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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8월에 오래 머무는 강력한 태풍 온다




제주도 서귀포에 위치한 국가태풍센터 예보 분석실에서 차유미 연구사가 김태룡 센터장에게 2008년 일본을 강타한 태풍 멜로르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

 

 


국가태풍센터 등 기상조건 분석… 올 2∼4개 한반도 상륙 예측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 커져
최근 2~3년과 다른양상 보여
“90년대 이후 풍속 15% 증가
잠 재위험지수 2배 높아져”

《제주국제공항에서 승용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한라산 중턱.
남쪽 바다에서 큰 구름이 몰려오면 가장 먼저 보일 듯한 곳에 ‘기상청 국가태풍센터’가 있다.
아직 초여름이라 태풍의 기미는 보이지 않지만 이곳의 예보관들은 긴장을 풀지 않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올해는 지난 2, 3년과 달리 ‘큰 바람’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올여름 태풍이 찾아온다면, 센터 설립 이후 처음으로 태풍과 싸움을 하게 된다. 김태룡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장은 “설립 이후 태풍 경로 분석 연구와 예보를 동시에 해왔다”며 “정확한 예보를 통해 태풍의 피해는 줄이고 이점은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 “日 동남쪽 아열대 고기압 강해져”


최근 몇 년간 한반도를 거쳐 간 태풍을 기억해 보라면 대부분 주저하다가 ‘매미’라고 말한다. 매미는 우리나라 기상 관측 이래 낮은 중심기압(950hPa·헥토파스칼)과 가장 강한 순간최대풍속(제주도 초당 60m)을 기록한 ‘센 놈’이다. 매미는 2003년 9월 12, 13일 집중적으로 한반도를 타격해 많은 피해를 줬다.

그러나 매미도 이미 7년 전 일이다. 지난 2, 3년간 일반인이 느낄 만한 태풍은 거의 없었다. 지난해 8월 13일경 태풍 모라꼿이 대만을 물바다로 만들었지만 중국 상하이 근처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변해 한반도를 비켜갔다. 2008년 7월 18일경 불어온 태풍 갈매기는 서해안 근처에서 저기압으로 변하며 힘을 잃었다. 결국 ‘태풍’이긴 하지만 ‘큰 바람’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동남아시아에서 시작되는 태풍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김 센터장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이 줄었을 뿐이지 대체로 1년에 평균 26.7개가 동남아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최근 2, 3년과는 다를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우선 태풍이 주로 발생하는 북위 5∼20도 인근 남중국해 등의 해수면 온도가 태풍이 많이 불었던 과거와 변함이 없다. 게다가 최근 2, 3년간 한반도 남단에 위치했던 저온의 고기압 기단이 형성되지 않고 있고, 예년과 같이 북태평양 고기압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센터장은 “다양한 기상조건을 토대로 연구한 결과 올해는 약 2.6개의 태풍이 지나갈 것으로 예측됐다”고 말했다.

허창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이보다 많은 3, 4개의 태풍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 기상청 등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해 보니 일본 동남쪽에 위치하는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태풍이 강한 고기압을 피해 중국의 동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 이동속도 줄고 최대풍속은 증가
올해 태풍이 더 우려스러운 건 강한 놈이 더 오래 머물면서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허 교수는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에 영향을 끼치는 태풍의 이동속도와 최대풍속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허 교수팀이 1990년대 이전과 그 이후의 태풍을 비교한 결과, 이동속도는 시속 40km에서 30km로 25%가 줄었다. 이에 비해 최대풍속은 초당 30m에서 35m로 15%가량 증가했다.

허 교수는 “실제로 태풍의 위험성을 나타내는 ‘태풍잠재위험지수(PDI)’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며 “1990년대 이후의 PDI는 그 이전 20년에 비해 두 배가량 높아지는 등 강해지고 또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을 강타한 18호 태풍 멜로르는 시속 139km의 강풍을 동반해 100명이 넘게 실종되는 등 큰 피해를 줬다. 만일 올해 한반도에 태풍이 상륙한다면 강하고 오래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태풍을 막을 방법은 딱히 없다. 현재로서는 정확한 예보를 통해 대비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피해를 최소화하고 태풍이 주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이익은 수자원 확보다. 태풍을 정확하게 예측하면 갈수기에 대비해 댐, 보 등에 충분히 물을 저장할 수 있다. 자연을 정화하고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기도 한다. 태풍이 지나가면 대기 중의 오염물질이 옅어진다. 비를 통해 하천, 임야 등의 오염물을 청소해낼 수도 있다.

김태룡 센터장은 “바다에서는 바닷물을 섞어주는 효과가 있어 연안어장을 형성해주고 적조도 없애준다”며 “자연이 제공하는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태풍을 측정하고 예보하겠다”고 말했다.

 

 



제주=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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