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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연구 강화해야 실용적 혁신도 가능”



 


위르겐 물리네크 헬름홀츠연구회 이사장(왼쪽)과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이 과학기술 정책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 기초기술연구회

 

 


[대담] 민동필 기초기술연 이사장 - 위르겐 믈리네크 헬름홀츠연 이사장


“정치인들은 기초연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가끔 망각합니다. 단기적으로 부(富)를 창출하는데 경도되어 있다고나 할까요? 노벨상을 받고 싶다면 기초연구를 강화하고 지식의 최전선에 서는 것이 필요합니다.” (위르겐 믈리네크 헬름홀츠연구회 이사장)

“기초과학연구 활성화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부의 창출을 염두에 두면서 기초과학에 역점을 두여 한다는 점을 계속 기억을 해야 합니다. 두 가지 사이에서 균형 잡기가 굉장히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거대한 도전 과제를 통해 두 가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한국과 독일의 기초과학 연구의 컨트롤타워인 기초기술연구회와 헬름홀츠연구회 이사장 14일 오후 3시40분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만났다. 믈리네크 이사장은 기초기술연구회와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번 방한은 2년 전 민 이사장의 독일 방문에 대한 답방이다.

믈리네크 이사장과 민 이사장 모두 물리학을 전공했다. 대학교에서 오랜 기간 교편을 잡았다. 또 유사한 기관의 수장이기도 하다. 공통점이 꽤 있는 두 사람은 한 시간이 넘게 격식 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다음은 민 이사장과 믈리네크 이사장이 과학기술 정책과 인재 육성 방안에 대해서 대화한 내용이다.




● 실용성을 염두에 둔 기초과학 연구 필요성에 의견 일치


민동필=헬름홀츠연구회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씀을 들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믈리네크=연구회는 국가이익을 위한 전략적 연구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사회를 위해 중요한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 ‘생각도 행동도 크게(Think Big! Act Big!)’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국가와 사회에 필요한 전략적 연구를 거대 규모로 수행하고, 사회와 인간에게 이전을 해줄 만한 가치가 있는 지식과 기술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민동필=기초기술연구회와 일맥상통합니다. 기초기술연구회도 같은 목표를 두고 연구합니다. 기초기술을 연구 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 목적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목적을 가지고 있는 연구, 기초적인 과학 연구 사이의 연계점을 찾고 있습니다. 저도 항상 연구자들한테 산업에 실제로 이전할만한 기술을 생각하라고 권합니다.






물리네크=미국 동료가 쓴 책에 나오는 ‘파스퇴르 좌표’를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부의 창출과 기초 연구의 관계를 좌표에 그린 것입니다. 한 축은 ‘지식의 창조’ 정도를 말합니다. 다른 한 축은 ‘부의 창조’ 정도를 의미합니다. 좌표계 우측 상단(1사분면)이 파스퇴르가 속했던 영역입니다. 실용적인 목표를 설정한 기초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스퇴르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그리고 질병을 퇴치하기 위해서 (기초 학문인) 생물학과 의학을 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연구기관이 지향하는 바와 일치합니다.

민동필=좌표의 좌측 상단(2사분면)은 지식을 많이 창출한 아인슈타인이 해당되며 우측 하단(4사분면)은 응용성을 강조한 에디슨이 위치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헬름홀츠, 10년도 안되어 노벨상 수장자 2명 배출… 기초 연구가 ‘기초’가 됐다


민동필=헬름홀츠연구회는 그리 오래된 기관이 아님에도 산하 연구소에서 두 분의 노벨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우선 이점에 대해서 축하드립니다. 기본적으로 기초과학연구와 실용을 기반으로 한 목적 중심의 연구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환경과 인프라를 구축해서 두 분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물리네크=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초과학 연구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혁신 기술은 매우 중요하지만 기초 과학 연구가 바닥에 깔려야지만 가능합니다. 노벨상을 수상하고 싶다면 기초연구를 강화하고 지식의 최전선에 서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레이저, 트랜지스터, 자기공명영상(MRI), 인터넷 개발 모두 상당한 시간에 걸친 기초연구를 근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민동필=기초과학연구 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만 부의 창출도 염두에 둬야한다는 것을 저희는 계속 기억을 해야 합니다. 이 사이의 균형을 잡기가 굉장히 힘들다고 생각을 합니다. 기초연구자들이 외부에서 구체적인, 실증적인 부를 창출하라는 간섭을 받지 않고 연구를 계속 진행 할 수 있도록 헬름홀츠연구회에서는 어떻게 환경을 조성했는지 궁금합니다.

