화 용액이 뿜어져 나와 나로호 1단 엔진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에 대해 이주진 항우연 원장은 “이번 나로호 폭발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 엔진 이상, 예상할 수 없었나


나로호 1단 엔진의 문제를 미리 예상할 순 없었을까. 항우연 관계자는 “나로호 1단 엔진이 러시아의 앙가라와 같은 종류인 만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믿었다”면서 “작년 8월 나로호 1차 발사에서도 1단 엔진에서는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앙가라는 소유스에 이어 러시아가 야심 차게 개발 중인 차세대 로켓이다. 나로호 1단 엔진 4기가 한데 묶인 것이 앙가라 로켓이다. 세계 최고의 로켓으로 인정받는 소유스와 ‘패밀리’ 로켓인 만큼 앙가라의 성공률은 95% 이상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로켓 발사의 가장 많은 실패 원인 가운데 하나가 엔진 이상이다. 1957∼2003년 로켓 발사가 실패한 198건 중 1단 엔진이 문제를 일으킨 경우는 131건으로 절반을 넘는다. 윤웅섭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나로호 1단 엔진에서 연료가 타는 연소기는 섭씨 3000도가 넘는 반면 액체산소가 지나는 밸브는 영하 183도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엔진은 극고온과 극저온을 동시에 버티는 극한의 기술이 필요한 만큼 언제라도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소유스(11A511U)는 2002년 1단 로켓의 펌프에 문제가 생겨 발사 29초 만에 엔진이 폭발했다. 일본 우주개발사업단이 개발한 H2 역시 1999년 비슷한 이유로 실패했다. 펌프에 문제가 생기면 연료 공급이 중단돼 엔진이 꺼지거나, 연료가 지나치게 공급돼 엔진 압력이 설계치보다 높아지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커진다. 미국 최초의 위성 발사체 뱅가드는 1957년 고온 가스가 1단 로켓의 연료 탱크로 새어 들어가 발사 2초 만에 폭발했다.

항우연 관계자는 “이번 발사에서 1단 엔진이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3차 발사를 진행하기 전 엔진 전반에 대한 기술적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이럴 경우 3차 발사는 2∼3년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나로호 잔해 찾을 수 있나


항우연은 10일 “나로호 잔해는 나로우주센터가 위치한 외나로도에서 남쪽으로 약 470km 지점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좌표로는 북위 약 30도, 동경 약 128도로 공중에서 폭발한 뒤 제주도 남쪽의 공해상에 떨어진 것. 나로호가 낙하한 지점은 일본에 치우쳐 있지만 바다 한가운데인 만큼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단 엔진을 비롯해 나로호 잔해를 찾을 수 있을까.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잠수정을 이용해 1단 엔진 등 나로호 잔해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도 “러시아와의 협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10여 년 전 잠수정을 이용해 H2 로켓을 끌어올린 바 있다.

 

 

 



고흥=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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