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척박사 연구소

척척박사 연구소과학이야기제목별로 보기해설이 있는 과학

해설이 있는 과학

최신 소식 속에 담긴 다양한 과학정보에 대한 해설입니다.

CNG 가스통, 탄소섬유냐 강철이냐






9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서 주행 중이던 압축천연가스(CNG) 버스의 연료통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버스가 크게 부서지고 파편이 날아가 1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급히 CNG 버스 특별 안전점검에 나섰다. 점검 결과 울산, 대전 등에서 가스누출 또는 통풍장치 불량이 의심되는 차량이 적발돼 해당 버스를 조기 폐차시키거나 가스누출감지기를 설치하는 등의 대책이 마련됐다.

하지만 버스이용객들의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CNG 버스의 안전성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발생한 CNG 버스 폭발사고만 8건에 이른다.




● 두꺼운 강철판 강도 높지만 무거워


전문가들은 CNG 버스의 연료통 교체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재건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는 “CNG연료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연료용기의 품질 불량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서 운행되는 CNG 버스는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떨어지는 ‘타입1’과 ‘타입2’ 연료통을 사용한다. 서울 시내버스의 경우 전체 7234대 중 18%는 타입1이고 82%가 타입2이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안전성이 높은 ‘타입3’와 ‘타입4’ 가스통을 이용한다.

타입1은 두꺼운 탄소강(강철)으로 만든다. 연료통의 내부 압력이 주변에서 흔히 보는 회색 LPG 가스통보다 10배나 높기 때문에 이음새에서 새지 않도록 없이 외피를 한 판형으로 찍어낸다. 탄소강은 철과 탄소의 합금으로 CNG 압력을 충분히 견딜 만큼 강도가 세다. 단 두께가 두꺼워 담을 수 있는 양이 적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타입2는 타입1을 조금 얇게 만들어 몸무게 다이어트를 시도했다. 대신 가스통의 중간 부분을 유리섬유로 감싸 강도를 보완했다. 유리섬유는 잡아당기는 힘을 견디는 인장강도가 세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그에 따른 단점도 있다. 유리섬유를 감지 않은 부분은 타입1보다 취약해 실제로 사고가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번에 폭발한 버스도 타입2 연료통을 사용하고 있었다.




● 유연하지만 질긴 탄소섬유


타입3와 타입4는 유리섬유보다 인장강도가 훨씬 더 큰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이용한다.

타입3은 두께가 3mm인 얇은 알루미늄으로 연료통을 만들고, 연료통 전체를 누에고치처럼 탄소섬유 복합소재로 가로와 세로 방향으로 촘촘히 감아 완성한다. 이때 탄소섬유 복합소재의 두께는 약 10~12mm이다. 타입4는 타입 3과 유사하지만 알루미늄 대신 두께가 6mm인 폴리에틸렌 플라스틱으로 연료통을 제작한다.

타입3와 타입4의 무게는 타입 1의 40~45%에 불과하다. 탄소섬유 자체가 무게는 알루미늄의 4분의 1 밖에 되지 않지만 강도는 철의 10배가 넘기 때문이다. 금속 소재가 외부 압력에 강한 대신 상대적으로 무겁고, 화학 소재는 가벼운 대신 금속만큼 압력을 버티지 못한다면 탄소섬유는 두 소재의 장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셈이다.

2006년부터 타입4 가스통을 제작해온 주식회사 KCR 지용찬 사장은 “타입 3과 타입 4는 얇은 필름 형태의 탄소 섬유를 일정한 패턴으로 여러 겹 감기 때문에 단순히 겉을 감싼 것보다 더 질기다”며 “최종 단계에서는 열처리를 해 탄소 섬유 표면을 단단하게 굳힌다”고 덧붙였다.



● 탄소섬유 2차 피해 방지 효과


이렇게 제작된 유연하면서도 단단한 연료통은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2차 피해를 막는다. 지 사장은 “타입3과 타입4는 무르고 가벼운 소재로 만들었기 때문에 폭발하더라도 갑자기 터지지 않고 안쪽에서부터 조금씩 뜯어진다”며 “탄소섬유가 그물 역할을 하기 때문에 파편이 멀리 퍼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타입3와 타입4는 국내에 널리 보급되지 않고 개조차에만 소량 탑재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탄소 섬유를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가격이 기존 연료통의 2배가 넘는다. 타입4의 경우에는 CNG가 플라스틱 분자들 사이로 새어 나올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미국에서는 투과되는 양을 CNG 10만mL 당 0.25mL까지 제한하고 있다.

지 사장은 “앞으로 투과성이 0%인 폴리에틸렌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탄소 섬유를 국내 업체가 자체 개발해 가격을 낮추면 보급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혜 동아사이언스 기자 yhlee@donga.com



내과학상자담기  E-MAIL 프린트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RSS
관련 콘텐츠가 없습니다.

나도 한마디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목록


내 당근 보러가기

내 뱃지 보러가기

TOP