물리네크=굉장히 어려운 문제이기는 합니다. 저는 과학적인 의문과 연계가 된 ‘위대한 도전과제’(Great Challenge)를 젊은 과학자들에게 던지라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앞에 놓인 큰 도전과제 중의 하나가 에너지 문제입니다. 젊은 과학자들에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독려를 하는 것입니다. 이는 과학자들이 흥미를 느끼면서도 실질적 결과를 낼 수 있는 연구에 매진하게 만듭니다. 다른 예로 기후변화, 고령화 사회에서의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 등을 거론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주제는 과학자, 일반 대중, 정치가에게도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또 충분한 기초과학연구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 ?은 과학자에게 미래를 보여줄 수 있어야


민동필=거대한 도전과제를 확인하기 위해서 구체적인 과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것은 한국의 기초과학기술연구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동의합니다.

연구회 수반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본적으로 과학인재관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운영 측면에서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헬름홀츠 연구회를 들여다보니 다양한 리더십 프로그램,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물리네크=저희 기관 내부적으로 이루어지는 ‘코워크 프로그램’이라는 있습니다. 4500명의 박사과정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과학자로서의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30~40대 과학도들에게 중요합니다. 계속해서 학계와 연구계에 몸을 담을지 혹은 민간분야와 산업계로 나아갈지를 결정하는 시기입니다. 이 또래 과학도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것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성과학자들에게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연구 및 학계에는 여성 과학도들이 너무나 적습니다. 20~40세 사이의 젊은 나이에 학계에서 이탈하는 여성 과학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저희가 우려를 해야 합니다.





● 믈리네크, “독일도 이공계 기피 현상… 유치원부터 과학교육 해야”


믈리네크=독일에서는 현재 이공계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너무 적습니다. 경제를 전공해 월 스트리트 등 금융가로 진출을 하거나 영화배우가 되어 돈을 많이 버는 것을 꿈꿉니다. 그리고 과학자가 되는 것은 그다지 원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유치원에서부터 어린이들이 과학기술에 흥미 갖게끔 ‘타이니 토츠’(Tiny tots)라는 프로그램을 실행중입니다. 간단한 과학실험을 통해 유치원생들에게 흥미를 유발하는 프로그램인데요.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민동필=큰 성공이라고 말씀하시고 계신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물리네크=독일은 현재 유치원이 5만개가 있습니다. 2년 6개월 전에 연구회는 타이니 토츠 프로그램을 단 1개의 유치원에서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1만3000개의 유치원에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3년 내에 3만5000개에서 5만개의 모든 유치원으로 늘리고자 합니다.

‘교사를 양성’(Train the Trainer)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의 과학실험을 이끌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나가는 방식입니다. 독일의 연구 관련 부처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 헬름홀츠연구회-기초기술연구회 협력할 일 많아


민동필=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해결과제들은 여러 학문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함께 노력을 해서 풀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두 기관이 국제적인 파트너십을 맺어야 합니다. 믈리네크 이사장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믈리네크=우선 국제협력을 통해서만 해결이 가능한 일이 많이 있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우선 에너지 문제만 보아도 국제협력이 필요합니다. 세계적인 문제 중에는 거대한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연구과제들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헬름홀츠 연구회와 한국의 기초기술연구회가 함께 협력하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두 기관은 구조적으로도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전략적 목표도 매우 흡사합니다. 지금까지보다도 더 강한 협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또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는지 말씀을 나누기 위해서 이 자리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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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름홀츠연구회는 원자력, 항공우주, 가속기 등을 포함해 16개의 연구센터를 두고 있다. 연간 약 4조5000억원의 예산을 사용하며 9000명의 연구자를 포함 모두 2만8000여명이 일한다.

이 연구회는 1950년대에 거대연구센터의 공동 행정 네트워크로 출발했다. 2001년에는 사단법인 헬름홀츠연구회로 재출발했다. 기존에는 연구기관의 연합체 성격이었지만 연구회로 출범하면서 중앙의결기구로 자리를 잡고, 소속 기관의 전체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불과 10년도 채 안되는 역사에도 불구하고 소속 기관의 페터 그륀베르크(2007년 물리학)와 하랄트 추어하우젠(2008년 생리의학) 등 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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