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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떡궁합’ 치맥, 배 속에선 악떡궁합

체지방 축적하고 역류성 식도염 일으키고

“축구경기 볼 때는 역시 치킨에 맥주죠.”

서울 관악구에 사는 김연학씨의 말이다. “그리스전 시작할 때 주문한 치킨이 경기가 거의 끝날 때서야 배달돼 맥주만 홀짝 거렸다”는 그는 나이지리아전이 있던 23일 치킨을 미리 사뒀다. 김 씨는 “축구가 시작하기 3시간 전에 주문해 겨우 받았다”고 말했다.

치킨업계가 월드컵 특수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게 맥주다. 한 대형유통업체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선 치킨과 맥주가 월드컵 시청 최고의 응원 음식으로 꼽힐 정도로 인기다. 치킨과 맥주의 앞 글자를 딴 ‘치맥’이란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 사람들이 치맥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치맥은 정말 찰떡궁합일까.





‘바삭’ 씹히는 경쾌한 소리와 고소한 맛을 전하는 튀김옷은 치킨의 풍미를 더한다. 고소함의 주인공은 닭 껍질에 있는 포화 지방. 하지만 기름진 음식을 먹다보면 텁텁하기 마련이다.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은 입 안의 이런 느낌을 깔끔히 씻어낸다.

동아대 한성호 가정의학과 교수는 “맥주에 있는 탄산은 기름진 음식에서 오는 텁텁한 맛을 지운다”고 말했다. 피자를 먹을 때 콜라를 함께 먹는 것과 같은 원리라는 설명이다.

치킨 한 점을 뜯고 맥주 한 모금을 마시면 ‘역시 치맥!’이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하지만 치맥의 맛만 좇다가는 건강을 해치기 쉽다.

우선 포화지방을 많이 먹으면 콜레스테롤이 증가해 혈관질환을 유발한다. 체지방 축적도 치맥의 치명적 유혹이다. 보통 프라이드 치킨 한 마리의 열량은 2200㎉. 500cc 생맥주 한 잔이 200㎉이니 치킨 한 마리에 맥주 세 잔만 마시면 총 열량이 2800㎉에 달한다. 성인 남성의 1일 권장 칼로리가 2300~2500㎉이다.

문제는 월드컵 경기 대부분이 밤이나 새벽에 있다는 점이다. 한 교수는 “늦은 밤이나 새벽은 하루 종일 소화활동을 한 위장이 쉴 시간인데 열량이 높은 음식이 들어오면 위장으로서는 굉장히 큰 부담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생체리듬을 깨고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달 12일 있던 그리스전은 경기가 한국시각으로 오전 0시가 다 돼서 끝났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느라 밤을 새운 이들도 있겠으나 많은 사람들이 새벽에 잠들었을 터. 치킨을 먹고 맥주를 마신 후 보통 음식이 소화되는 2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잠자리에 들었을 경우 역류성 식도염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액이 거꾸로 올라와 식도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역류한 위액은 폐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기관지 천식의 원인이 된다. 한 교수는 “고열량 음식을 섭취 후 누우면 위와 식도를 잇는 위식도 괄약근이 느슨해져 위산이 역류한다”고 설명했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치킨보다는 야채나 과일을 먹는 게 좋다. 야채나 과일은 열량이 낮을 뿐 아니라 비타민과 미네랄을 풍부하게 갖고 있어 몸에 이롭다. 단, 과일과 야채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을 때 열량이 높은 마요네즈 드레싱은 피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귀띔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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