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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자원 전쟁 이미 시작… 과학적 분류부터 응용까지 지원”





[바이오선진화!] 김종천 국립생물자원관장

“생물 자원관은 우리의 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분류하는 기관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단지 보관만하는 것이 아닙니다. 분류한 생물의 유전자도 분석하고 연구합니다. 앞으로는 연구를 통해서 생물자원을 기업, 연구소, 대학 등에 분양을 하는 등 바이오 분야의 연구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지난 9일 인천 수도권매립지 종합환경연구단지에 위치한 국립생물자원관(이하 자원관)에서 김종천 관장(53)을 만났다. 그는 자원관이 ‘보전’만하는 곳이 아니라 바이오 연구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 우리나라 생물종의 30% 정도도 아직 분류 안돼
“우리나라의 생명공학 연구와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 영토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우리나라가 여러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지만 생물자원과 관련해서는 선진국이 아닙니다.”

한반도 지형 규모라면 10만종 정도의 생물이 살고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생물은 30%에 불과하다. 그동안 체계적으로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3만종에 대한 정보도 부족한 상황이다. 과거에 기록된 것들도 어디서 발굴됐는지, 표본은 누가 보관했는지 등에 대한 기록도 부정확한 것이 많다는 것이다.

자원관은 개관 이후로 흩어졌던 생물종 자료를 정확하게 분류하고 정리하는데 힘을 쏟았다. 우선 정보가 확실한 1500여종에 대해서 정리해 이달 중 ‘생물자원총람’을 우리말과 영어로 제작해 출간할 예정이다. 김 관장은 “과거 환경부와 자원관 등이 대학교수 등을 통해 진행했던 사업을 정리해 우리나라 최초의 총람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람 뿐 아니라 개인과 대학 등에서 제대로 보관되지 못하고 있는 중요 생물자원 표본을 자원관 수장고로 들여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30일 유관 기관 및 소장자 등을 초청, 자원관 수장고를 공개했다. 습도, 온도 등 관리가 잘되는 자원관의 수장고에 기증 또는 위탁하도록 함으로써 자원의 정보도 확보하고 보전도 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렸다고 김 관장은 전했다.

이 같은 표본 수집 및 정리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김 관장은 “일본은 8만종 정도가 분류가 되어있지만 우리는 일본의 40% 수준에 불과하다”며 “자원관이 매년 700~800종 씩 새로운 종을 발견한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예산과 속도로는 일본 수준이 되는데 수십 년이 넘게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 분류를 넘어, 유전자 분양까지 확대할 터
자원관은 생물 자원 표본 확보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모은 자원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진행중이다. 자원관 측은 이미 5월 5일 관내에 야생생물유전자원센터를 열었다. 야생생물유전자원센터는 유전자 및 유전체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유전자원연구팀과 종자,배양,천연물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활용지원연구팀으로 구성됐다.

야생생물유전자원센터는 -196℃ 초저온질소탱크, -80℃ 초저온냉동고, -20℃ 유전자원 대용량냉동실 등을 갖추고 유전자원의 확보 및 안정적 관리와 함께 유전자원 정보관리,유전자원 활용기술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자원관은 향후 야생생물유전자원센터에 유전자원은행,천연물은행,배양센터,종자은행 등을 구축해 유전자원 연구의 총체적인 허브기관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김 관장은 “분류하고 연구한 유전자를 활용해 연말께에는 야생생물유전자원센터의 유전자원은행에서 연구소와 기업 등에 유전자원을 분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유관 기관, 기업과 협력 강화로 시너지 낼 것
“생물자원관은 국가 기관입니다. 여기서 연구한 것들을 생물을 연구하는 기관, 상품을 만드는 기업에게 공개함으로써 신약, 화장품, 음식 등의 응용분야에 원천이 되겠습니다.”

김 관장은 기업체, 연구소 등과 이미 교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5월 18일에는 화장품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국가 주요 생물자원의 확보, 보전 및 이용을 활성화하고 상호 학술 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나눴다.

아모레퍼시픽과는 학술포럼을 공동으로 주최해 서로 어떤 연구가 필요한지에 대한 정보를 나눌 계획이다. 또 주요 생물자원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공동 과제를 발굴해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김 관장은 “화장품 회사 등 산업체들은 자원관이 연구한 인삼, 콩, 녹차 등 전통 생물 자원을 통해서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뿐 아니다. 지난해 4월 27일에는 대표적인 바이오 관련 연구기관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MOU를, 같은해 1월 28일에는 인하대학교와 제휴하는 등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위해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 생물자원은 미래의 먹거리… 자원 분쟁에 대비
자원관은 분류, 유전자원 확보, 분양, 제휴 등 지속사업과 함께 올해 생물자원 외교전에 대비하고 있다. 10월말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용으로부터 발생되는 이익의 공평한 공유(ABS)에 대한 국제 레짐(regime)’이 열리기 때문이다.

ABS 국제 레짐은 습지 보호을 위한 람사르 협약, 생물종 보호를 위한 생물다양성협약 등과 함께 생물 관련된 3대 협약으로 꼽힌다. 올해 향후 생물자원을 통한 이익 분배 방식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약이 체결된 이후에는 다른 나라로부터 유전자원을 마음대로 가져 올 수도 없다. 또 우리가 스스로 자생 생물에 대한 연구가 잘 되어있다면, 과거에 해외 선진국이 가져간 중요한 생물 자산에 대해서 지적재산권을 주장하며 이익을 공유할 가능성도 있다.

“생물자원을 놓고 보이지 않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10월 나고야에서 어떠한 규약이 나올지 모릅니다. 이에 대해 자원관을 중심으로 대비하고 있습니다만 국민적인 관심이 더 필요합니다.”

김 관장은 국민들이 기후 변화에는 관심이 많지만 아직 생물자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는 “올해가 생물다양성의 해로 다양한 홍보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시민들과 정책 당국의 관심이 높아져야 향후 생명공학에서 활용할 수 있는 풍부한 생물자원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다.





김종천 관장의 ‘이것만은 꼭!’
△생명공학 연구의 기반을 확보하려면 국내 생물 자원에 대한 정확한 분류가 선행되어야
△생명 관련 연구자들간 분업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야
△생물자원에 대한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있어야
△국민적 관심은 생물 자원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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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천 관장은
1979 성균관대학교 경제과
1981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1985 미국 오레곤대학교 국제경제학 석사
1990 미국 오레곤대학교 경제학 박사

1979. 5 행정고시 제22회
1991. 1 ~ 1994. 2 폐수관리과장, 지구환경과장, 해외협력과장
1994. 2 ~ 1999. 2 주 케냐 한국대사관 참사관(환경), 수도정책과장
1999. 3 ~ 2000. 2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2000. 3 ~ 2001. 8 국제협력관(이사관)
2001. 9 ~ 2006. 2 세계은행 선임환경관, 국장급 교육훈련(중앙공무원교육원)
2006. 3 ~ 2007. 3 지속가능발전위원회 국정과제국장
2007. 3 ~ 2008. 3 국립환경인력개발원 원장
2008. 3 ~ 2009. 9 상하수도정책관
2009. 9 ~ 현재 국립생물자원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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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획기사 시리즈는 교육과학기술부 및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와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 이 기획기사 시리즈는 대한민국 생명공학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자료로 활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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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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